연구성과

불량 반도체가 재부팅 없는 컴퓨터 시대 연다 (2010.12.23)

2011-01-121,484

– POSTECH 동문 이동헌 박사 연구팀, 반도체 결함 이용 도핑 원자 에너지 조절 기술 발표
– Science지 최신호 게재 … CPU와 RAM을 하나로 만든 컴퓨터 실현에 응용 ‘기대’

2008년 여름, 통신위성이나 군사용 제품에 사용되는 갈륨비소(GaAs) 반도체를 이용해 도핑 원자* 특성을 연구하던 이동헌 씨(당시 오하이오주립대 박사과정)는 원자가 하나 빠져 있는 격자점을 찾아냈다. 이른바, ‘불량’ 반도체였다. 시험 삼아 이 격자점에 옆 원자를 밀어넣자, 마치 퍼즐 장난감처럼 빈 격자점의 위치가 계속 바뀌며 원자의 위치가 아예 다시 배열되는 것을 발견한 이 씨는 불량반도체를 오히려 새로운 고성능의 반도체 개발에 적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POSTECH 출신 이동헌 박사-오하이오주립대 J.A. 굽타(Gupta) 교수팀은 이 연구결과를 ‘갈륨비소 반도체 내 전하를 띠는 결함을 이용, 도핑 원자의 결합에너지 조절(Tuneable Field-Control over the Binding Energy of Singlie Dopants by a Charged Vacancy in GaAs)’이란 제목으로 23일(현지시간) 발간된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이 기술은 특히 휴대폰, 컴퓨터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면서 반도체 속 원자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더욱 눈길이 모아지고 있다.

반도체에 사용되는 원자는 온도와 전압에 따라 반도체 내에서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원자사이의 결합에너지는 컴퓨터용 소자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 원자중 하나가 공정 상 실수로 빠지는 결함은 반도체 성능을 떨어뜨려 불량 반도체의 원인이 되는데, 연구팀은 이 반도체의 원자가 빠진 자리를 퍼즐처럼 이용해 원자를 재배치하는 한편, 원자가 빠진 자리는 전하를 띠게 되어 각 원자 간의 결합에너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방법을 응용하면 동일한 원자라도 다른 특성을 갖는 원자로 조절할 수 있게 되며 기존 반도체 기술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소자 개발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 소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각 원자의 특성 조절이 중요해지면서 이번 연구처럼 원자 하나하나의 특성을 조절하는 기술의 필요성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이번 연구는 경쟁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컴퓨터의 CPU와 RAM을 하나의 소자로 결합해 전력손실이 적고 재부팅도 필요없는 컴퓨터 개발에도 큰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POSTECH에서 학사를 마치고 오하이오주립대 대학원이 진학한 이동헌 박사는 “일반적으로 물질의 결함은 성능 향상을 위해 가능한 많이 제거해야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지만, 시각을 바꾸면 결함이 오히려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는 점이 의미가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 이처럼 원자를 조절하는 기술이 적용되면 컴퓨터의 속도를 더욱 빠르게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양자컴퓨터로 대표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컴퓨터 실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