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박태호 교수팀, 통념 뒤집고 부드러워도 똑똑한 고분자 만들었다

2016-07-28 1,825

낮은 결정성에도 우수한 전하이동도 보이는 고분자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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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에 찰 수 있는 휴대폰, 신문처럼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등 SF영화에서 존재하던 웨어러블 전자기기들은 이제 우리 사회에 한층 더 가까워졌다. 바로 유연하게 잘 구부러지는 고분자들이 전자소자로 만들어지면서부터다. 하지만, 더욱 첨단화되는 기기에 비해 고분자의 물성에는 한계가 있어 아직까지도 학계에서는 더 우수한 물성을 가진 신소재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화학공학과 박태호, 박찬언 교수 ․ 통합과정 손성윤, 김예별씨 연구팀은 ‘결정성이 높아야 전하이동도도 높다’는 학계의 통념을 뒤집고 낮은 결정성에도 높은 전하이동도를 나타내는 새로운 고분자를 합성해 화학분야 권위지 JACS 표지논문을 통해 발표했다.

주요논문(spotlights)으로도 선정되며 학계의 높은 주목을 모은 이 성과는 다른 물질에 비해 결정성이 낮아 웨어러블이나 플렉서블 전자소자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자나 이온이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있는 고체상태의 물질을 결정이라고 하는데, 소재들은 이러한 결정과 배열이 불규칙적인 비결정 영역이 섞여 있다. 특히 전도성 고분자로 이루어진 소재의 경우, 결정영역의 고분자 사슬이 규칙적으로 되어 있어 전하의 이동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비결정영역에서는 그 사슬이 불규칙적이라 연결성이 떨어져 전하의 움직임이 저하된다. 전자소자의 경우 전하의 이동이 곧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소재의 결정성을 높임으로써 전하이동도를 높이는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방식으로 전하 이동도를 어느 수준까지는 향상시킬 수 있지만, 대부분의 전도성 고분자는 결정성과 비결정성을 고루 가지고 있어 결정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또, 결정성을 증가시켜도 고분자의 기계적 물성이 저하되면서 유연 전자소자로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밀도를 조절하는 간단한 방법으로 비결정영역 속의 고분자 사슬의 연결성을 높임으로써 원활한 전하이동이 이루어지도록 만들어 새로운 고분자 물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 물질은 결정성이 낮으면서도 같은 계열의 고분자 중 가장 높은 전하이동도를 보일 정도로 전하이동도가 높아 기계적 물성과 전기적 특성이 모두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웨어러블 기기나 플렉서블 전자소자에 활용되는 유기전자소자 연구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글로벌프론티어 사업 ‘나노기반 소프트일렉트로닉스 연구단’과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