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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키안 인터뷰] 창의IT ‘창공기상대 개발팀’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문화가 POSTECH 강점이에요”

2018-07-04 1,134

창의IT융합공학과 한상혁,김민성,송영운 학생(왼쪽부터)

같은 지역이라도 산속에서 재는 온도와 아스팔트 위 온도는 꽤 차이가 난다. 날씨를 확인할 때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기상대가 관측한 그 지역 온도가 아니라, 지금 내가 서 있는 지역의 정확한 날씨다. 포스텍 구성원이나 효자·지곡동 주민들이라면 지금 우리 동네 날씨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받아 볼 수 있다. 바로 ‘창공기상대’ 덕분이다.

창공기상대는 스마트폰 날씨 어플리케이션이다. POSTECH C5 건물 옥상과 야외 인도 옆 잔디밭엔 창공기상대를 위한 온도계와 미세먼지 센서 등이 설치돼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6월의 마지막 주, 창공기상대에서 제공한 온도와 기상청이 제공한 날씨는 3도 가량 차이가 났다. 실시간 날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창공기상대는 POSTECH 창의IT융합공학과 학부생인 송영운, 한상혁, 김민성 학생이 함께 만들었다.

Q. 창공기상대가 구성원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어떻게 창공기상대를 만들게 됐나요?

영운 “제가 처음 주임 교수님께 이 프로젝트를 제안했어요. 학과와 학교 학생들 지역민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정확한 기상 정보를 제공하고 싶었던 게 첫 번째 이유고요. 학과 친구들이 함께 모여 자발적으로 연구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두 번째 이유였어요. 현재는 그런 문화가 형성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상혁 “창공기상대를 개발할때 제 역할은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일이었어요. 그런데 그 쪽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어요. JAVA 언어로 프로그래밍 해야 하는데 C 언어 밖에 몰라서 인터넷 강좌를 들으면서 혼자 공부했습니다. 잠자는 시간도 아껴가며 붙들고 공부한 끝에 결국 완성할 수 있었어요”

민성 “창공기상대는 제가 지금까지 배운 적 없는 임베디드 프로그램을 사용해요. 온도와 기압 센서를 연결해야 하는데 센서가 고장난 걸 모르고 코딩을 계속 다시 짜는 등 처음엔 시행착오를 많이 겪었어요. 이젠 어떤 일도 공부하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덕분에 통신에 대한 개념은 확실히 알게 됐어요.”

한상혁 학생이 창공기상대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해 들어보이고 있다.

영운 “사실 공부와 코딩만 한 것 같지만 30도가 넘는 날에 땀 흘리면서 C5앞 잔디를 삽으로 파고 그 곳에 시멘트 40kg을 조금씩 땅에 부어 기상대 하드웨어를 고정시키는 노동도 해야 했습니다. 여러 가지 과정들을 다 처음부터 끝까지 해 내 뿌듯합니다.”

민성 “맞아요. 창공기상대 설치를 위한 위치도 많이 변경됐어요. 통신 가능 거리 때문에 아무데나 설치할 수 없었는데 여긴 이래서 안된다 저긴 저래서 안된다와 같은 의견이 있어서 많이 고생했죠”

상혁 “창공기상대는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으로도 개발됐지만 대학 전광판, C5 로비와도 연동돼 있습니다. 현재 온도를 많은 구성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유용하게 제공할 수 있어서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송영운 학생이 창공기상대 시스템 부품인 '기상정보 수집장치'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창공기상대를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 없었나요?

영운 “창공기상대가 번개를 맞은 것이 기억에 남아요. 도서관에 있었고 마침 기상대를 관리하던 중 쾅쾅 천둥번개 치더니 갑자기 에러가 났어요. 다행히 초기화 하면 돼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정비 문제도 있고 어플리케이션이 구동이 되지 않는 기간이 좀 길어서 이용자들의 불편은 있었을 거에요.”

Q. 창공기상대를 만든 정예 멤버들이 모여 또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영운 “기상대를 만들고 나서 지진계를 만들어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학교 총무안전팀에서 마침 제안이 왔어요. 학교 재난 관리할 때 필요한 지진계를 만들 계획이 있냐고요. 하고 싶었던 때에 제안이 들어와서 함께 하게 됐어요. 이제 교내에서 지진이 감지되면 실제 구성원들이 느끼는 흔들림, 즉 진도가 나옵니다. 진도 규모에 따라 재난 대책 가이드를 세우면 재난 상황 규모에 따라 교내 방송, 문자가 발송되는 시스템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수업을 중단하고 대피하는 등 안전하게 대피하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상혁 “일단 여름방학 기간 동안 1차로 대학본관 2군데에 지진계를 설치할 예정이에요. 땅이 흔들릴 때 발생하는 가속도의 변화를 측정하고 이것을 진도로 환산할 겁니다. 2군데에 설치해서 오류를 줄이고, 추후 POSTECH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김민성 학생이 인터뷰하고 있는 모습

Q. 많은 작업을 함께 해선지 체계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데요. 창의IT융합공학과에 지원하게 된 동기가 있을까요?

민성 “고등학생 때 POSTECH 입학설명회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아직도 기억나는 건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게 도와주는 학과’라는 슬로건이었어요. 그게 마음에 들어 이 학과에 지원하게 됐고, 이것은 포스텍을 선택하게 된 계기 이기도 합니다.”

상혁 “다른 대학이나 다른 과들에 비해 굉장히 특별해 보였던 점은, 기존의 수업을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방식이 아니라 내가 뭔가를 만들고 개발하는 거니까, 그런 면에서 나의 역할이 한정적이지 않고 열려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자유롭고 재밌어 보여 선택했어요.”

영운 “처음 면접 왔을 때, 너무나 자유로운 모습의 창의공간과,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쉬고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창의설계과목에 꽂혔어요. 창의공간에서 창의설계를 하면서 시간 보내는 모습을 그리고 밤새도록 원하는 연구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해서 들어왔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어요. 자유롭게, 스스로, 주도적으로 찾아가면서 연구하고 배우는 것이 맘에 듭니다.”

창공기상대 어플리케이션이 대학 전광판과 연계되어 나타나고 있다.

Q. 마지막으로 어떤 꿈을 꾸나요?

상혁 “제가 생각하는 직업은 일하는 것과 노는 것이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재밌는 일을 찾는 것이 꿈이자 목표인데.. 기존에 널리 알려진 직업 중엔 그런 것을 찾지 못해서, 창의IT융합공학과에서 프로그램을 통해 찾아가는 것이 목푭니다. 졸업 할 때 쯤엔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 일이 뭔지 찾고 싶어요. ”

민성 “저도 직업에 있어선 철학 같은 것이 있는데 많이 경험해보고 관련된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것 저것 할 수 있는 이 학과로 오게 된 것도 그런 이윤데요. 명확하게는 모르겠지만 결국엔 뭔가를 만드는 게 직업이 되겠구나 생각하고 있어요.”

영운 “일단은 제가 뭘 좋아하는지 숨겨진 재능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탐색하며 많이 배워가려고 하고 있고 제가 잘하는 것을 계속하고 싶어요. 향후 대학원에 진학해서 임베디드 시스템이나 자율 주행 쪽 연구를 할거에요. 제가 잘하는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자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