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소식
POSTECH 조정팀 ‘옥스퍼드 기다려!’
창단 1년 만에 꼴찌에서 2등으로 도약
“조정의 본 고장 영국에서 옥스퍼드 조정팀과 대결 꿈꿔요”
부산 서낙동강 조정경기장에서 한 편의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졌다. 지난해 5월 창단한 신생팀, 경기경험도 적고 선수층도 얇아서 1년 동안 각종 대회에서 꼴찌를 도맡아 하던 POSTECH 여자 조정팀이 결승선을 두 번째로 통과한 것이다. 예선 재경기 끝에 극적으로 진출한 결승에서 막판 스퍼트로 얻은 준우승이여서 더욱 짜릿했다.
POSTECH 조정팀은 7월 1일에서 2일까지 부산에서 개최된 제43회 장보고기 전국조정대회에서 여자 대학부 콕스트포어(4+) 종목 2위, 남자 대학부 에이트 종목 3위를 기록했다. 창단 1년 만에 기록한 쾌거였다.
우리나라에선 POSTECH을 비롯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13개 대학에서 조정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에겐 낯선 스포츠지만 유럽과 미국에선 명문대학마다 조정팀을 두고 대학 간 대항전을 통해 힘과 단결력을 겨루고 있다. 특히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하버드와 예일 등의 전통의 라이벌 경기는 재학생과 졸업생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인기 스포츠기도 하다.
POSTECH은 “조정과 같은 단체 스포츠를 통해 미래를 이끌어 갈 글로벌 리더로서 강인한 체력과 리더십, 협동심 등을 기르길 희망한다”는 김도연 총장의 생각을 바탕으로 지난해 조정팀을 창단했다. 지난 1년 동안 24명의 학생들과 감독 김만주(화학과)교수, 국가대표 출신 박은영 코치 등은 형산강에서 새벽 5시 반에 치러지는 훈련을 통해 구슬땀을 흘려왔다.
이들은 왜 공부만으로도 바쁜 대학생활에서 조정이란 낯선 스포츠를 학업과 병행하고 있는 걸까?
권혁철(컴퓨터공학과 2학년)조장은 “조정은 동작이 제각각 일 때는 아무리 힘을 써도 속도가 안 나다가 하나가 될 때 폭발적인 스피드가 난다. 협동심과 강인한 리더십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라고 말했다. 이혜린(화학공학과 2학년)학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재밌어지는 게 바로 조정이다. 내년엔 많은 신입생들이 들어와서 이 재미와 성취감을 직접 느껴봤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스물 네 명의 선수와 학교, 스포츠 지원센터 등이 똘똘 뭉쳐 창단 1년 만에 이뤄낸 짜릿한 준우승, 앞으로 이들의 목표는 무엇일까? 공도현(산업경영공학과 1학년)학생은 “조정의 본고장 영국에서 옥스퍼드, 케임브리지와 같은 대학과 템즈강에서 실력을 겨뤄보고 싶다.” 면서 “졸업하기 전에 세계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정문 앞에서 흐르는 형산강에서 매일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조정팀 학생들. 운동 후엔 다시 학교로 돌아와 학업에 매진하는 그들은 오히려 운동을 하기 때문에 체력이 좋아져서 덜 피곤하다고 말한다. 조정을 얘기할 때 더욱 눈빛이 반짝이던 POSTECH 조정팀이 형산강에서 흘린 땀이 값진 결실로 돌아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