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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겨울호 / POSTECH essay / 빛과 소리의 만남 광음향 의료 영상

2018-01-17 77

POSTECH essay / 빛과 소리의 만남 광음향 의료 영상

인간의 시각은 생체 조직의 모양과 색을 구분함으로써 질병의 주요 진단 방법으로 사용되어 왔다. 비슷한 원리로 인류가 개발한 전자 장치인 카메라는 인간이 눈으로 본 것을 복사하여 메모리에 저장한다. 이처럼 인간의 눈과 카메라는 빛에 민감한 광검출기로 구성되어 있기에 사물을 보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두 가지 방법을 사용하여 개복하지 않고 몸 속 깊은 곳을 볼 수 있을까? 정답은 “No”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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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조직과 장기를 보는 것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 결과를 모니터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몸 속 깊은 곳에 위치한 조직, 장기를 광학적으로 시각화하는 것은 생체 조직 내 빛의 산란으로 인해 어렵다. 이러한 조건은 안개가 많이 낀 상황에서 운전을 하는 것과 동일하다. 자욱한 안개 속을 운전할 때는 헤드라이트를 아무리 강하게 켜더라도 안개 방울로 인한 빛 산란으로 전방 시야를 확보하기 어렵다. 생체 조직 내에서도 빛은 투과되나 산란으로 인해 고해상도의 영상을 확보하기 어렵다.

기존의 광학 영상 기법인 공초점 현미경, 이광자 현미경, 광간섭 단층 촬영술, 광확산 단층 촬영술은 얕은 영상 깊이(조직에서 약 1mm) 또는 낮은 공간 해상도로 임상 적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대안으로 MRI, X-ray CT, 초음파 영상 및 핵의학 영상과 같은 기존의 다양한 의료영상기법이 임상에서 널리 사용된다. 그러나 이들 중 어느 것도 우리의 눈이 볼 수 있는 것과 같은 광학적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 왜냐하면 기존의 의료영상방식은 명암 대비 메커니즘으로 광학 스펙트럼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에 각광받는 광음향 의료영상기법(Photoacoustic or optoacoustic imaging)은 빛의 산란이 심한 생체 조직에서, ‘mm’부터 ‘cm’ 깊이까지 고해상도 광학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의료영상기법이다. 광음향 영상기법은 지난 15년간 생물학적, 의학적 응용을 위해 광범위하게 연구되었다. 기본 원리는 빛에서 소리로의 에너지 변환을 기반으로 하며, 번개가 천둥으로 변환되는 자연현상을 의료 영상에 적용한 것이다. 번개가 보이면 몇 초 후에 천둥소리를 들을 수 있다. 다만 관찰자가 한 명일 경우에는 번개가 발생한 장소를 정확히 찾기가 어렵다. 하지만, 여러 관찰자(적어도 3명)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천둥소리를 듣는다면, 간단한 삼각 측량 방법과 번개와 천둥 사이의 시간차를 이용하여 번개가 발생한 정확한 위치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영상복원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생체 조직의 1, 2 또는 3차원 이미지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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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광음향 현상은 1880년에 Alexander Graham Bell이 새로운 통신 방법을 고안하던 중 “Photophone” 및 “Spectraphone”의 형태로 처음 제안했다. 그 후 약 90년 후인 1970년대에 처음으로 광음향 분광학이 생물학적 샘플에 적용되었다. 레이저, 컴퓨터 및 초음파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2003년에 광음향 영상기법을 이용하여 최초로 살아있는 실험용 쥐의 뇌구조 및 기능을 비침습적으로 영상화하는 데 성공한다. 그 이후로 광음향 영상기법은 생물학, 화학 및 의학 연구에 폭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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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실험용 광음향 영상시스템은 전 세계 많은 연구소에서 실험용 및 상업용 이미징 스캐너로 빠르게 개발되었다. 주로 다음과 같은 전임상 연구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1)적혈구 및 흑색종 세포와 같은 생체 내 단일 세포 영상, (2)혈관 및 임파선 네트워크 영상, (3)신생 혈관 모니터링, (4)미세 혈관 내 헤모글로빈의 산소 포화도 맵핑, (6)신진 대사율 영상, (7)기능적 뇌활동 영상, (8)약물 전달 및 치료 반응 모니터링, (9)바이오 마커 및 조영제를 이용한 분자영상, (10)유전자 발현 영상 등.

현재의 임상 실험은 주로 유방암과 흑색종 암의 영상화 및 유방암 전이 여부 판단을 위한 림프절 영상에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잠재적 임상 적용이 가능한 분야의 예로 (1)전립선, 갑상선, 두경부암 영상, (2)말초 및 심혈관 질환의 진단, (3)항암치료 후 조기 반응 모니터링, (4)기능적 인간 신경 영상, (5)내시경을 이용한 위장관 영상, (6)카테터를 이용한 심혈관 내 영상, (7)관절염 및 염증의 모니터링, (8)염색을 하지 않은 조직절편 영상, (9)생체 내 유동 세포 영상 등을 꼽을 수 있다. 따라서 향후 10년간 광음향 의료영상은 실제 병원에서 다양하게 사용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포스텍 팀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진들이 기술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글_김철홍 창의IT융합공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