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8 가을호 / Hello Nobel / 우리 몸 속의 시계, 생체시계!

2018-10-29 165

우리 몸 속의 시계, 생체시계!

 

새들은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새벽 5시 경이 되면 짹짹 소리를 내며 일어나고, 우리는 점심, 저녁 시간이면 어김없이 배꼽 시계가 울립니다. 때때로 우리는 지구 반대편으로 여행을 가서 현지 시각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는 시차에 시달리기도 하죠. 이렇게 우리 몸에는 누군가가 알려주지 않아도 혼자서 째깍째깍 돌아가는 생체시계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체시계는 우리 몸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요? 이번 호에서는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3인의 미국 의학자 마이클 W.영(Michael W. Young), 마이클 로스배시(Michael Rosbash), 제프리 C.홀(Jeffrey C. Hall)과 그들에게 노벨상의 영예를 안겨준 생체시계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아래 글은 노벨위원회가 수상자 선정 발표와 함께 제공한 ‘일주기성 생체시계’ 발표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하였습니다.

1. 제프리 C.홀 (Jeffrey C. Hall), 2. 마이클 로스배시 (Michael Rosbash), 3. 마이클 W.영 (Michael W. Young)

1. 제프리 C.홀 (Jeffrey C. Hall)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Jeffrey_C._Hall_D81_4349_(25006040668).jpg

2. 마이클 로스배시 (Michael Rosbash)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ichael_Rosbash_EM1B8756_(38847326642).jpg

3. 마이클 W.영 (Michael W. Young)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Michael_W._Young_D81_4345_(38162439194).jpg

먹다 남은 과일을 두면 어디선가 나타나 우리를 귀찮게 하는 초파리. 이런 초파리가 사실 우리에게 참 고마운 녀석이죠. 초파리는 지금까지 생명과학의 발달과 함께 우리에게 유전학적 모델동물(model organism)로서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이번 노벨 수상자들 역시 이 초파리 중의 일종인 과실파리(fruit fly)를 연구하여 생체시계의 비밀을 밝혔습니다. 1970년 시모어 벤저(Seymour Benzer)와 그의 제자 로널드 코놉카(Ronald Konopka)는 초파리 내에 어떤 유전자의 돌연변이가 24시간의 생체주기를 방해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들은 이 유전자에 피리오드(period)라는 이름을 붙였죠. 이후 이 유전자는 많은 과학자들에게 연구되었고, 마침내 3명의 과학자가 그 작용 원리를 연구하고 유전자를 분리해 낸 공로로 노벨상을 수상하게 되었답니다. 많은 유전자 연구가 그러하듯 이번 연구도 초파리를 이용하여 단백질의 발현을 연구했지만, 생체시계의 작용 매커니즘은 우리와 같은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합니다.

Period 유전자의 되먹임 조절 과정(feedback regulation)

Period 유전자의 되먹임 조절 과정(feedback regulation)

출처 : https://www.nobelprize.org/prizes/medicine/2017/press-release/

피리오드 유전자는 PER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생체주기는 바로 이 PER단백질이 24시간을 주기로 농도가 변하며 조절됩니다. 피리오드 유전자에 의해 PER단백질이 만들어지면 PER단백질이 밤 동안 우리 몸에 축적되고 낮 동안 분해되는 방식으로 초파리와 우리의 생체주기가 조절됩니다. PER 단백질은 어떻게 축적되고 분해될까요? 흥미로운 사실은 PER 단백질은 그 자체가 자신의 유전자(period)의 활성을 다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조절하는 일련의 과정을 되먹임 조절(feedback regulation)이라 부릅니다. 이 덕분에 지속적인 순환으로 생체주기가 조절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림과 같이 피리오드 유전자에 의해 PER 단백질이 만들어지면(2번그림), PER 단백질이 다시 피리오드 유전자의 활성을 막아(4번그림), PER 단백질이 더이상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막는 것입니다(5번그림). 만약 이렇게 핵 속의 PER 단백질의 농도가 낮아진다면(6번그림), 다시 피리오드 유전자가 활성화되며(1번그림) 위의 순환을 반복합니다.

24시간 조절되는 생체 주기에 따른 변화

24시간 조절되는 생체 주기에 따른 변화

출처 : https://www.nobelprize.org/prizes/medicine/2017/press-release/

우리의 몸은 이렇게 낱개의 세포에서 단백질이 축적되고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수면, 혈압, 체온, 소화 등의 변화가 하루 주기에 맞춰 일어납니다.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분야에 파고들어 생체시계의 분자적 매커니즘을 밝히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그들은 일상적인 신체 변화를 새롭게 주목하여 세포 안에서 변화의 근본적인 이유를 찾았죠. 이 일주기성 리듬은 모든 생명체에서 관찰되며, 만약 우리 몸의 생체시계가 고장이 날 경우, 수면장애를 비롯한 심혈관계 질환, 당뇨와 같은 대사성 질환 및 치매와 같은 퇴행성 질환 등이 동반될 수 있다고 합니다. 누군가 알려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신을 조절하며 돌아가는 우리 몸속의 지킴이, 똑똑한 생체시계.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알리미 23기 김윤희 | 생명과학과 17학번

알리미 23기 김윤희 | 생명과학과 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