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8 가을호 /Science black box / 전쟁과 과학, 기술 발전의 어두운 이면들

2018-10-29 41

전쟁과 과학, 기술 발전의 어두운 이면들

 

저는 눈을 뜨면 배고픔에 햇반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며 하루를 시작한답니다. 그리고 자고 있는 동안 세계에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터넷 뉴스를 간단히 검색해요. 평범한 포스텍 학생의 모습일 제 아침 일상 속에는, 놀랍게도 전쟁을 통한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숨어있답니다. 지금부터 함께 알아볼까요?

전자레인지, 레이더 회사에서 만들어 지다?!

불 없이도 음식을 조리할 수 있는 장치, 전자레인지는 오늘날 거의 모든 가정집의 부엌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죠. 그렇다면 전자레인지는 어디서, 언제,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이야기는 1945년, 레이시온이란 무전 장비 회사의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미국의 공학자, 퍼시 스펜서까지 흘러갑니다.

레이시온의 책임연구원으로 근무하던 스펜서는 마그네트론을 연구하던 중 신기한 것을 목격합니다. 마그네트론(주파수가 매우 높은 전자파, 즉 마이크로파를 내는 데 쓰이는 원통형 관)과 씨름하던 스펜서의 호주머니에 넣어 놓았던 사탕이 녹아 버린 것이죠! 그 정도의 고온을 낼 열원이 주위에 없다는 것을 확인한 스펜서는 뒤이어 옥수수로 실험을 하고, 곧 팝콘이 된 옥수수를 발견합니다.

이는 마그네트론에서 발생한 마이크로파 때문이었는데요. 전자가 음극에 가해진 열 때문에 방출되면, 수직 방향으로 걸리는 자기장에 의한 로렌츠 힘을 받아 전자가 휘게 됩니다. 자기장을 조절하며 전자가 다시 음극 중심부로 돌아오도록 하고, 양극에서 결선을 이용해 각 양극 구멍마다 전기장을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주면 전자가 마치 바퀴 모양으로 회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공진하는 마이크로파를 만들고, 이 마이크로파는 물 분자의 극성 덕분에 전기장과 나란해 지는 방향으로 음식의 물 분자를 회전시킵니다. 회전 과정에서 충돌이 반복되면 물 분자의 운동 에너지가 열에너지로 변하고, 우리는 음식을 익힐 수 있는 거죠!

인터넷이 전쟁으로 만들어 졌다고요?

정보의 바다, 인터넷이야말로 전 세계인이 사용하는 현대의 발명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겠죠? 그런데 이런 인터넷이 전쟁 속에서 탄생한 것, 다들 알고 계셨나요? 1960년대 냉전시기, 소련과의 핵전쟁을 두려워한 미국은 통신 시스템이 파괴될 시 자료를 보존하기 위해 통신망 구성을 계획했습니다. UCLA, 캘리포니아 대학교 산타바바라, 스탠퍼드 연구소, 유타 대학교 네 곳을 노드로 연결하며, 패킷 스위칭 방식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도록 설계한 네트워크의 이름은 ARPANET으로, 인터넷의 전신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ARPANET은 세계 최초로 패킷 스위칭 방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인데요, 패킷 스위칭(packet switching)이란 데이터를 패킷(packet)이란 단위로 쪼개어서 전송하는 방식을 이릅니다. 각 패킷은 헤더(header), 데이터, 트레일러(trailer)로 구성되어 있으며, 헤더에는 발신 및 수신 주소와 순서 번호에 대한 정보가 저장됩니다. 다들 <확률과 통계>에서 길 찾기 문제 풀어보셨죠? 마치 수학 문제처럼 각 패킷은 어떠한 라우터를 거치는 경로를 사용할 것인지, 라우팅 알고리즘을 통해 경로를 배정받습니다. 각 노드와 라우터에서는 패킷을 전송하기 전, 저장을 하고 전달하는 store-and-forward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과정에서 패킷은 다음 라우터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queing)하는데요, 이 때 수용할 수 있는 데이터 범위를 초과하면 손실(loss)이 발생합니다. 목적지에 도달한 패킷들은 순서 번호에 따라 다시 재구성됩니다. 패킷 스위칭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그럴 경우 하나의 패킷만 복구하면 되기 때문에 신뢰성이 높아집니다. 또한 회선의 다중화로 효율성도 높일 수 있었죠. 이러한 편의성을 인정받아, ARPANET은 1983년에 군사용 네트워크 MILNET과 민간용 네트워크 ARPANET으로 구분되며 지금의 인터넷으로 발전합니다.

와, 전자레인지와 인터넷이 전쟁으로 인해 발명됐다니, 몰랐던 사실이네요! 이외에도 유체역학, 무기화학 등 순수 과학 분야부터, 원자력 등의 공학적 분야까지, 지면 상의 한계로 소개하지 못한 전쟁과 함께 발전한 과학 기술들이 무수히 많이 존재한답니다. 이러한 과학 기술의 발전은 폭탄과 같이 전쟁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비극을 낳기도 했죠. 여러분도 “전쟁과 과학”처럼 기술 발전의 이면에 대해 재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160-18-1

이미지 출처

1.퍼시 스펜서의 모습 http://amkorinstory.com/1680

2.레이시온 사에서 출시한 레이더 레인지 https://techm.kr/bbs/board.php?bo_table=article&wr_id=4638

3.마그네트론 사진 https://blog.naver.com/paynoh/10084905210

4.1973.5. Arpanet logical map https://www.thoughtco.com/arpanet-the-worlds-first-internet-4072558

5.1973.9. Arpanet geographic map https://blog.dreamhardware.com/arpanet-the-internets-grandfather/

6. 패킷 스위칭 방식 http://swalloow.tistory.com/55

160-18-w

알리미 23기 이예원 | 신소재공학과 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