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8 가을호 / YES OR NO / 동물 행동과 과학

2018-10-29 64

동물과학-메인

인간과 멀고도 가까운 존재인 동물. 동물들이 보이는 행동들은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때로는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은 그들의 행동에 감정적인 교감도 뒤따른다. 일부 동물들은 가정에 들어와 반려동물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이렇게 우리에게 정말 흥미로운 대상인 동물들에게는 다양한 속설이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동물의 행동들에 관한 유명한 속설들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그 근거와 진위여부를 따져보고자 한다.

고양이에게 주인이란 없다?   yes!

우리는 흔히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반려묘의 ‘집사’라고 칭한다. 이는 강아지에 비해 명령을 듣지도 않고 자신이 필요할 때만 사람을 찾는 고양이의 도도한 습성 때문이 아닐까. 연구결과에 의하면 실제로 고양이에게 ‘주인’이라는 입지는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고양이는 개와 비교했을 때, 자신의 영역에 집착하고, 사회성이 떨어지는 동물이다. 야생에서 고양이들은 위계질서가 없지만, 다른 한두 마리의 고양이와 어미와 새끼의 관계처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고 한다. 2014년에 영국 데일리메일은 고양이 눈에 주인은 그저

‘몸집은 크지만 공격성이 없는 다른 고양이’로 인식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한 적이 있다. 조금은 슬프게도 배고픈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고 배설물을 매일 치워준다고 해서 우리는 고양이의 주인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박쥐는 앞을 볼 수 없다?    no!

박쥐는 음파를 이용해서 어둠 속에서 사물을 보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얼굴 위쪽에 크게 튀어나온 귀를 통해 이러한 음파를 받아서 장애물을 피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이 때문에 눈이 아예 안 보이는 것이라고 오해가 생기곤 한다. 하지만 박쥐는 시력이 있으며, 어떤 박쥐는 사람보다 시력이 좋다고 한다.

금붕어의 기억력은 5초다?   no!

혹시 리모컨을 냉장고에 넣고 리모컨을 찾아다닌 경험이 있는가? 우리는 건망증이 심한 사람들을 흔히 금붕어에 비유하곤 한다. 금붕어는 기억이 약 5초밖에 지속되지 못한다는 속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금붕어는 기억력이 좋다. 캐나다 맥이완 대학 연구팀이 담수어 시클리드에게 먹이 교육을 시킨 결과 시클리드의 기억력이 2주 정도 지속되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시클리드 종은 일반적인 금붕어와 더불어 관상용으로 인기가 좋은 어종이다. 연구팀은 수족관 특정 위치에 먹이를 놓고 시클리드에게 그곳에 가서 먹이를 먹도록 3일간 교육시켰다고 한다. 먹이 교육을 시킨 후 시클리드의 행동을 관찰한 결과 먹이의 위치를 파악해 행동하는 기간이 12일 정도 지속되었다. 금붕어는 최소 12일 이상 기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인간의 뇌가 무언가에 집중하는 시간은 일반적으로 8초간 지속되는데 반해 금붕어의 경우 9초간 지속된다고 한다. 이제는 금붕어라는 별명으로 불리게 되더라도 ‘나는 집중력이 좋구나’하고 웃어넘기자.

암에 걸리지 않는 동물이 있다?   yes!

암이란 세포주기가 조절되지 않아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분열하면서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세포들이 신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질병이다. 지구상에 많은 사람들이 노화와 함께 종종 동반되는 암으로 고통 받고 있는데, 동물 중에는 이런 암에 내성이 있는 동물이 있다고 한다. 암에 걸리지 않는 동물은 바로 코끼리이다.

지난 3월에 학술지 ‘셀리포트’에는 미국 유타대 생명과학과 크리스토퍼 그레그 교수팀이 진행한 포유류 20여종의 암 발생 원인 비교 연구가 발표되었다.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된 약 20여 종의 포유류 중에서 코끼리만 암에 걸릴 확률이 현저히 낮다고 했다.

또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코끼리에서만 암을 일으키는 유전적 손상을 막는 유전자(VRK2-FANCL-BCL11A)가 곳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몸집이 큰 코끼리에게 암세포의 발생은 당장의 생존에 치명적이었기 때문에 암세포가 되는 것을 막는 유전자가 진화를 통해 남게 된 것이 아닐까. 반면에 몸집이 작고 평균 95~120년을 살아가는 대표적인 장수 동물인 바다거북은 최근에 감염성 바이러스에 의한 암 발병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바다거북이 장수 동물인 만큼 세포 노화와 함께 진행되는 유전적 변이가 암 발병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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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미 23기 김윤희 | 생명과학과 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