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8 겨울호 / 알리미가 만난 사람 / 항공우주연구원 김광수 박사님

2019-03-12 116

알리미가 만난 사람 / 항공우주연구원 김광수 박사님

2018년 11월 28일 오후 네 시, 우리나라 독자 기술로 개발한 우주 발사체 ‘누리호’의 시험 발사체가 하늘로 솟아올랐다. 우주와 땅을 이어주는 기계장치인 로켓과 관련한 꿈을 가진 이들에게는 값진 소식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성공 뒤에는 <항공우주연구원> (이하 항우연)에서 피땀 흘려 노력을 쏟아 붓고 계시는 많은 연구원 분들이 계신다. 로켓과 항공우주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자 항공우주연구원 발사체구조팀장 김광수 박사님을 찾아 뵈었다.

김광수 박사

# 로켓 연구와 항공우주연구원

김광수 박사님은 1994년도부터 항공우주연구원에서 과학로켓 개발, 나로호 개발, 한국형 발차세(누리호) 개발에 참여하고 계신다. 24년간 항공우주 분야에 종사해 오신 박사님께 실제 로켓 연구에 대해 여쭤보았다.

우리는 배, 비행기, 자동차 등 다양한 교통 수단을 사용하지만, 우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발사체, 즉 로켓을 타는 것이 유일합니다. 이런 발사체는 수백만 개 이상의 부품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많은 분야의 연구원들이 필요한데요, 실제로 기계공학과, 항공우주공학과, 전자공학과, 재료공학과, 화학공학과 등의 전문가가 발사체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도 저는 발사체 구조를 개발하는 일을 해요. 로켓이 중력을 이기고 하늘로 솟을 때, 가장 아래쪽에 엔진이 있고, 그 위 겉으로 보이는 대부분이 구조체에 해당하는데, 이 구조체 내부에 로켓의 연료를 저장하고 각종 장치들을 배치하고 보호해 주는 연구를 하는 거죠.

# 로켓 연구만의 매력

생각보다 ‘로켓’은 장대한 범위의 연구가 필요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친숙하면서도 생소한 로켓 연구만의 매력은 무엇일까?

남들이 하지 않는 도전적인 일, 독창적인 일을 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인 듯해요. 선례가 없기 때문에 정해진 방법도, 절차도 존재하지 않죠. 물론 미국이나 러시아,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우리보다 앞선 기술을 가지고 있지만 동시에 이 기술이 국제적으로 매우 민감한 기술이기 때문에 절대로 가르쳐 주지 않아요. 때문에 독자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하고 그 과정에서 많은 실패를 겪죠.

하지만, 나로호 발사에 2번 실패하고 3번째에 성공했듯이, 결국 우리는 기술을 발전시키고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술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을 이루어내는 점이 연구원으로써 자부심과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하는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로켓에서 중요한 것은 중력을 이겨내기 위해 발사체를 가볍게 만드는 것이에요. 가벼워야 같은 엔진을 가지고도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발사체 구조는 차지하는 부품의 수도 많고 크다보니, 무게 비중이 가장 높아요. 때문에 수 밀리미터 단위의 얇은 두께를 가집니다. 이런 얇고 강건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밀한 설계와 최적화 기술뿐만 아니라 제작도 굉장히 중요해요. 발사체 구조를 실제로 제작할 때 공차가 생기면 높은 하중이나 진동을 주는 구조 시험에서 상대적으로 얇은 쪽이 문제가 생겨 실패를 하거든요. 이런 과정에서 제작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죠.

이 때문에 설계를 맡는 항우연 연구원과 제작을 맡는 기업의 엔지니어가 무게를 가지고 서로 실랑이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어요. 그렇지만 결국 서로 협력해서 새로운 제작 기술의 향상을 이루기도 하는데, 이럴 때 성취감을 많이 느끼죠.

# 누리호 시험발사체

가장 최근에 성공한 누리호 시험 발사체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는 주제일 것이다. 그 발사과정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누리호에는 7톤과 75톤급의 두 종류의 엔진을 장착해요. 3단으로 구성되는 누리호에서 3단에는 7톤급 엔진 1개, 2단에는 75톤급 엔진 1개, 1단에는 75톤급 엔진 4개를 사용하죠. 현재까지 7톤과 75톤의 엔진이 개발되었어요. 이번에 발사를 성공한 누리호 시험발사체에는 그 동안 개발된 75톤 엔진을 장착하였고, 그 성능을 비행 시험을 통해 검증한 거죠. 또한 시험 발사체의 1단이 누리호의 2단에 해당하기 때문에 누리호 2단의 개발도 거의 완료되었다고 볼 수 있겠죠. 즉, 누리호 시험발사체의 성공은 75톤 엔진과 누리호 2단에 대한 검증이라고 보면 됩니다. 앞으로는 누리호의 구성품을 모아 1단 및 3단으로 조립하고, 그에 관련한 시험을 거치는 연구가 진행될 거에요.

더 자세히 들어가면, 발사체 발사를 위해서는 거의 발사 가능한 수준의 발사체를 3세트를 만들게 돼요. 이는 EM(Engineering Model), QM(Qualification Model), FM(Flight Model)의 세 모델을 필요로 해요. EM은 발사체의 전체적인 조립 절차 확인 및 발사체 기능 시험을 위한 것이고, QM은 지상에서 발사체를 고정한 뒤 엔진 연소시험을 거치는 것이죠. 이 두 단계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비로소 FM을 이용해 발사시험을 하게 된답니다. 이번 시험 발사체의 경우도 EM, QM과정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상당히 발생했지만, 모두 해결했기 때문에 시험 발사체의 발사를 성공시킬 수 있었어요.

김광수 박사님과 인터뷰 하고 있는 이미지

# 우리가 그릴 항공우주의 미래

마지막으로 우리가 그려나갈 우리나라와 항공우주의 미래에 대해 여쭤 보았다.

1, 2, 3단을 포함한 우주 발사체 전체를 독자적인 국내 기술로 제작하는 것은 누리호가 첫 번째에요. 우주 발사체를 보유하게 되면 우리나라와 우리 후손들에게 우주로의 진출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는 계기가 되겠죠. 또 앞으로는 우주의 활용 방안도 중요한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에선 우주개발 중장기계획을 정부에서 수립하여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위성 발사 상용화 진출 등에도 뛰어들 수 있겠죠. 국제 협력을 통해 우주 활용 및 인류 복지 향상에도 기여를 할 수 있을 테고요.

로켓을 연구하다 보면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을 때는 연구원들이 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기도 해요. 때문에 문제 해결 의지, 집중력,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도전 의식과 배짱 등이 필요하죠. 우주 항공 분야에 관심이 있고 진취적으로 도전하는 일을 좋아하시는 고등학생 분들이 앞으로의 우주 개발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직접 항우연의 연구 시설도 소개시켜 주시며 설명해 주시는 박사님의 모습에서 로켓 연구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었다. 김광수 박사님과의 만남이 포스테키안 독자들에게도 로켓과 항공우주 분야에 대한 관심을 기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알리미 23기 이예원 | 신소재공학과 17학번

알리미 23기 이예원 | 신소재공학과 17학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