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봄호 / 공대생이 보는 세상 / 벚꽃놀이

2019-04-18 100

공대생이 보는 세상 / 벚꽃놀이

포스텍에 핀 벚꽃 이미지

우리에게 봄소식을 가장 예쁘게 알려주는 벚꽃. 요즘에는 텀블러, 노트, 카페 음료 등 다양한 곳에서 벚꽃을 만날 수 있죠. 그렇지만 이 중에서 단연 최고는 벚꽃놀이에서 만나는 진짜 벚꽃일 것 같네요! 이번 호에서는 벚꽃놀이에 푹 빠진 포스테키안들의 이야기로 떠나볼까요?


생명과학과가 본 벚꽃놀이 Dept. of Life Science

올해는 벚꽃놀이를 언제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매년 벚꽃의 개화 시기가 조금씩 다르네. 벚나무와 개나리는 대표적인 장일식물이래. 장일식물은 낮이 길어지면 꽃이 피는 식물이야. 일조시간이 12~14시간이 되면 개화를 유도하는 호르몬을 분비해서 꽃이 피게 되지. 그래서 봄과 가을은 비슷한 온도라도 단일식물인 코스모스는 낮의 길이가 짧은 가을에 꽃이 피는 거야. 꽃이 피는 시기에는 기온, 광주기(낮의 길이) 그리고 일정한 온도에 며칠간 노출되었는지(적산온도)가 영향을 미친대. 와~ 저기를 봐! 형형색색의 꽃들이 벚꽃과 어우러져 풍경이 정말 좋다! 이렇게 다양한 꽃잎의 색은 ‘안토시아닌(anthocyanin)’이라는 색소가 내는 빛깔이야. 꽃잎과 열매에 풍부한 이 색소는 수소이온과 결합하면 색이 변해. 수소이온이 많은 산성 환경에서는 붉은색을 띠고, 수소이온이 부족한 염기성 환경에서는 푸른색을 나타내지. 따라서 장미와 같은 붉은 계열의 꽃은 세포질이 상대적으로 산성, 여름에 피는 파란 수국의 경우에는 세포질이 염기성인 것이지. 방금 손등에 벚꽃 잎이 떨어졌네. 벚꽃은 참 빨리 피고 져서 슬픈 것 같아. 이렇게 꽃잎이나 나뭇잎이 떨어질 때 그 단면에는 ‘리그닌’이라는 물질이 모인대. 꽃잎이 떨어질 때 식물은 세포벽 분해 효소를 써서 그 부위의 세포벽을 허물어버린대. 이때 벌집 구조의 리그닌이 울타리 역할을 하면서 이 효소가 멀리 퍼지는 것을 막아주지. 리그닌 덕분에 식물은 꽃잎이 떨어져야 할 정확한 자리에서 잎을 분리할 수 있고, 꽃잎이 떨어진 단면에 큐티클 막이 형성되면서 외부의 세균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어. 수확 철에 과일이 떨어져서 피해를 보는 농부들이 많은데, 리그닌은 이런 낙과 현상을 막고 식량 생산량을 늘려줄 물질로 주목받고 있어! 그럼 나는 친구가 예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달라 해서 이만 가봐야겠다. 너도 재미있게 놀아!

알리미 23기 생명과학과 17학번 김윤희

알리미 23기 생명과학과 17학번 김윤희

컴퓨터공학과가 본 벚꽃놀이 Dept. of Computer Science & Engineering

개학한 지 며칠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벚꽃이 필 때가 됐네~ 날씨도 좋은데 예쁜 사진이나 찍으러 나가볼까? 내가 이럴 때를 위해서 예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도와준다는 카메라 앱을 미리 설치해 뒀지. (찰칵찰칵) 요즘 카메라 앱은 알아서 얼굴 보정해주는 게 정말 좋은 것 같아. 이상한 각도에서 찍혀도 예쁜 얼굴형을 만들어주고, 역광 때문에 생기는 그림자도 보정해 주다니. 이런 앱들 덕분에 셀카 찍는 게 즐거워진다니까? 그런데 이 앱들은 어떻게 내 얼굴을 알아보고 이렇게 딱 맞는 보정을 해주는 거지? 앗 그러고 보니 어제 교수님께 설명해주신 ‘컴퓨터 비전’ 분야와 관련이 있어 보여. 컴퓨터 비전이란 기계에 시각 능력을 부여하여 얼굴 인식이나 물체 인식과 같은 능력들을 갖추게 해주는 인공지능의 한 분야이니까 말이야. 그럼 이 앱이 사람들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게 된 과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단 얼굴인식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에는 SIFT(Scale Invariant Feature Transform), HOG(Histogram of Oriented Gradient), Haar(Haar feature) 등이 있지. 이 방법들 모두 수많은 사진 데이터들을 사용해서 딥러닝을 시키는데, 각각의 방법마다 데이터의 픽셀들을 활용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들었어. 사진의 픽셀들을 다양한 방법으로 학습시켜 이와 같은 인공 지능을 만들어낸다는 게 너무 신기한걸? 그런데 이런 방법들로 과연 사람 얼굴을 얼마나 정확히 인식할 수 있을까? 검색해보니 페이스북이 개발한 얼굴인식 기능인 ‘딥 페이스’는 무려 97.25%의 정확도를 가지는구나. 인간의 얼굴인식 정확도가 97.53%인 것을 보면, 거의 인간 수준의 얼굴 인식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것 같아! 평소에는 단순히 내 셀카를 예쁘게 만들어 주는 용도로만 생각하고 있던 이런 기능들을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 정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앞으로는 기계의 관찰력이나 판단력이 인간을 훨씬 뛰어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군. 카메라 앱 안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기술들이 숨어있다니,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재미있는 기술들이 있는지 더 찾아봐야겠어!
알리미 23기 컴퓨터공학과 17학번 정채윤

알리미 23기 컴퓨터공학과 17학번 정채윤

화학과가 본 벚꽃놀이 Dept. of Chemistry

우와~~~ 벚꽃이 온통 분홍빛으로 물들었잖아? 너무 예쁘다!! 출발하기 전에 옷에 벚꽃 향 향수를 뿌리고 왔더니 기분이 더 좋아! 어? 뭐지? 실제 벚꽃에서는 향이 잘 안 나잖아? 아아, 맞아. 벚꽃은 거의 무향에 가깝고 소수의 벚꽃 종만 향이 있다고 한 걸 본 기억이 있어. 벚꽃의 이향 성분 함유량이 아주 적어서, 벚꽃만을 사용하여 합성 착향료를 만들 수는 없어! 한 마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벚꽃 향은 사실 실제 벚꽃 향이 아닌, 만들어진 인공 향이라는 거지. 음 다시 맡아보니 향이 조금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벚꽃 향을 조금이라도 맡아본 적이 있다면 그건 아마 벚꽃 잎의 쿠마린이라는 화합물일 거야. 쿠마린은 식물의 이차 대사산물로, 향기롭고 달콤한 향기를 내는 벤조피론 계열 화합물이거든! 어? 저기서 벚꽃 차를 나눠주고 있는데? 아 그래! 벚꽃 추출물은 항산화 효과가 있었지! 특히 벚꽃 열매인 버찌에는 항산화 작용을 하는 안토시아닌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안토시아닌은 꽃이나 과일에 포함된 안토시아니딘의 색소 배당체야. 또 플라보노이드계(flavonoid)인 케르세틴이라는 항산화 물질이 있어서 발암물질 생성을 억제해줘. 그 외에도 여러 효과가 많다고 보고되고 있지! 그러고 보니 벚꽃은 보기에도 예쁘고 여러모로 몸에도 좋잖아?! 정말 기특한 식물인걸? 벚꽃이 지기 전에 눈에 더 많이 담아놓아야겠어~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정세빈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정세빈

수학과가 본 벚꽃놀이 Dept. of Mathematics

와!! 이 벚꽃은 언제 봐도 아름다워! 이 따스한 햇볕까지 정말 완벽하잖아? 이 벚꽃 하나하나가 정말 아름답네! 벚꽃 잎도 되게 많이 떨어져 있구나. 벚꽃의 꽃잎 수는 몇 개이길래 이렇게 많은 꽃잎이 떨어져 있는 거지? 음! 벚꽃은 2번 회전할 때마다 5개의 잎이 나오는구나. 그러면 줄기에서 잎이 나와 배열하는 방식인 잎차례는 2/5로 표현할 수 있겠네. 아니? 2와 5는 피보나치 수열이잖아? 위에 있는 잎으로부터 태양 빛을 빼앗기지 않고 효율적으로 햇빛을 받기 위해선 피보나치 수열을 활용한 구조가 필수적이지. 꽃 말고도 나무가 자라있는 모습도 굉장히 멋있어. 줄기로부터 쭉쭉 뻗어 나가는 가지의 수가 1, 2, 3, 5, 8…?! 이것도 피보나치 수열이잖아? 나무가 자랄수록 나무가 치는 가지의 수가 피보나치 수열을 따르고 있어. 역시 자연도 결국은 완벽한 학문인 수학을 따른다니까! 저 가족은 삼각대를 세워놓고 가족사진을 찍고 있구나. 근데 왜 삼각대의 다리는 왜 3개인 거지? 다리가 많을수록 안정적이지 않을까? 아 맞다! 하나의 평면을 결정짓기 위해선 3개의 점이 필요하지. 4개의 점이 있다면 완벽하게 평평한 면 위에 삼각대가 있지 않은 이상 삼각대가 흔들릴 거야. 그러면 저 아이가 타고 있는 세발자전거도 마찬가지의 원리로 굉장히 안정적이겠네!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구경할 때에는 음악이 빠질 수 없지. 노래를 좀 들어볼까? 음~ 지금 들리는 두음의 주파수 비율이 3:2인 것이 상당히 조화로운걸? 역시 피타고라스 음률을 만족하면 듣기 좋은 소리가 나네. 또 쇼팽의 전주곡 1번을 들으면 수학의 아름다움인 황금비를 느낄 수 있지~ 총 34마디 중 양의 황금분할 지점인 21번째 마디에서의 전율과 음의 황금분할 지점인 13번째 마디에서의 화성 변화! 음악의 아름다움도 결국은 수학을 기초로 하고 있었구나! 수학을 바탕으로 한 완벽한 음악과 함께라니 벚꽃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걸?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현진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