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19 여름호 / MOVIE INSIDE

2019-07-18 59

MOVIE INSIDE / 그루트도 식물이니까요

 식물 이미지

“I am groot.”라는 말만을 반복하는 나무 형태의 외계 생명체 그루트, 다들 알고 계시나요? 그루트는 어린아이 같은 모습을 보여 주다가도 동료를 구하기 위해선 매우 강해지고, 동료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루트는 동료들을 지키다 자신의 몸의 한 조각만 남겨두고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후 그 조각에서 다시 자라난 새로운 ‘베이비 그루트’가 또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조그마한 그루트가 이전의 그루트와 같은 존재인지, 아니면 그의 자식인지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난무했습니다. 이에 감독은 베이비 그루트는 이전의 그루트와는 다른 인격과 기억을 가진 다른 존재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베이비 그루트가 이전의 그루트의 자식 같은 존재일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어떻게 이 베이비 그루트가 어른 그루트의 자식이라고 볼 수 있는 걸까요? 그 이유는 바로 식물은 유성 생식뿐만 아니라 무성 생식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식물의 무성 생식 방법에는 대표적으로 무수정 생식과 분절 증식이 있습니다. 무수정 생식(apomixis)은 수분이나 수정 없이 씨를 만들어 생식하는 방법으로, 밑씨 안의 이배체 세포가 배가 되고 그 밑씨가 성숙해 종자가 됩니다. 무성 생식이지만 유성 생식을 하는 다른 경우와 같이 씨를 만들어 퍼뜨리는 방법을 사용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분절 증식(fragmentation)은 부모 식물의 일부분에서 전체 식물이 발생하는 생식 방법입니다.
부모 식물의 뿌리로부터 자손 식물이 생겨나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미지

분절 증식의 예시. 부모 식물의 뿌리로부터 자손 식물이 생겨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https://www.pinterest.co.kr/pin/174936766755341453/ 

베이비 그루트는 어른 그루트로부터 분절 증식을 통해 태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식물의 일부에서 전체 식물이 자라날 수 있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식물의 세포 대부분이 탈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탈분화란, 각 기관과 조직으로 분화되었던 세포들이 다시 분화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 어떤 세포로든 분화할 수 있으면서 새로운 개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인 전분화능(totipotency)을 가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특징을 이용하여 사람들은 꺾꽂이 방법으로 원하는 식물의 생식을 유도했습니다. 식물의 지상부, 즉 땅 위에 올라와 있는 부분을 절단하게 되면 잘린 부분에서 캘러스(callus)라고 하는 분화하지 않은 채로 분열하는 세포 덩어리가 생기게 됩니다. 이 캘러스는 식물의 조직이 상처를 입었을 때 상처 부위를 재생하기 위한 것이지만, 꺾꽂이를 할 때와 같은 특정 조건에서는 그 캘러스에서 뿌리를 만들어 새로운 개체로 자라날 수 있게 됩니다.

혹시 그루트가 적을 공격할 때나, 토르의 스톰브레이커를 고쳐줄 때 팔의 길이를 자유자재로 늘이던 모습도 식물이라 가능하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식물은 동물과 달리 무한 생장(indeterminate growth)을 합니다. 어느 정도 성숙한 후에는 생장을 멈추고 노화의 시기로 접어드는 유한 생장(determinate growth)을 하는 동물과는 달리, 식물은 일생 내내 생장을 계속하기 때문에 발생 중인 기관과 성숙한 기관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분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아직 분화하지 않은 상태인 분열 조직(meristem)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조직의 세포 중 일부는 시원 세포(initials)로 분열 조직에 계속 남아 새로운 세포의 원천이 되고, 나머지는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세포로 분화해 새로운 세포로 변하게 됩니다. 분열 조직은 줄기의 형성층에서 두께를 늘리거나 뿌리나 새 가지의 눈에 위치하여 길이를 늘이는 역할을 합니다.

베이비 그루트가 드랙스 몰래 춤을 추는 장면도 정말 귀여워서 빼놓을 수가 없겠죠? 사실 이런 역동적인 움직임은 지구상 대부분의, 어쩌면 모든 식물에서 찾기 힘든 모습입니다. 하지만 미모사나 몇몇 식충 식물의 경우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거 다들 알고 계시죠? 그런데 어떻게 식물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지도 알고 계신가요? 미모사의 잎 같은 경우, 세포벽에 가해지는 팽압과 벽압의 균형으로 인해 빳빳한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세포에서 물이 빠지게 된다면 팽압이 줄어들거나 사라져 힘을 잃게 되죠. 미모사의 잎을 건드리면 세포 안에 있던 칼륨 이온이 방출되고,  줄어든 칼륨 이온의 농도로 인해 물도 함께 빠져나가는 삼투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팽압도 함께 감소해 잎이 오므라들게 되는 것이죠. 식충 식물의 한 가지인 끈끈이주걱도 같은 원리를 이용합니다. 그루트도 동물과 같은 근육 구조가 아닌 팽압을 조절하는 방식을 활용해서 그렇게 멋진 춤을 추었던 것이 아닐까요?
모든 사실은 그루트만 알겠지만, 어쨌든 그루트도 식물이니까요!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홍성희
알리미 24기 무은재학부 18학번 홍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