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IAN Today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 대상 황영준(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2015-12-17 3,826
황영준 박사 이미지
 
최근 해외에서 ‘과학 커뮤니케이터(Science Communicator)’가 미래의 유망 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다.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은 과학의 대중화를 목적으로 일반인 혹은 학생들에게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 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대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과학기술과 대중간의 소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과학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게 파고들지는 못하고 있다. 이런 소통의 갭을 채워줄 과학 커뮤니케이터 육성의 중요성이 국내외에서 강조되고 있다.
 
POSTECH은 이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지난 2015년 11월 ‘내 연구를 소개 합니다’를 개최했다. “3분 동안 PPT 없이 나의 연구분야, 전공지식을 친구나 부모님께 소개할 수 있나요?”라는 물음으로 시작된 이번 행사에 많은 POSTECHIAN들이 참가해 미래의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자질을 뽐냈다. 이번 행사에서 대상을 수상한 황영준 박사과정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먼저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POSTECH 전자전기공학과에 04학번으로 입학해 학부, 석사를 거쳐 현재는 통신 및 신호 설계 연구실 에서 박사과정 중인 황영준 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03년 8월, 당시의 POSTECH 학생선발팀(現 입학사정관실)이 개최한 이공계대탐험 행사에 참여해 POSTECH의 우수한 교육시스템과 공부만 할 줄 알았던 POSTECHIAN들이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한다는 점에 좋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또, 이공계대탐험 바로 다음주에 있었던 대한민국과학축전에 참가해 많은 분들께 조언을 들으며 이공계가 저의 진로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공계대탐험 행사에 참여해 POSTECH에 조기입학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그해 9월 조기수시모집에 지원하였습니다. POSTECH에 입학해서 알리미, 응원단 ‘치어로’의 단장으로 활동했고, 경영전략연구회 참여 및 단기유학도 다녀오며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런 노력덕분에 다양한 활동을 활발히 한 학부생에게 주어지는 무은재 포상을 학부 졸업식 때 받기도 했습니다.

Q 지난 11월 개최된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에서 대상을 차지하셨는데요. 경쟁이 상당히 치열하다고 들었는데요. 정말 축하 드립니다. 참여하시게 된 계기와 수상소감 말씀 부탁 드립니다.

영국문화원에서 주최하는 Famelab 행사 올 초 POSTECH 물리학과 학생이 수상했다는 소식을 듣고 저도 기회가 있다면 비슷한 행사에 참가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습니다. 하지만 박사과정 중인 관계로 시간을 내 참석하기 어려운 점이 있었는데, 마침 학교에서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상품이 좋기도 했고요(웃음)

 
제가 웬만해서는 잘 떨지 않는데도 발표 중에 손이 떨려 고생했는데, 다른 지원자 분들은 정말 자연스럽게 잘하셔서 감탄하며 들었습니다. 심지어 다음이 제 발표인데도 다른 지원자 분들의 발표에 매료되어 듣고 있었습니다. 기대하지도 못했는데 심사위원 분들께호평을 듣고 대상까지 받아 정말 기쁩니다.

Q 대중에게 과학기술을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여 과학대중화를 선도하는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평소에도 과학 커뮤니케이터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A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 재학시절 은사님이셨던 김옥자 선생님께서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만드신 어메니티 과학교육 연구회를 통해서였습니다. 고등학생들이 대중들을 대상으로 실험내용을 재미있게 설명하는 그 연구회에 참가하며 과학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관심이 생긴 것은 이번에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한 김초엽 학생을 필두로 한 교내 과학기술학스터디 모임에 참석하며 였습니다. 또한, 평소에도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에서 기조강연을 한 원종우 과학 커뮤니케이터가 팟캐스트에서 진행하고 있는 ‘파토의 과학하고 앉아있네 를 가끔 들으며 제 연구를 대중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Q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발표하신 내용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 드립니다.

A 쉽게 말씀 드리면 통신에는 정보를 보내는 사람과 받는 사람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비바람이 치는 등 날씨가 안 좋다거나 빌딩에 부딪히거나 하면 손상된 상태로 수신자에게 도착하게 됩니다. 즉, 최초에 보내진 정보에 오류가 발생하게 됩니다. 더 쉽게 예를 들어 말씀 드리면 발신자는 ‘님’이라는 정보를 보냈는데, 전달되는 과정에서 손상되어 수신자는 ‘남’이라는 정보를 받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디지털 통신에서는 이러한 정보들이 0과 1과 같은 숫자들로 표현이 되는데, 거기에 일정한 수학적인 규칙에 따 추가적인 숫자들을 함께 보내면 수신자가 받는 정보에 오류가 있을 경우 어느 부분에 오류가 있는지 규칙에 따라 확인을 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오류들을 정정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한데 제가 하고 있는 연구가 바로 그것이고 ‘내 연구를 소개합니다’에서도 이와 관련하여 발표했습니다.

 
 
 

Q 말씀하신 연구와 관련하여 처음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A 솔직히 이런 연구에 처음부터 관심이 있지는 않았습니다. 전자전기공학은 세부적으로도 다양한 분야가 나뉘어지지만, 그 중에서도 저는 물리학/화학을 기반으로 한 회로 설계를 하는 것보다 수학을 기본으로 하는 연구가 저에게 잘 맞고 관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야의 연구를 찾다 보니 통신과 기계가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통신이 한창 뜨는 사업이었고 실생활에 와 닿기도 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기로 결심했고, 오류정정 기술 관련 석사논문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지금의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한국통신학회에서 해동학술대상을 받은 통신분야의 권위자이신 양경철 교수님께서 저의 지도교수님이셔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제 연구와 관련하여 실질적인 좋은 조언을 많이 듣고 있습니다.

Q 연구를 통해 궁극적으로 추구하시는 것은 무엇인지요?

A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휴대폰과 같은 통신 관련 기기를 만드는데 필요한 극히 일부분의 기술 입니다. 저는 어떤 기술을 개발하여 획기적으로 무언가를 변화시키는 것 보다 공학도의 일원으로서 제가 하는 연구가 다른 학자들의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Q 연구를 하시면서 슬럼프도 있으셨을 텐데 어떻게 극복하셨는지요?

A 저는 슬럼프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지도교수님이 바뀌면서 방황하기도 했고, 연구주제를 선정하여 열심히 연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해 다른 연구주제를 선정해야 할 때 ‘또 실패하면 어쩌지’라는 불안감을 느끼는 등 슬럼프가 많았습니다. 이런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이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그 노력의 일환으로 제가 원래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공학, 연구와 관련이 없는 서적을 많이 읽었습니다. 학부와는 달리 대외활동이 적은 대학원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는데, 이때도 책을 읽으면서 슬럼프를 극복했습니다. 그때 읽은 책들이 저의 시야를 넓혀주고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역량을 조금이나마 키워준 듯 합니다.

Q 후배 POSTECHIAN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 드립니다.


A 앞서 인터뷰하신 분들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해라’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서 1%도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그게 가능한 시기가 대학생 때일 듯 합니다. 대학생 때 스스로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수 있을 만큼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소규모 연구중심대학인 POSTECH이어서 제공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CHIAN 여러분 모두 2016년 한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