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금, 이제 웨어러블 기기의 황금빛 미래를 연다
[한세광 교수팀, 금 나노 와이어를 이용해 지능형 의료용 통합 센서 개발]
올림픽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낸 사람은 금으로 된 메달을 받는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금은 부와 명예의 상징이다. 금은 공기 중에서 안정하고 전기 전도성이 높아 의료용 및 에너지 분야에서 ‘1등 촉매’로 빛을 내고 있는데, 최근 최첨단 웨어러블(wearable) 기기 분야에서도 그 빛을 발해 주목을 모으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 김태연 박사 연구팀은 두 가지 종류의 생체 신호를 동시에 측정하고, 처리하는 통합형 웨어러블 센서 기기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소재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최근 게재됐다.
웨어러블 기기는 부착형과 패치형 등 그 형태가 다양하며, 물리 · 화학 · 전기 생리학적 신호를 감지해 질병을 진단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최근 다양한 종류의 생체 신호를 동시에 측정하는 웨어러블 기기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각 신호를 측정하는 소재가 서로 달라 소재 간 계면(interface) 손상이 심하고 제작 과정이 복잡하며 안정성이 낮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한, 각 신호를 구분하기 위한 후속 신호 처리 시스템과 알고리즘이 추가로 필요했다.
연구팀은 금(Au) 나노와이어(nanowire)로 이를 해결했다. 웨어러블 기기에는 매우 얇고 가벼우면서 전기 전도성이 우수한 은(Ag) 나노와이어가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에 금을 결합했다. 먼저, 갈바닉(galvanic)*1 현상을 억제해 은 나노와이어 겉에 금을 코팅한 벌크(bulk)형 금 나노와이어를 제작했다. 또, 금이 코팅된 나노와이어의 안쪽에 있는 은만 부분적으로 깎아내 중공(hallow)형 금 나노와이어를 만들었다. 벌크형 금 나노와이어는 온도 변화에 민감했으며, 중공형 금 나노와이어는 아주 미세한 스트레인(strain)*2 변화도 감지했다.
이어, 연구팀은 스티렌-에틸렌-부틸렌-스티렌(SEBS) 고분자로 구성된 기판에 두 나노와이어를 경계 없이 하나의 패턴처럼 가공했다. 다른 특성을 가진 두 금 나노와이어로 온도와 스트레인을 모두 측정할 수 있는 통합형 센서를 만든 것이다. 또한, 이 패턴에 마이크로미터(μm) 크기의 주름 구조를 도입했을 때 나타나는 네거티브 게이지 팩터(negative gauge factor)*3를 바탕으로 신호 분석을 위한 논리회로를 제작했다. 하나의 재료로 신호 측정과 분석이 동시에 가능한 지능형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제작한 센서는 미세한 근육의 떨림과 손상, 심장박동, 성대 떨림에 의한 음성인식, 체온의 변화를 측정하는 성능이 우수했으며, 소재 간 계면의 손상이 없어 안정성이 높았다. 또, 유연하면서도 잘 늘어나는 연신성이 우수해 굴곡진 피부에도 잘 부착되었다.
한세광 교수는 “이번 연구로 다양한 생체 신호를 분석할 수 있는 미래형 바이오 일렉트로닉스 플랫폼 개발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헬스케어 및 융합형 전자 시스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확인했다”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실 지원사업, 바이오 의료기술개발 사업, 포스코 홀딩스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갈바닉(galvanic)
전위차가 있는 두 가지 금속을 사용해 한 금속이 부식 · 도금되거나 전류가 흐르게 되는 현상이다.
2. 스트레인(strain)
피부, 근육, 인대, 혈관, 관절 등의 조직에 힘이나 압력이 가해질 때 발생하는 변형을 나타낸다.
3. 네거티브 게이지 팩터 (negative gauge factor)
스트레인이 증가할 때, 저항이 감소하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