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공 박태호 교수팀, 세계 최초로 화약 노화 원인과 막을 방법 찾았다

2018-09-03 1,228

[화약 노화 기작 및 안정성 화학적 차원에서 연구]

박태호교수,이준우씨,국방과학연구소 류병태 박사, 부경대 원용선 교수

2016년 울산의 한 군부대에서는 오래돼서 폐기해야 하는 화약 5kg을 부대원들이 한 곳에 모아두는 일이 발생했다. 알 수 없는 점화원과 접촉하자 화약이 폭발했고 근처에 있던 병사 20여 명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우리나라 국방비의 많은 부분이 노후로 성능이 떨어진 화약과 같은 무기를 폐기하거나 관리 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무기가 얼마나 노화됐는지, 왜 노화되는지 원인을 파악한다면 그 요인을 막아 무기를 좀 더 오래 사용해 국방비를 줄이고, 무기 폐기에 대한 시간과 노력도 아낄 수 있지 않을까? 무기 폐기로 인한 환경 오염과 사고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화학공학과 박태호 교수, 통합과정 이준우 씨는 국방과학연구소 류병태 박사, 부경대 원용선 교수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세계 최초로 화약의 노화 원인을 화학적으로 규명하고, 수명을 연장시킬 방안을 찾았다. 이 방법에 따르면 화약 폐기 기간을 늘일 수 있어 국방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논문은 국제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되었다.

화약은 높은 폭발 압력을 가지고 있는데 만들고 바로 폭발시키는 것이 아닌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도 초기의 폭발력을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그 동안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화약에 노화가 생겨 폭발력의 변화가 생겼고, 이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폐기해야 했다. 노화의 메커니즘을 파악해 화약의 수명을 예측하고 노화를 예방할 수 있다면 폐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무기로도 사용되는 만큼 화약에 대한 접근 자체가 쉽지 않아서 그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화약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못했다.

연구팀은 화약을 만들 때 위험하기 때문에 고습도의 환경에서 작업하는데 주목했다. 수분이 노화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지 실험을 통해 확인했는데 인공적으로 수분을 더해 화약을 노화 시키자 발열량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발열량이 줄어드는 것은 폭발력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그 원인을 전자현미경 TEM-EDS로 분석한 경과 보론(Boron)이란 금속 물질이 수분 노화로 두꺼워져서 폭발력이 줄어든 것을 최초로 확인했다.

화약의 노화를 막기 위해선 3가지가 더 필요하다. 먼저 공정상에서 습도를 제어하고, 화약을 보관할 때 파이로 작동기구를 수분에 노출되지 않도록 밀봉해야 하며, 보론을 화학 처리해 노화되는 것을 막으면, 화약 노화를 지연할 수 있다.

연구를 주도한 박태호 교수는 “화학적인 분석을 통해 화약 노화 메커니즘을 밝히고 화약 노화와 분석 기법에 대해 세계 최초로 설명했다”며 “화약의 노화원인을 미리 차단하고 수명을 예측해 폐기 기간을 연장시켜 국방비 예산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유도탄용 고성능 PMD 기술’ 사업의 일환으로 방위사업청과 국방과학연구소의 지원으로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