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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기사

[대학생활] 실리콘밸리에 오게 만든 도전들

  • 등록일2024.12.16
  • 조회수58162

실리콘밸리에 오게 만든 도전들   


안녕하세요,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 포스텍 전자전기공학과 18학번 장준수입니다. 

저는 1년 전에 실리콘밸리로 떠나 스타트업 Fieldguide에서 머신러닝 엔지니어로 일하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한국에 돌아와 마지막 학기를 다니며 회사 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가장 최근에 했던 도전이 무엇인가요? 

저는 어렸을 적부터 위인전을 읽으며 누군가의 삶을 간접경험 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세상의 수많은 형태의 삶 중에서 오직 제 삶만 경험하는 게 아쉬웠고 다른 삶은 어떨지 궁금했거든요. 그 결과 누군가의 삶은 살아오면서 그가 내린 결정과 도전의 집합이란 것을 느꼈어요. 이번 글에서는 제가 실리콘밸리에 오기까지 내린 결정의 순간들과 도전 경험들을 되돌아보고, 그 과정에서 얻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도전 1: 갑작스럽게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하다 

저는 대학교 입학 이후 2학년 1학기까지는 별다른 생각 없이 학교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2학년 여름방학 때 제게 터닝포인트가 찾아왔고 스타트업 창업이라는 꿈이 생겼습니다. 학교로 돌아와 바쁜 학기를 보내던 중 스타트업에서 개발자로 일하며 병역의 의무를 다하는 IT 산업기능요원 제도를 우연히 접했습니다. 창업에 필요한 프로그래밍 능력향상과 병역을 필하는 완벽한 기회였지만 이를 알면서도 도전을 망설였습니다. 프로그래밍 경험이 적었고 짧은 기간 동안 요구되는 실력을 갖출 자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어느덧 제 사고 회로는 부러움, 자기합리화의 연속이 되었습니다. 계속 진전 없이 고민만 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자신을 돌아봤고 더 이상의 고민은 의미가 없음을 깨달았습니다. 다음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 던졌습니다. 

➊ IT 산업기능요원이 내게 최적의 선택지가 맞는가? 맞다. 

➋ 현재 학기가 끝날 때까지 준비해서 취업할 수 있는가? 모르겠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➌ 최적의 선택지이고 불가능하지 않은데 계속 부러워만 할 것인가 도전할 것인가? 도전해야겠다. 막상 결정하고 나니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이후 몇 개월간 잠을 줄여가며 학교 전공과 프로그래밍 공부에 온전히 몰입했고 학기말쯤, 취업에 성공하며 불가능해 보였던 산업기능요원이라는 목표를 이뤘습니다. 이렇게 포항 숲속의 대학에서 강남 빌딩 숲으로 떠나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했습니다. 


도전 2: 스타트업 창업에 도전하다 

2년간 개발자로 일하고 퇴사하자마자 3학년으로 학교에 복학하여 본격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시작했습니다.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건 함께할 뛰어난 공동창업자를 모으는 팀 빌딩입니다. 저와 친한 똑똑한 학교 친구들과 함께 시작하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제 친구들은 창업 외의 진로를 꿈꾸더군요. 그래서 전국에서 똑똑하다는 사람들을 모두 만나봐야겠다고 결심하였고, 아래의 글을 담아 웹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나 이런 사람이고 이런 꿈을 갖고 있다. 세상에 큰 영향을 끼칠 스타트업을 창업할 예정인데, 나랑 같이 프로젝트 만들어볼 분들 연락 달라. 한번 이야기해 보자.’ 지인들을 통해 몇몇 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창업, VC 커뮤니티에 글을 공유했습니다. 이후 매주 포항-서울을 오가며 많은 훌륭한 분들을 만나 그중 한 명과 함께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론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멋진 사람들을 알게 되었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도전 3: 실리콘밸리를 가다 

스타트업 창업에 실패하고 본가로 돌아와 혼자 아이템을 발전시키며 개발했습니다. 한창 진행하다 보니 제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직감했습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를 지켜보던 부모님께서 “정 잘 안되는 거 같으면, 이전에 가고 싶어 하던 실리콘밸리를 가보는 게 어때?”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글로벌 스타트업을 꿈꿔오던 저는 실리콘밸리가 항상 궁금했고 언젠가 실리콘밸리에 가서 생태계와 노하우를 경험하겠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현재와 같이 방황하는 중이라면 지금 가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우연한 계기로 하루 만에, 실리콘밸리 초기 스타트업에서 SW 엔지니어로 일하기로 했습니다.



저는 해외 경험이 없는 토종 한국인입니다. 실리콘밸리에 인맥도 없고 영어도 잘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기로 결정하고 나니 자신감이 생겼고 3개월 뒤에는 내가 실리콘밸리에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확신의 배경은 지금까지 해온 도전 경험들입니다. 첫째로 이론적으로 가능한 일이라면 무조건 가능하다는 사고관을 갖게 되었고, 둘째로 그간의 도전 경험들이 쌓여 심리적 역치가 낮아졌습니다. 두 달 안에 실리콘밸리로 떠나는 것을 목표로 잡고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첫 단계인 비자부터 난관을 마주했고, 제 한국에서의 배경을 모두 내려놓고 아예 처음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우선 실리콘밸리 초기 스타트업 400개 이상을 살펴보며 가고 싶은 곳들을 추렸습니다. 비자 없이는 채용 공고를 통해 지원할 수 없음을 깨닫고, 일일이 각 스타트업의 CEO, CTO의 개인 이메일을 찾아 다음 내용을 담은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난 한국에 있는 누구이다. 나는 이런 꿈을 가지고 있고 이러한 이유로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인 너의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나는 너희 서비스에 가치를 더할 능력을 갖추고 있고 자신 있다. 나랑 인터뷰 한번 보자.” 돌이켜보면 무모한 방법이었지만 제 열정을 좋게 본 몇몇 회사들에서 답장이 왔습니다. 이후 긴 면접을 거치며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에 취업했고 현재까지 약 1년째 머신러닝 엔지니어로서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실리콘밸리에 오기까지 영향을 끼친 주요한 도전 경험들입니다. 험난한 과정들이 많았고 실패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도전 과정 밖에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힘들었던 것은 도전할지 말지 결정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눈에 보이는 힘든 앞길과 낮은 성공 가능성을 인지하면서도 그 길에 도전하는 것은 힘듭니다. 모든 사람이 그 길을 앞에 두고 망설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려운 길에 도전함으로써 그 사람이 한 단계 더 나아가고, 이런 도전들이 쌓여 결국 그 사람의 삶이 됩니다.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도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도전을 고민하는 순간을 많이 맞닥뜨려 왔을 것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그럼에도 여러분들이 원하는 목표는 그 힘들어 보이는 길 너머에 있을 것이기에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도전에 실패해서 친구들보다 1년 늦어지고 통장 잔액이 0원이 되면 어떤가요? 

중요한 건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를 떠나 내가 그 길에 도전했다는 점입니다. 목표를 향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의미지요. 우리가 살아있는 한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기에 실패해도 이로써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하면 됩니다. 

그렇게 도전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덧 우리 각자가 원하는 꿈에 다다르지 않을까요?   


글. 전자전기공학과 18학번 장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