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술소개
글. 기계공학과 24학번 30기 알리미 김채윤
01.
OLED 콘택트렌즈 최초 구현
전자 기술의 발달로 안구 건강 상태를 편리하게 측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무기발광다이오드(LED) 기반 콘택트렌즈형 광전자 시스템은 광 치료와 생체신호 모니터링에 활용됐으나, 점처럼 빛을 내는 구조로 열이 한곳에 집중되어 각막 손상 위험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카이스트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무선 콘택트렌즈를 개발했습니다!
OLED는 유기물 발광층에 전류가 흐르며 전극 전체에서 고르게 빛을 내는 ‘면광원’으로, 열이 한 곳에 집중되지 않아 저온 화상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콘택트렌즈에는 두께 약 12.5 μm의 초박형 OLED 소자가 사용되었습니다. 렌즈의 기판과 상부층은 Parylene-C와 Al₂O₃로 구성되어 산소와 수분 침투를 차단합니다. 대칭적인 구조는 렌즈가 휘어질 때 기계적 응력을 최소화합니다. 하부 전극은 은(Ag)층으로 만들어졌으며 발광층에는 인광 발광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더 나아가, 433 MHz 공진 주파수에서 작동하는 유도 결합 방식1의 무선 전력 전송 기술을 적용하여 스마트폰으로 전력을 제어할 수 있는 무선 구동 시스템을 구현했습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렌즈 착용만으로도 망막전위도(ERG) 검사2가 가능하며, 눈을 감은 상태에서도 측정할 수 있기에 소아나 고령 환자에게 유용합니다. 향후 근시 치료, 안구 생체신호 분석, 증강현실(AR) 등의 분야에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 각주 ]
1. 두 개의 도체가 자기장을 통해 에너지를 주고받는 방식
2. 빛 자극을 받은 후 나타나는 각막과 망막의 뒷부분인 후극부 사이의 전위 차이를 기록하는 검사
[ 그림 출처 및 참고 자료 ]
1. Jee Hoon, Sim, et al. “Wireless Organic Light-Emitting Diode Contact Lenses for On-Eye Wearable Light Sources and Their Application to Personalized Health Monitoring.” ACS Nano. May 1, 2025.
02.
세포 기반 내열·고강도 바이오 복합 소재
플라스틱 오염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기존의 합성 고분자들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하고 유해 화학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입니다. 지속 가능한 플라스틱을 만들 방법은 없을까요? Rice University와 University of Houston의 과학자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순도 높은 생체고분자 중 하나인 박테리아 셀룰로오스에서 그 해답을 찾았습니다.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는 나노섬유로 이루어진 구조 덕분에 우수한 기계적 특성을 가지며 생분해성 친환경 소재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유체 흐름의 전단력3을 이용해 섬유를 정렬시키는 단순하고 지속 가능한 생합성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이 기술은 중심축을 기준으로 실린더형 용기를 회전시켜 세균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이 과정에서 셀룰로오스 나노섬유가 정렬되어, 고강도, 유연성, 접힘성, 투명성, 안정성을 모두 갖춘 셀룰로오스 시트가 됩니다. 또한, 배양액에 붕소 질화물 나노시트(h-BNNS)를 첨가해 나노섬유의 정렬된 성장과 나노 필러의 균일한 분산을 동시에 구현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복합소재는 탁월한 기계적 강도와 열적 특성을 가집니다. 연구팀은 인장 강도4, 밀도, 파괴 인성5, 피로 수명 모두가 기존 박테리아 셀룰로오스보다 우수하고, 심지어 일부 기계적 지표는 유리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증명했습니다. 더불어 열을 빠르게 방출하는 열전도 특성까지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생물학적 제조 접근법은 구조용 소재, 열 관리, 포장재, 친환경 전자소자, 에너지 저장장치 등 무궁무진한 분야에서 응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플라스틱의 문제점을 박테리아의 셀룰로오스로 해결했다는 점, 정말 놀랍지 않나요?
[ 각주 ]
3. 물체의 한 단면을 따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여 물체를 미끄러지게 하거나 끊으려는 힘
4. 재료가 잡아당기는 힘에 대해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최대 응력
5. 재료가 균열이 있는 상태에서 파괴에 저항하는 능력으로 균열의 급격한 전파에 대한 저항을 정량화한 값
[ 그림 출처 및 참고 자료 ]
1. Rice News Staff. “Rice Researchers Develop Superstrong, Eco-Friendly Materials from Bacteria.” Rice University News, July 8, 2025. https://news.rice.edu/news/2025/rice-researchers-develop-superstrong-eco-friendly-materials-bacteria
2. M.A.S.R. Saadi, et al. “Flow-induced 2D nanomaterials intercalated aligned bacterial cellulose”, nature communications, July 1, 2025.
03.
철로 만든 산소 스펀지
수소 에너지는 정말 친환경 에너지원일까요? 사실 수소 에너지가 생산될 때 화석 연료가 사용됩니다. 이에 따라 산화물 촉매를 이용한 ‘그린 수소’ 생산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금속 산화물은 높은 온도와 낮은 산소 분압 환경에서 산소를 방출하고 온도가 낮고 수증기가 많은 환경에서 반응하여 수소 기체를 생산합니다. 금속 산화물이 산소를 내놓은 뒤 스펀지처럼 물에서 산소를 끌어당기며 수소를 방출하는 원리입니다.
하지만 기존 방식은 수증기를 가열하는 데 큰 비용이 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포스텍 진현규 교수팀과 서울대 한정우 교수팀은 철 부족 니켈 페라이트(Fe-poor NiFe₂O₄, NFO)를 개발했습니다. 연구팀이 사용한 철 부족 니켈 페라이트는 반응 도중에 스피넬 구조(Spinel structure)6에서 록솔트 구조(Rocksalt structure)7로 바뀌는 상전이를 겪습니다. 이때 생산 효율의 핵심인 엔트로피 변화를 극대화할 수 있어 기존 최고 효율 소재 대비 효율을 두 배 이상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이번 연구는 세계 최초로 구조적 활성점8을 밝혀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연구 결과, Fe2+는 산소 6개에 둘러싸인 팔면체(Octahedral) 자리를, Fe3+는 산소 4개에 둘러싸인 사면체(Tetrahedral) 자리를 차지하며 이 자리가 전환에 관여함을 확인했습니다. 철 이온의 자리 전환인 레독스 스윙(Redox swing)이 효율에 중요한 요소임을 밝혀낸 것입니다. 철을 이용하여 그린 수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됨에 따라 탄소 중립 실현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향후에는 공정 폐열을 활용해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됩니다!
[ 각주 ]
6. 산소 원자가 입방 밀집 격자를 이루고 안의 팔면체와 사면체 자리에 양이온들이 채워진 결정 구조
7. 음이온은 면심 입방 격자를 이루고 양이온은 입방체 중심과 모서리 중심에 위치한 결정 구조
8. 촉매의 표면에서 화학 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특정 부위
[ 그림 출처 및 참고 자료 ]
1. POSTECH. “기계 진현규 교수팀, 철로 만든 ‘산소 스펀지’, 수소로 지구를 살린다!” 「POSTECH 연구성과」. 2025년 5월 26일. https://www.postech.ac.kr/kor/research-industry-academia/research-results.do?articleNo=23151&mode=view#a
2. Lee, Dongkyu, et al. “Structural insights into iron-based phase transformation oxides for highly efficient thermochemical water splitting.” Acta Materialia. June 15, 2025.
04.
최초의 반물질 양자 큐비트 구현
우주는 왜 물질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표준 모형에 따르면 빅뱅 직후 물질과 반물질9은 같은 양으로 존재해 서로 소멸해야 했지만, 실제로는 물질이 반물질을 압도하여 지금의 우주가 탄생했습니다. 물질과 반물질의 차이를 알아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었으나, 질량 대 전하의 비, 강한 핵력, 양자 도약과 같은 기본적인 특성이 모두 일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자기 모멘트의 미묘한 차이를 알아내기 위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BASE 실험팀과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가 연구에 뛰어들었습니다.
그 결과, 최초로 단일 반양성자의 스핀 상태를 조작하여 반물질 양자 큐비트10를 만들고 50초간 유지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반입자는 입자와 접촉하는 즉시 소멸하기 때문에 단일 반입자의 스핀 전이를 제어하고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문제였습니다. 연구팀은 초고진공∙극저온 상태의 페닝 트랩11에 단일 입자로 고립시키고, 슈테른-게를라흐(Stern-Gerlach)12효과를 이용한 주파수 감지로 스핀 상태를 판독했습니다. 이후 균일 자기장 영역으로 이동시켜 전자기파를 쏘았습니다. 그러자 일정한 주기로 스핀이 상태를 오가며 진동하는 라비 진동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그네를 일정한 박자로 밀어주면 깔끔하게 흔들리듯이, 반양성자의 스핀을 일정한 양자 상태로 오가게 전자기장을 제어한 것입니다. 이는 세계 최초의 반물질 스핀 전이 제어 실험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반양성자의 자기 모멘트를 10~100배 더 높은 정밀도로 측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로써 중입자 반물질 연구에 또 다른 이정표가 될 것 같은데요. 조만간 우주 형성의 비밀도 풀 수 있지 않을까요?
[ 각주 ]
9. 전자, 양성자 등 물질 입자와 질량은 같지만 전하 등의 양자수가 반대인 반입자로 이루어진 물질
10. 컴퓨터의 비트와 달리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양자 정보 단위
11. 전기장과 자기장을 사용하여 전하를 띠고 있는 입자를 저장하는 장치
12. 비균일한 자기장에서 입자의 스핀이 상향, 하향 상태에 따라 서로 다른 경로로 분리되는 현상
[ 그림 출처 및 참고 자료 ]
1. 김윤수. “반물질로 큐비트 최초 구현···양자기술이 우주비밀 풀까 [김윤수의 퀀텀점프].” 「서울경제」. 2025년 8월 2일. https://v.daum.net v/20250802090133579
2. B. M. Latacz, et al. “Coherent spectroscopy with a single antiproton spin.” Nature. July 23, 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