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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야기] 기획특집 ③ 핵융합

  • 등록일2026.01.12
  • 조회수730

기획특집 ③

핵융합의 난제, 플라즈마 불안정성


글. 무은재학부 25학번 31기 알리미 백지훈


앞선 꼭지에서는 핵융합과 인공 핵융합의 기본 원리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나 겉보기에 완벽해 보이는 핵융합에도 이를 가로막는 커다란 장애물이 있습니다. 바로 플라즈마 불안정성입니다. 이번 꼭지에서는 플라즈마 불안정성이 무엇인지, 그 배경이 되는 섭동과 베타 한계에 대해 알아보고, 더 나아가 플라즈마 불안정성의 두 종류인 킹크 모드와 티어링 모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플라즈마와 섭동

플라즈마는 전자기파, 자기유체파1와 같은 다양한 파동을 전달하는데, 이 파동이 섭동2을 멀리 퍼뜨리므로 작은 섭동에도 민감합니다. 섭동은 전도성 유체가 자기장 속에서 움직이며 자기력선을 휘거나 꼬이게 할 때 발생하기도 하고, 유체 내부 전류가 추가적인 자기장을 유도하여 기존 자기장 구조를 흐트러뜨릴 때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 미세한 섭동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분석하여 플라즈마의 안전성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베타 한계

핵융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플라즈마의 압력을 높여야 합니다. 플라즈마의 압력은 입자 밀도와 온도의 곱으로 결정되며, 압력이 높아질수록 입자의 충돌 확률과 반응 단면적이 증가해 핵융합 반응률이 향상됩니다. 그런데 플라즈마의 압력을 높여가다 보면, 작은 섭동도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플라즈마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베타 한계’에 도달합니다. 베타(𝛽)는 플라즈마의 압력(P)과 자기장이 플라즈마를 붙잡는 힘의 크기인 자기장의 압력(Pmag) 비율을 나타내는 매개변수로써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n: 개수 밀도3, T: 절대 온도, kB: 볼츠만 상수, 𝜇0: 진공 투자율4


Pmag은 비용적 측면에서 바꾸기 어려우므로, 고정된 상황에서 P를 얼마나 높일 수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 ‘베타 한계’입니다. 베타 한계는 에너지 원리를 통해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원리는 플라즈마가 작은 섭동을 받았을 때, 퍼텐셜 에너지의 2차 미소 변화(𝛿W)를 계산하여 안정성을 평가합니다. 𝛿W > 0이면 평형 상태가 최소 에너지 상태이므로 섭동이 복원되어 안정하고, 𝛿W < 0이면 더 낮은 에너지 상태로 가기 위해 섭동이 커지면서 불안정성이 증가하게 됩니다. 베타 한계는 𝛿W = 0에서 결정되며, 이때를 경계로 안정과 불안정 영역이 구분됩니다. 

그림1.플라즈마 안전성  좌: 𝛿W < 0, 중간: 𝛿W=0, 우: 𝛿W > 0


베타 한계를 넘지 않은 상황에서는 섭동이 자기장 구조를 미세하게 왜곡해도, 자기장의 자기압력과 자기장선의 장력이 왜곡을 감쇠시키거나 파동으로 흩어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베타 한계를 넘으면, 자기장의 왜곡은 플라즈마 내부에 흐르는 전류에 영향을 주고, 왜곡된 자기장과 전류 사이에 로런츠 힘을 만들어냅니다. 로런츠 힘에 의해 플라즈마가 움직이면, 이 움직임은 자기장선을 더 강하게 휘거나 늘이게 됩니다. 이렇게 증폭된 자기장 왜곡은 더 강한 로런츠 힘을 만들기에 섭동의 성장률을 키워 불안정성을 증폭시킵니다.


이상적 MHD와 킹크 모드

이런 불안정성의 형태는 크게 전기 저항, 점성 등을 고려하지 않는 이상적인 상황과 그렇지 않은 상황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우선, 플라즈마를 자기유체역학5(MHD)으로 기술할 때, 전기 저항, 점성 등을 고려하지 않는 이상적인 상황을 이상적 MHD라고 부릅니다. 이상적 MHD에서는 전기 저항을 고려하지 않기에 전도도가 매우 높아 자기력선이 유체에 붙어 함께 움직이는 ‘Frozen-in’ 상태가 됩니다. 실제 플라즈마에서는 약간의 저항이 있지만, 핵융합 장치처럼 전도도가 충분히 높다면 ‘Frozen-in’ 조건이 거의 성립하여 플라즈마의 움직임을 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상적 MHD 방정식은 질량 보존 방정식, 운동량 보존 방정식 등을 포함하는데, MHD 방정식 중 저항을 고려하는 상황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유도 방정식입니다. 유도 방정식은 자기장과 유체의 상호작용을 수학적으로 표현한 식으로,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 x E = −  ∂B/∂t)과 일반화된 옴의 법칙 (E + v x B = 𝜂J)을 결합해 다음과 같은 방정식으로 나타냅니다.

E: 전기장, B: 자기장, v: 플라즈마 유체의 속도, 𝜂: 전기 저항률, J: 전류 밀도


우변의 첫 번째 항은 자기장 수송항으로 유체의 흐름이 자기장을 운반하는 효과를, 두 번째 항은 자기장 확산항으로 저항 때문에 자기장이 확산하는 효과를 나타냅니다. 이상적인 상황에서는 저항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두 번째 항을 무시합니다.

킹크 모드는 주로 이상적 MHD 상황에서 플라즈마 기둥이 나선형으로 휘며 흔들리는 현상입니다. 킹크 모드는 플라즈마 기둥에 흐르는 전류의 분포와 자기력선의 구조가 특정 조건에서 평형을 잃을 때 발생합니다. 특히 원통형 플라즈마에서는 헬리컬 섭동(𝜉(r, 𝜃, 𝜙) = (𝜉∼(r)ei(m𝜃−n𝜙))이 자기력선의 꼬임 정도를 보여주는 안전율과 공명할 때 불안정성이 발생합니다.

 

그림 2. 평형 상태, 킹크 모드


헬리컬 섭동은 플라즈마가 나선형으로 흔들리는 형태의 요동으로, 이를 나타낼 때 m과 n이라는 두 개의 ‘모드 수’를 사용합니다. m은 단면에서 섭동이 반복되는 횟수를 나타내는 폴로이달 모드 수, n은 큰 원을 따라 섭동이 반복되는 횟수를 나타내는 토로이달 모드 수입니다.

 

그림 3. 토카막에서 자기장의 방향



저항적 MHD와 티어링 모드

그렇다면 ‘Frozen-in’ 조건을 적용하지 않은 상황은 뭐라고 부를까요? 이 상황을 저항적 MHD라고 부릅니다. 저항적 MHD에서는 MHD 유도방정식 (∂B/∂t = ∇ x (v x B) − ∇ x (𝜂J))의 확산항 (∇ x (𝜂J))을 무시할 수 없기에 자기장 확산 현상이 생기게 됩니다. 이 확산 효과는 플라즈마 입자를 벽에서 분리시키는 능력을 저하하며 특히 자기력선이 끊어져 재연결되는 자기 재결합 현상을 유발해 플라즈마 내부의 자기장 구조를 파괴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티어링 모드가 발생합니다.


티어링 모드는 저항적 MHD에서 발생하는 불안정성으로 자기장의 구조를 파괴하여 플라즈마의 가둠 성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저항적 MHD에서 플라즈마 내부에 흐르는 전류 분포가 불안정하고 공명 조건을 만족하면, 미세한 섭동에 의해 자기력선이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지점에서 끊어지고 재연결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이때, 자기력선이 재연결되면서 도넛 모양의 자기섬6이 형성되게 되는데, 이 자기섬은 플라즈마 내부의 자기장 구조를 왜곡시켜 전류 분포를 변화시키고 전류 분포의 변화가 자기섬을 성장시키면서 플라즈마의 가둠 성능을 저하합니다.

그림 4. 플라즈마 내부에서의 자기섬 생성


플라즈마 불안정성과 핵융합의 미래

지금까지 플라즈마 불안정성의 발생 조건과 종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해 실제 장치의 상태를 가상 환경에 정확하게 복제하여 실시간으로 불안정성을 예측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을 통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기획특집을 계기로 인공 핵융합 기술과 플라즈마 불안정성을 해결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에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각주]

1. 자기유체역학파 또는 알펜파(Alfven wave)를 가리키는 용어로, 자기장이 있는 전기전도성 유체에서 발생하는 파동

2. 플라즈마가 대칭적이고 평형 상태에 있는 이상적인 상황과 달리, 미세한 온도나 밀도 불균일성, 또는 외부의 작은 교란 등으로 인해 존재하는 작은 흔들림

3. 이상기체 상태방정식 PV = NkB T에서 N은 총 입자 수이고, 양변을 V로 나누면 P=nkB T가 되고, n(N/V)은 개수 밀도를 의미함

4. 자기장이 진공을 얼마나 잘 통과하는지를 나타내는 상수

5. 전기적 성질을 갖는 유체들의 움직임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

6. 티어링 모드에 의해 자기력선이 끊어지고 다시 연결될 때 형성되는 닫힌 자기장 구조, 플라즈마 내부의 에너지 및 입자 수송에 큰  영향을 끼침


[그림 출처]

그림 1. https://en.wikipedia.org/w/index.php?title=Plasma_stability&oldid=1330642825    

그림 2. Source: Sarah Sadouni, Fluid Modeling of Transport and Instabilities in Magnetized Low-Temperature Plasma Sources (PhD diss., Université Paul Sabatier – Toulouse III, 2020), <NNT: 2020TOU30014>, <tel-02978476>.

그림 3.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아름다운 구속’, 1억도 태양 가두는 그물의 정체는?”, 2019.9.25.

           https://m.blog.naver.com/nfripr/221658761452 

그림 4. Source: Jun Lin, “Thickness and Electrical Resistivity of the Current Sheets in Solar Eruptions,” Advances in Geosciences (August 2009): 83–93.

그림 5. 길애경, “‘인공태양 실현 가속화’ 핵융합연, 디지털 트윈 기반 ‘가상 토카막 플랫폼’ 개발,” 헬로디디(HelloDD), September 10, 2025.


[참고 자료]

1. Zhou, Yao, and Hong Qin. An Energy Principle for Ideal MHD Equilibria with Flows. Princeton, NJ: Princeton Plasma Physics Laboratory, March 2013. PPPL-4858.

2. Wesson, J. Tokamaks. 3rd ed.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4.

3. Hastie, R. J., T. C. Hender, B. A. Carreras, L. A. Charlton, and J. A. Holmes. Stability of Ideal and Resistive Internal Kink Modes in Toroidal Geometry. Oak Ridge, TN: Oak Ridge National Laboratory, February 1987. ORNL/TM-10331.

4. 장호건, 허남일, 박현기, 최인식, 김병철, 이경수, 정기정. “토카막 핵융합 플라즈마 연구의 현황과 전망 [Present Status and Prospect of Tokamak Fusion Plasma Research].” 한국에너지공학회 학술대회논문집 (Proceedings of the Korea Society for Energy Engineering Conference), 2006.

5. Wahlberg, C., and A. Bondeson. “Stability Analysis of the Ideal m = n = 1 Kink Mode in Toroidal Geometry by Direct Expansion of the Hydromagnetic Equations.” Journal of Plasma Physics 57, no. 2 (1997): 327–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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