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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팀X알리미] 이공계 진로 설계 안내서

[과학이야기] 기획특집 ① 핵융합

  • 등록일2026.01.13
  • 조회수1592

핵융합  




오늘날 생성형 AI의 확산과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두 배 이상 늘어 약 945TWh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더 깨끗하고, 더 큰 규모의, 그리고 끊김이 없는 전력이 요구되는 오늘, 그 대안으로 주목받는 에너지가 바로 핵융합인데요. 그렇다면 핵융합은 무엇이며 어떤 원리로 에너지를 만들어낼까요? 인류는 어떻게 핵융합을 인공적으로 구현해 활용하려 했을까요? 또 완벽해 보이는 핵융합에 한계는 없을까요? 이번 기획특집에서는 핵융합의 원리와 점화 조건, 인공 핵융합의 작동 원리와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인 토카막, 그리고 인공 핵융합의 한계인 플라즈마 불안정성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시다.






기획특집 ①

핵융합의 원리와 조건


글. 무은재학부 25학번 31기 알리미 박지연


최근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핵융합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태양이 수십억 년 동안 빛을 낼 수 있는 이유 역시 핵융합 반응에 있는 것이죠. 하지만 이러한 반응을 지구에서 구현하기 위해 단순히 온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어떠한 조건들을 충족해야 할까요? 이번 꼭지에서는 핵융합의 원리와 이를 지속시키는 조건, 그리고 대표적 반응인 D-T 반응을 살펴보겠습니다.



핵융합이란

핵융합은 두 개 이상의 원자핵이 융합하여 더 무거운 원자핵을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핵융합 반응에서는 생성물 전체의 질량 합이 반응물 전체의 질량 합보다 작은 값을 갖습니다. 이는 핵융합 과정에서 일부 질량이 에너지로 전환되기 때문입니다. 원자핵을 구성하는 입자들이 결합할 때 방출되는 결합에너지는 질량-에너지 등가 원리에 의해 E = ∆mc2으로 표현됩니다. 이때 ∆m은 질량 결손으로, 반응물의 총질량과 생성물의 총질량의 차이를 의미하고, c는 빛의 속도입니다. 따라서 질량 차이에 의한 막대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것입니다. 


플라즈마와 쿨롱장벽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원자핵이 서로 충돌할 수 있어야 합니다. 태양과 같은 고온, 고압에서는 원자가 전자와 원자핵으로 분리되어 전하를 띤 입자들이 자유롭게 존재하는 플라즈마 상태가 됨으로써 전자의 방해를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같은 전하를 띤 원자핵들은 강한 전기적 반발력으로 인해 서로 접근하기 어려워, 핵융합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이를 극복할 만큼의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이때 원자핵들이 서로 밀어내는 전기적 힘에 의해 형성되는 에너지장벽을 쿨롱장벽(Coulomb barrier)이라고 하며,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 

q1, q2: 전하량, r: 두 전하 사이의 거리, 0: 진공의 유전율


입자들이 서로 가까워질수록 퍼텐셜에너지가 커지므로, 이를 극복하려면 매우 높은 온도와 압력이 필요합니다. 입자가 충분한 에너지를 얻고 쿨롱장벽을 극복해 서로 충분히 가까워진다면, 강한 핵력1이 반발력보다 우세하게 작용하여 원자핵들이 융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림 1. 두 전하의 거리에 따른 퍼텐셜 에너지


강한 핵력이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범위는 대략 1~3 fm이기에,2 고전적으로 쿨롱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수백 keV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태양의 중심 온도는 약 1.5×10⁷ K으로 입자의 평균 운동에너지는 약 1.9 keV 수준입니다. 따라서 고전적 계산으로는 쿨롱장벽을 넘지 못해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을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태양에서는 어떻게 안정적으로 핵융합이 일어날까요? 이는 양자 터널링과 맥스웰-볼츠만 분포3로 설명됩니다.


양자 터널링과 가모프 피크(Gamow Peak)

양자역학적 관점에서 모든 입자는 입자적 성질과 파동적 성질을 동시에 갖습니다. 파동이 공간상에 퍼져있듯이, 입자의 존재 확률 또한 공간 전체에 퍼져있으므로 이를 파동함수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양자터널링이 일어날 때 파동함수는 입자의 운동에너지가 쿨롱장벽보다 낮은 영역에서 감쇠하며, 그 감쇠 정도가 장벽을 뚫을 확률을 결정합니다. 이를 양자 터널링 효과라고 부릅니다. 이는 WKB 근사법4을 통해 계산되며, 그 확률은 P𝛼 ∝ e−2𝜋𝜂라는 수식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감쇠인자 𝜂Z1Z2e2/ℏ√𝜇/2E로 표현하며, Z1Z2는 두 원자핵의 전하수, μ는 축약 질량5, E는 상대 운동에너지, 는 플랑크 상수를 로 나눈 값을 의미합니다. 


핵이 무겁거나 전하수가 클수록, 입자의 에너지가 낮을수록 쿨롱장벽을 통과할 터널링의 확률은 낮아집니다. 반면 맥스웰-볼츠만 분포6 식인 f(E) ∝ e−E/kT 에 의하면 높은 에너지를 가질수록 입자가 존재할 확률은 줄어듭니다. 이는 양자 터널링과 상반된 경향을 보이므로, 두 효과가 동시에 작용하여 반응률7이 최대가 되는 지점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지점을 가모프 피크라고 합니다. 따라서 반응률 계산에는 단면적 σ(E)과 입자 존재 확률인 맥스웰-볼츠만 분포가 함께 고려됩니다. 단면적 σ(E)은 어떤 입자쌍이 충돌했을 때 반응이 일어날 확률을 나타내는 값으로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앞서 다룬 감쇠인자 수식에 의해 쿨롱 장벽의 영향을 받습니다.

S(E): 핵 내부 반응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천천히 변화하는 항


단면적을 포함한 핵융합의 반응률 평균값8을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그림 2. 맥스웰-볼츠만 분포와 터널링 확률의 중첩에 의한 가모프 피크(Gamow Peak)


결과적으로, 태양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는 것은 양자 터널링과 맥스웰-볼츠만 분포를 통해 쿨롱 장벽을 극복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에너지원으로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핵융합이 한 번만 일어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성된 에너지가 다시 새로운 핵융합을 일으키는 조건을 유지하여 연쇄적으로 반응이 이어지는 상태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핵융합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충족되어야 할까요?


로슨 기준(Lawson criterion)

핵융합 반응이 연쇄적으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응을 통해 생성되는 에너지가 손실되는 에너지보다 커야 합니다. 이를 만족하는 최소 조건을 로슨 기준이라고 합니다. 핵자들의 평균 운동에너지는 온도에 비례하므로, 온도를 높이면 입자들의 속도가 증가해 충돌에너지가 커집니다. 또한 입자 밀도가 높을수록 충돌 기회가 많아지고, 가둠시간이 길수록 총 반응량도 늘어납니다. 결국 핵융합의 지속 여부는 온도, 입자 밀도, 가둠시간에 의해 결정되며 로슨 기준은 아래와 같은 수식으로 표현됩니다.

𝑛: 입자 밀도, 𝜏E: 가둠시간, Τ: 절대온도, Ech: 핵융합 생성물의 에너지


따라서 반응에 참여하는 입자들의 밀도와 가둠시간의 곱이 일정한 온도 조건에서 요구되는 임곗값보다 크다면, 핵융합 반응에서 발생하는 에너지가 손실되는 에너지보다 커져 핵융합이 자발적으로 유지되는 상태, 즉 자체 점화 상태에 도달하게 됩니다.


핵융합이 일어나는 과정 - D-T 반응

핵융합 반응 중에서 인공적으로 구현하기 적합한 것은 D-T(중수소-삼중수소)반응입니다. 이 반응에서는 중수소와 삼중수소가 결합해 헬륨-4와 중성자 한 개를 생성하면서 총 17.6 MeV의 에너지를 방출합니다. 


그림 3. D-T 핵융합 반응 과정


이 과정에서 발생한 질량 결손인 약 3.12x10-29kg이 에너지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D–T 반응은 두 입자의 전하수가 작아 쿨롱장벽이 낮고, 터널링 확률이 높아 입자들이 실제로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므로 상대적으로 반응이 잘 일어납니다. 따라서 실제 태양 내부에서는 T(삼중수소)가 부족해 주로 P–P 반응9과 CNO 순환 반응10을 통해 에너지가 생성되지만, 인공 핵융합 연구에서는 더 효율적인 D–T 반응이 주로 사용됩니다.


핵융합을 일으키고 유지하기 위한 조건은 까다롭지만, 이를 극복한다면 인류는 태양처럼 무한한 청정에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어떻게 이 장벽을 넘어 핵융합을 현실로 만들 것인가?’입니다. 이번 꼭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 꼭지에서는 인공적으로 핵융합을 구현하는 방법과 인공 핵융합을 위한 대표적 장치인 토카막에 대해 자세히 살펴봅시다!



[각주]

1. 핵자(양성자, 중성자)를 서로 붙잡아 원자핵을 형성하는 힘

2. 1fm = 10−15m를 의미함

3. 열평형 상태에서 입자들이 가지는 속도(또는 에너지)에 따른 확률분포

4. 슈뢰딩거 방정식을 푸는 과정에서 파동 함수의 진폭 또는 위상이 거의 일정하다는 가정 아래 푸는 근사법

5. 두 물체가 서로에 대해 운동할 때, 그 운동을 ‘질량이 μ인 하나의 입자가 움직이는 것’으로 단순화한 등가 질량으로, μ = m1m2/m1+m2로 표현하며 여기서 m1, m2는 두 입자의 질량을 의미함

6. 열평형 상태에 있는 입자들의 에너지 분포, 즉 각 에너지를 가질 존재확률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냄. 여기서 E는 입자의 에너지, k는 볼츠만상수, T는 계의 절대온도를 의미함 

7. 단위 부피 내에서 단위 시간당 일어나는 핵융합 반응의 수

8. < > 기호는 평균값(기댓값)을 의미함

 9. 수소 원자핵 6개가 반응에 참여하여 헬륨 원자핵 1개와 수소 원자핵 2개를 생성하는 반응

10. 수소 원자핵 4개가 반응에 참여하여 헬륨 원자핵 1개를 생성하는 반응으로, 탄소, 질소, 산소는 촉매 역할을 함


[그림 출처]

그림 1. Berger, Henry. “Design of a Single-Hit Neutron Spectrometer for D–D Fusion.” In 2020 Summer Research Program for High School Juniors: Student Research Reports, Laboratory for Laser Energetics, University of Rochester, February 2020. 

그림 2. Cuda, Francesco. “Schematic Representation of the Gamow Peak with Fusion Window.” In Neutrino: Astrophysical Surveys and Properties, 2019. Figure. Via ResearchGate. 

그림 3. “핵융합,” 위키피디아 (Wikipedia), Accessed October 6, 2025, https://ko.wikipedia.org/wiki/%ED%95%B5%EC%9C%B5%ED%95%A9


[참고 자료]

1.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핵융합이란?”. n.d. Accessed October 6, 2025. 

2. Maciel, Walter J.Introduction to Stellar Structure. Cham: Springer, 2016. p.137-141

3. Wurzel, Samuel E., and Scott C. Hsu. “Progress toward Fusion Energy Breakeven and Gain as Measured against the Lawson Criterion.” Physics of Plasmas 29, no. 6 (June 2022): 062103. 

4. Townsend, R. H. D. “PHYS 633: Introduction to Stellar Astrophysics.” Lecture notes, University of Delaware, 2006. 

5. 김충섭. “핵융합 – 별의 물리학.” 『물리산책』. 네이버 지식백과. 네이버, 2009년 7월 24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567627&cid=58941&categoryId=58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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