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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팀X알리미] 이공계 진로 설계 안내서

[포스테키안 인터뷰] 이숙연 선배님과의 이야기

  • 등록일2026.01.13
  • 조회수1932

이숙연 선배님과의 이야기

자신만의 길을 가라


글. 무은재학부 25학번 31기 알리미 차윤서


여러분은 이공계 출신 대법관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대법관은 최고법원이자 최종심인 대법원을 구성하며, 법관으로서 최고의 영예이자 막중한 책임을 지는 위치입니다. 대법원은 법률을 최종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하는 역할을 하여 앞으로 모든 법원이 참고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법관의 판결은 단순히 한 사건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러한 대법관은 이공계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요, 지난 2024년 대한민국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법관이 탄생했습니다. 바로 포스텍 출신 이숙연 대법관님이십니다. 이번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서는 대법관 이숙연 선배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는데요, 선배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세종 컨퍼런스의 인공지능과 사법 세션에 패널로 참여


#1. 전국에 있는 포스테키안 구독자분들께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포스텍 1회 입학생이자 졸업생, 산업공학과(현재 산업경영공학과) 87학번 이숙연입니다. 학부 졸업 후 짧은 직장 생활을 하다가 우연한 계기로 법률을 공부하게 되었고, 사법시험에 도전한 후 1997년 2월부터 판사로 일해 오다, 2024년 8월 6일 대법관으로 취임하여 대법관직을 수행 중입니다. 올해 4월 출범한 사법부 인공지능 위원회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2. 선배님께서는 수석으로 포스텍에 입학해 산업공학을 전공하신 후, 사법 분야로 진로를 변경하셨는데요. 진로 전환까지의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저는 포스텍을 졸업한 후 대학원 진학보다는 현장 업무를 익히고자 대기업에 입사했는데요, 근무한 지 몇 달 되지 않아 해고를 당했습니다. 수석 입학생이었다가 해고된 경험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듯한 기분이었죠. 가족과 지인들로부터도 외면당하는 심정은 겪어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 후 다시 회사로 돌아가기 위해 직접 소장과 준비 서면을 작성해 해고 무효 확인 소송을 진행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법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1심에서 승소하였으나 회사 측의 항소로 소송이 장기화되었고, 본격적인 법 공부를 위해 법대에 3학년으로 학사 편입하였습니다. 편입 이듬해에 대법원까지 가서 최종 승소하였고 4학년 때 사법시험 1, 2차 동차로 합격하여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포스텍 재학 중 동아리 그룹사운드 공연(보컬) / 포스텍 재학 중 과 MT


#3. 예상하지 못한 해고 이후의 시기를 어떻게 견디고, 어떤 마음가짐으로 다시 나아가실 수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해고 후 진로 고민이 많았던 때를 돌아보면, 그 시기에도 가만히 있기보다는 법학, 외국어 공부 등을 하여 스스로 역량을 조금씩 쌓아 나가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엔 인생을 허비하고 싶지 않아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었고 그만큼 절박했기도 합니다. 또한 어려운 과정 중에도 자신을 믿고 다독거리며 차근차근 걸어왔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의 굴곡을 일찍 경험한 것이 제게 자양분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인생 앞에 겸손해지기 위해 부단히 자신을 돌아보고 있습니다.



#4. 최초의 이공계 출신 대법관으로서, 사법 업무에 대해 어떤 가치관과 태도를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먼저, 우리 사회가 기존의 가치체계나 법률 문화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 시대에도 번영을 이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그 혜택을 사회 전반에 골고루 나눌 수 있도록, 발전된 과학기술과 변화된 시대에 맞는 새로운 법률 해석을 통해 그 길을 열어 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고 믿습니다. 이를 위해서 ‘사법부 인공지능 위원회’를 통해 사법부가 재판 업무에 인공지능을 도입하는 데 있어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점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공학적 경험을 통해 쌓인 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법원 정보화, 과학적 접근을 통한 판결 등 다방면에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과학기술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에 이러한 강점도 계속 갈고닦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법관이 된 이후에도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는 등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5. 선배님께서는 법학 연구에도 정진하시어 다수의 논문을 게재하셨습니다. 논문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를 지속하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법관 경력이 8년 이상 정도 되면 보통 2~3년씩 같은 업무를 하게 되는데, 그 기간이 끝날 때마다 논문 한 편을 쓰자고 다짐했습니다. 새로운 종류의 사건을 맡게 되면 전에 같은 업무를 담당했던 판사님들이 써둔 메모가 큰 도움이 됩니다. 저도 이후 같은 업무를 담당하시는 판사님들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논문은 담고 싶은 논쟁을 담고 마지막에 자신이 하고 싶은 주장을 쓸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논문을 쓰면서 더 깊고 넓게 주제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은 길고 어려우나, 논문이 최종적으로 통과되어 게재되었을 때의 성취감은 무엇과도 비교하기 어렵습니다.


대법관 취임식(어머님과 함께)


#6. 대법관으로 임명되신 후 약 1년의 시간이 지났는데요. 대법관이 되신 후 느낀 점이나 바뀌게 된 생각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대법관직이 상당히 고된 일이라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최종심이자 최고 법원이라는 위상에 의해 느껴지는 중압감도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대법원 판결을 통해 사회의 규범을 확인하고 새로운 기준을 세워야 할 책임감을 느끼며, 사건마다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를 고심하게 됩니다. 또한, 대법관은 판결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역할들도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느꼈습니다. 특히 사회의 어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남은 임기를 어떻게 값지게 보낼지 숙고하고 있습니다.


법관 활동 사진(세계여성법관회의 참석, 왼쪽에서 네번째) / 함께한 무은재학부 25학번 31기 알리미 차윤서


#7. 마지막으로, 이공계를 꿈꾸는 학생들을 위한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선, ‘남을 따라 하지 말고 자신만의 길을 가라,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드는 사람이 되자.’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공학도가 아닌 법조인의 길로 들어섰지만, 법관이 된 후에도 저만이 가진 공학적 배경을 기반으로 이 조직 내에서 새롭고 가치 있는 것을 만들어내고자 노력했습니다.

또한, 자기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것을 따라가 보는 것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세상에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싶다면 이공계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공계를 꿈꾸신다면 세상에 없던 기술과 가치를 만드는 일에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어려움이 있더라도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해 보는 태도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텍 산업공학과 시절부터 대법관이 된 후의 이야기까지 이숙연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늘 새로운 성장을 꿈꾸며 도전하시는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도 선배님처럼 자신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어 소중한 말씀 전해주신 이숙연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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