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이 발견한 가능성,
그 이상의 미래를 응원하며:
입학사정관이 들려주는 2026학년도 심층다면면접 비하인드
글|입학팀 김연진 입학사정관
200분, 잠재력을 마주하다
작년 포스텍의 큰 화두 중 하나는 입시 개혁이었습니다. 2026학년도부터 포스텍은 일반전형Ⅰ에 심층다면면접을 도입하며 대대적인 전형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기존 약 1시간 내외로 진행되던 면접은 총 3시간 20분(200분)으로 확대되었고, 지원자는 생활기록부 기반 질의응답 중심의 개인 면접(20분), 정답이 없는 문제에 대해 자신만의 사고를 전개하는 개인 과제(100분), 최대 8인이 함께 참여해 주어진 상황 속 태도와 상호작용을 평가하는 그룹 활동(80분)을 통해, 보다 다양한 각도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좌) 조선일보 기사 (링크) / 2025.11.24. (우) 2026학년도 일반전형Ⅰ 면접 안내
가장 공정한 무대를 세우기 위한 사정관들의 치열한 기록
수십 차례의 회의로 핵심역량을 문제의 형태로 구조화하고, 직접 풀어보는 과정을 거치면서, 입학사정관들의 고민이 깊었음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신경 썼던 것은 새로운 면접이 공정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이었습니다. 실제 면접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여러 차례 모의 면접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하나씩 점검해 나갔습니다.
면접관 교육 자료 역시 기존 자료를 단순히 보완하는 수준이 아니라, 이번 심층다면면접에 맞게 처음부터 다시 구성했습니다. 또한 이번 면접에는 전체 전임교원 282명 중 학회나 해외 일정으로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한 270명이 면접관으로 투입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습니다. 지원자 1명당 최대 6명의 면접관에게 평가를 받도록 하여 채점을 둘러싼 공정성 시비를 없앴고, 평가 기준을 세밀하게 다듬어서 면접 유형별 평가자 간 채점 편차를 최소화하는 등 보이지 않는 사전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습니다.
오는 3월 말 입학팀 홈페이지에 공개될 선행학습 영향평가 결과보고서를 통해 문제와 해설을 살펴봐 주신다면 ‘아, 이런 얘기였구나’하고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좌) 모의 면접 중인 입학사정관들 (우) 면접 제시문 제작의 무한 굴레
정교한 모범 답안보다 빛났던 ‘나만의 관점’
“심층다면면접을 잘 보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요?”
“면접 시간이 길어지면 결국 번지르르하게 말을 잘하는 학생이 유리한 것 아닌가요?”
지난 한 해 동안 고교 현장에서 선생님들과 학생 여러분께 가장 많이 받은 질문입니다.
이에 대해 저는 종종 이렇게 답하곤 합니다.
“특별한 준비보다는, 전날 충분히 숙면하고 오는 학생이 면접을 잘 봅니다.”
농담처럼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심층다면면접은 준비하면 할수록 자가당착에 빠지기 쉬운 구조입니다. 이 면접은 남들보다 문제를 많이 풀어보았거나, 언변이 뛰어나거나, 정교하게 다듬어진 ‘모범 답안’을 제시하는 지원자를 선발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평소 관심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고 끈기 있게 파고들어 본 경험이 있는 학생, 뉴스와 책을 자주 접하며 시야를 넓히고 자신만의 관점을 형성해 본 학생에게 더 유리한 면접이라 할 수 있습니다.
대학 입학을 ‘결과’가 아닌 꿈을 실현해 가는 ‘과정’의 출발점으로 이해하고, 포스텍이라는 최고의 연구 환경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신의 길을 개척할 잠재력을 지닌 ‘Pathfinder’를 선발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본질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두 가지 사례를 소개해 볼까 합니다.
한 지원자의 생활기록부에는 ‘무척 내향적인 학생’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었습니다. 실제 면접에서도 말솜씨가 유려한 편은 아니었고, 시선을 자주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답변을 이어갔습니다.
“생활기록부에는 내성적이라고 적혀 있는데, 생각보다 말을 잘하네요?”
일부러 이렇게 말을 건네자, 긴장이 풀린 듯 표정이 밝아지며 좋아하는 연구 분야에 대해 아까보다 훨씬 커진 목소리로 띄엄띄엄, 그러나 신나게 자신만의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허락되었다면 연구 이야기로 밤을 새워도 부족했을 것입니다. 이 지원자에게서는 이공계 연구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호기심이 분명히 느껴졌습니다.
또 다른 사례로, 그룹 활동 내내 말수가 적어 혹시 면접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저를 다소 걱정하게 했던 지원자가 있었습니다. 묵묵히 고개만 끄덕이던 이 지원자의 진가는 토론이 교착 상태에 빠졌을 때 비로소 드러났습니다. 양측의 주장을 차분히 정리한 뒤, 각각의 장점을 살린 절충안을 조곤조곤 제시한 것입니다. 이는 모든 의견을 주의 깊게 듣고, 충분히 이해하지 않았다면 결코 내놓을 수 없는 제안이었습니다. ‘I am all ears’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이 학생은, 앞으로도 다양한 배경을 지닌 연구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최선의 방향을 제시하는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잠재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왼쪽부터) 면접 대기 장소 세팅에 분주한 구성원들 / 그룹 활동 면접장 세팅 중 / 마지막까지 지원자 동선을 재점검하는 사정관들
선발을 넘어, 서로의 가치를 확인하는 ‘상호 선택’의 시간
이렇듯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들이 포스텍에 모이기 위해서는, 면접관이 지원자를 평가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지원자 역시 포스텍이 자신을 진정으로 성장시켜 줄 대학인지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지원자들이 면접을 계기로 다양한 포스텍 구성원과 대화할 장을 마련했고, 학부모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이 생활하게 될 캠퍼스를 구석구석 체험하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포스텍 또한 지원자와 학부모님들로부터 평가받는 자리였습니다. 엄중한 고민 끝에 포스텍을 선택해 주신 학부모님들과 모든 새내기 포스테키안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심층다면면접이 진행되는 동안, 캠퍼스 내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학부모 설명회
이제, 당신이 내딛는 발걸음으로 새로운 지도가 그려집니다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바와는 조금 다르게도, 이번 면접 개편의 성과는 단기간에 가시적으로 드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2026학년도 신입생들이 졸업할 즈음, 이들이 어떤 연구자 또는 기업가로 성장해 있는지를 지켜본 뒤에야 비로소 그 효과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포스텍은 앞으로도 소수정예 대학만이 감히 시도할 수 있는 도전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그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함께 개척해 나갈 미래의 포스테키안 여러분을, 저희 입학사정관들은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면접 당일 풍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