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ADMISSION
ACADEMICS
RESEARCH
STUDENT LIFE
NEWS CENTER
ABOUT
OUR DIFFERENCE

검색으로 간편하게 원하는 포스텍의 정보를 찾아보세요.

News center

대학 공식 블로그

[Philosophy & Values] [POSTECH 40 Stories] 영원히 식지 않을 지식의 용광로 - AI 시대에도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 등록일2026.09.03
  • 조회수319

영원히 식지 않을 지식의 용광로

- AI 시대에도 도서관이 필요한 이유


글|대외협력팀 & 학술정보팀


Editor's Note

1986년 개교와 함께 문을 연 ‘포항공대 중앙도서관’에서 지금의 ‘박태준학술정보관’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은 전통적 서고의 역할을 넘어 연구중심대학의 핵심 신경망이 되어 주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도서관 자동화 시스템 'LINNET' 개발부터 SCI 연구 성과 분석 개척, 그리고 오늘날 이용자 중심의 'Living Library'와 AI 시대의 연구 데이터 관리(Research Data Management, RDM)에 이르기까지, 도서관은 늘 시대의 변화보다 한발 앞서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개교 40주년을 맞아 그 변화의 기록을 학술정보팀과의 두 차례 대담으로 정리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도서관의 역할은 달라졌지만, 40년 전 지펴진 용광로만큼은 여전히 뜨거웠고, 앞으로도 오래 꺼지지 않을 듯합니다.


※ 이번 대담에는 1988년 입사해 2025년 정년퇴직까지 도서관의 변화를 지켜본 한수안 선생님과, 현재 학술정보팀을 이끄는 권태훈 선생님, 유동훈 선생님, 이진솔 선생님이 함께해 주셨습니다.


2025학년도 상반기 직원 정년퇴임식에서 촬영한 학술정보팀 단체사진 (2025.08.21.)


대한민국 최초 연구중심대학의 도서관


Q. POSTECH 개교 초기는 대한민국 고등교육 역사에서 연구중심대학이라는 개념 자체가 낯설던 시절이었습니다. 당시 도서관의 출발점은 어땠나요?

[한수안 선생님 (이하 ‘한’)]개교 초기부터 우리 대학은 세계 일류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했어요. 도서관 역시 단순한 도서 수장고가 아니라 연구를 직접 지원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출발했습니다. 대학 본부에서도 서울의 대형 종합대학 못지않은 예산을 지원해 주셨죠.


개교 전 도서 정리 현장


Q.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지원과 시도들이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한]해외 학술지 구독은 물론이고, 전화선(DACOMNET, KIETLINE)을 통해 해외 데이터뱅크에 접속할 때 발생하는 통신 비용까지 대학에서 전액 부담했어요. 도서관에 없는 자료를 국내외 기관에서 구해오는 원문 복사 서비스(Document Delivery Service, DDS)도 이용자 부담 없이 지원했죠. 하루에 원문 신청만 80~100건이 들어와 사서 한 사람이 하루 종일 그 업무만 전담할 정도였습니다. 미국의 학술지 백이슈(Back Issue) 처분 소식을 듣고 컨테이너 분량의 학술지를 도입한 것도 그 무렵의 일입니다. 개교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대학이 그 이전 시기의 연구 자료까지 갖출 수 있었던 배경이죠.


현 무은재기념관이 개교 초부터 2003년 2월까지 도서관 건물로 사용되었다.


Q. 자료를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시스템을 직접 개발한 점도 눈에 띕니다.

[한]우리 도서관은 국내 최초의 카드리스 (Cardless) 도서관으로 개관했습니다. 다른 도서관 로비마다 놓여 있던 목록함* 없이, 처음부터 단말기로 검색하고 대출하는 방식이었어요. 사서 두 사람과 전산 인력이 붙어 대출 시스템부터 자체 개발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검색으로 도서 위치를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과거엔 도서명, 저자, 출판사, 청구기호가 기록된 ‘도서 목록 카드’를 한 장씩 확인하며 필요한 책을 찾았다. (출처: 국립중앙도서관)


학술지 관리가 제일 복잡했습니다. 한때 2,000종 가까이 구독했는데 학술지별로 연간 발행 횟수가 6회부터 50회까지 제각각이었으니까요. 초기에는 시스템과 카드를 이중으로 관리할 정도였습니다. 그 문제를 풀기 위해 미국에서 연속간행물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국내 실정에 맞게 고쳤고, 기존 시스템과 합쳐 1993년 LINNET(Library Information Network)을 완성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이후 40여 개의 국내 대학 및 연구기관에 보급되었고, 전국 도서관 관계자들을 우리 대학으로 초청해 몇 달씩 시스템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1997년 1월에 개최된 제 1회 LINNET 사용자협의회 세미나. 당시 도서관장을 역임한 컴퓨터공학과 방승양 교수가 마이크를 잡고 있다.


Q. LINNET은 도서관 내부의 업무 개선에 그치지 않았다고요.

[한] 학술지를 많이 갖고 있던 것은 서울대도, KAIST도 마찬가지였어요. 다만 그것을 시스템과 연결해 기관 사이에 원문이 오가도록 만든 것은 우리가 먼저였습니다. LINNET을 쓰는 도서관들을 중심으로 원문복사를 자동 처리하는 상호대차 네트워크가 만들어졌죠.



자료 수집을 넘어 연구 성과 분석으로


Q. POSTECH 도서관이 국내 최초로 SCI 논문 데이터 분석을 시작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한]CD-ROM으로 SCI 데이터를 다루면서 자료를 깊이 들여다보다 보니, 내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찾는 데서 그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동종 분야의 경쟁 연구자나 벤치마킹 기관이 논문을 얼마나 쓰고 그것이 얼마나 인용되는지를 이 안에서 데이터로 뽑아낼 수 있겠다고 본 거죠.

우리가 시작한 이 SCI 업적 분석 연구는 서울대, 부산대 등 전국 대학으로 전파되었고, 한국학술진흥재단(현 한국연구재단)의 국가 전체 연구 실적 분석 프로젝트 수행과 중앙일보 대학평가의 초기 지표 기틀 마련으로 이어졌습니다. 행정 부서가 국가기관 프로젝트를 수주해 수행한 사례는 당시로선 드문 일이었습니다.

[권태훈 선생님 (이하 ‘권’)]그 유산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어요. 최근에는 글로벌 레벨에서의 기관별·학과별 심층 연구 분석 보고서를 발행하고 있습니다. 'SciVal' 같은 분석 툴과 'RIMS(Research Information Management System, 연구업적관리시스템)'를 활용해 우리 대학의 위상을 객관적인 데이터로 조명하는 작업이죠. 17개 학과 보고서 가운데는 분량이 140페이지에 이르는 것도 있습니다.

[이진솔 선생님 (이하 ‘이’)]이공계 특화 대학이다 보니 논문 데이터의 집적도와 퀄리티가 높아 깊이 있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종합대학은 논문 규모 자체가 훨씬 커서 이 정도로 관리하기가 쉽지 않아요. 교무처나 학과, BK21 사업단에서도 도서관의 분석 데이터를 신뢰하고 활용해 주고 계십니다. 



'조용한 서고'에서 숨 쉬는 'Living Library'로


Q. 2021년을 기점으로 박태준학술정보관의 공간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리모델링 이후 어떤 변화가 일어났나요?

[한] 2003년에 새로운 도서관 건물을 지어 옮겨 왔을 때는 층마다 커다란 원형 서비스 데스크를 놓았어요. 그런데 학생들은 오히려 예전 도서관을 편하게 여겼습니다. 들어오면 웅장하고 조용해서 뭔가 말하면 안 될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거든요. 접근성도 떨어진다고들 했고요.

[권]과거의 도서관이 묵직하고 조용한 서고 위주였다면, 지금은 이용자가 머물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Living Library'입니다. 몰입을 위한 조용한 포커스 존부터 토론과 협업이 가능한 공간, 휴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Fun & Play' 존까지 다양하게 재편했어요. 1층에는 카페, 편의점을 두고, 무은재학부, 입학팀, 국제협력팀 등 행정 부서를 배치해 학생들이 일상적으로 드나들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실제로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도 학생들의 출입 인원과 장기 체류 시간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학생들이 칸막이 독서실 형태보다 중앙 원형 아트리움처럼 층고가 높고 탁 트인 오픈형 공간을 훨씬 더 선호한다는 사실이에요.

[유동훈 선생님 (이하 ‘유’)] 예전에는 그룹스터디룸을 쓰러 오거나 열람실을 쓰러 오거나, 두 가지뿐이었어요. 지금은 휴게 공간에 친구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도서관이 생활의 일부처럼 쓰이는 것 같습니다.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니 요구도 달라졌어요. 공기의 질이나 냉방, 얼음정수기, 텀블러 세척기 같은 것들이죠.



Q. 포항 시민들과 지역사회에 2층 공간을 전면 개방한 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국가 지원을 받는 대학으로서 지역사회와의 공존은 소명이라고 봅니다. 사립대학이라 해도 대학이 지역과 단절될 수는 없어요. 그 공공성을 대학 안에서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기관이 도서관이고요. 예전에는 출입 가능 인원을 한정해 운영했는데, 이제는 정해진 운영 시간 안에서라면 누구나 이용하실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2층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습니다. 다만 시험 기간 3주 동안은 재학생들의 학습 공간을 지키기 위해 출입을 제한하고 있고요.

[권]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2층은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중앙 로비가 지나가는 통로에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은 시민들이 그 공간을 채워 주고 있어요. 가족 단위로 와서 책도 보고 ‘POSTECH 1986’ 역사미래관 전시도 관람하시죠. 2023년에는 포항시 「원북원포항」 책 선포식을 도서관에서 열면서 시와 MOU도 체결했습니다. 상호 협력 체계구축을 위한 문화행사 지원, 인적자원 및 정보 공유 등의 내용이었어요.

[이]공간을 함께 쓰는 데서 나아가 미래지성아카데미에서 주관하는 초청 강연, 작가와의 대화, 북피크닉 같은 문화 행사 등을 통해 시민과 포스테키안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자리를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유] 지금은 시민과 학생이 도서관 안에 함께 있기는 하지만 각자 따로 있는 편입니다. 학생들도 지역사회의 구성원이니까, 서로 접점이 생기고 섞일 수 있는 자리를 도서관이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POSTECH은 2024년 한국도서관협회에서 주관한 ‘한국도서관상’에서 사립대 최초로 대상을 수상했다. 도서관을 문화와 쉼이 있는 복합문화 학습공간이자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열린 공간으로 구축하고, 국내 연구실적의 전 세계적 확산에 기여하는 Open Access 플랫폼을 운영한 점이 높이 평가됐다.


기록을 남기는 일


Q. 학술정보팀은 도서관 업무 외에 대학 기록물 관리도 함께 맡고 있습니다. 어떤 일인가요?

[권]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은 원래 별개의 기관으로 존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헌정보 전문가와 기록 전문가도 구분되고요. 다만 겹치는 영역이 넓다 보니 우리처럼 한 조직이 세 가지 기능을 함께 수행하는 형태가 있는데, 도서관계에서는 이를 라키비움(Larchiveum, Library + Archives + Museum)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대학이 기록관리 업무를 시작한 지는 10년 정도 됐습니다. 

우리가 다루는 것은 학술 자료처럼 외부에서 구입해서 채우는 자료가 아니라 우리 대학에서만 생산되는 것들입니다. 행정 기록, 사진, 간행물, 구술 기록 같은 것들이죠. 밖에서 구해 올 수 없는 자료라는 점이 학술 자료와 결정적으로 다릅니다. 


Q. 기록물 수집이 지금 시점에 특히 중요한 이유가 있을까요?

[한] 40년간 축적된 대학의 기록만큼은 AI가 접근하거나 가공할 수 없는, 우리 대학만의 자산입니다. 조직이 작다고 해서 이것을 놓아 버리면 다시 모을 방법이 없어요.


Q. 수집한 기록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권] 2023년 역사미래관을 조성했습니다. 기록을 보존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갖추게 된 셈이죠. 3면 영상에 담긴 대학 대표 연구성과 8선은 올해 40주년을 맞아 새롭게 재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40주년 행사를 기획할 수 있는 것도 결국 과거의 기록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남아 있어야 엮어서 이야기를 만들 수 있으니까요.

[유] 역사미래관이라는 이름에는 과거만이 아니라 미래의 방향도 함께 보여준다는 뜻이 담겨 있습니다. 청소년이나 방문객이 우리 대학의 연구 성과를 눈높이에 맞게 볼 수 있는 창구이기도 하고요.


 대학 역사미래관 ‘POSTECH 1986 ‘ 개관식 (2023.01.26.)


AI 시대, 도서관과 사서의 새로운 본질을 묻다


Q.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정보 검색 방식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도서관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이]전자저널과 이북(e-Book) 이용 통계를 보면, 계속 우상향 형태로 증가하는 패턴이었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감소했습니다. 생성형 AI 보편화 이후 학생과 연구자들이 원문 검색 단계를 거치지 않고 생성형 AI가 추천하는 논문 위주로 접근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접근성은 높아졌지만 특정 데이터로 쏠리거나 할루시네이션이 섞일 위험도 함께 커졌죠.

[권] 구글 스칼라가 처음 나왔을 때도 비슷한 고민이 있었습니다. 도서관이 구독한 자료인데 이용자는 무료로 열린 줄 아는 상황이었죠. 다만 그때는 출판사를 거치니 이용 통계가 남았습니다. 지금은 그마저 남지 않아요. 신뢰할 수 있는 정보는 도서관이 갖고 있는데, 편리함 때문에 도서관을 우회하게 되는 겁니다.


Q. 그렇다면 사서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한]단순히 정보를 찾아주는 일이라면 이제 필요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AI가 가져온 정보가 믿을 만한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사서예요. 정보의 신뢰성을 검증하고 기준을 제시하는 전문가로 옮겨 가야 한다고 봅니다.

[권]그래서 AI 리터러시 교육과 인용 가이드라인을 정리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AI를 저자로 표기해도 되는지, 어떻게 인용해야 하는지, 출판사별 정책은 어떤지 같은 것들이죠. 워낙 빠르게 바뀌어서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검색 시스템에도 AI를 얹어, 정확한 키워드 대신 개념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결과를 큐레이션해 주는 차세대 검색(Primo NDE)을 내년 중 선보일 예정입니다.



다음 40년을 준비하며


Q. 도서관은 어떤 미래를 기대하고 준비하고 있나요?

[한] 크게 세 가지라고 봅니다. 논문 이전의 연구 데이터를 관리하는 체계(RDM), 대학 고유 자산인 아카이브의 강화, 그리고 논문 접근성을 높이는 오픈 액세스 확장입니다.

[권] RDM은 논문이 나오기까지 쌓인 실험·설문·측정 데이터를 규칙을 갖고 모아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해외 주요 연구지원기관을 중심으로 공공 연구비가 투입된 연구에 대해 데이터관리계획(DMP, Data Management Plan)을 요구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연구데이터 공유를 확대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같은 연구를 하는 사람이 처음부터 실험을 세팅하지 않아도 되니 연구의 속도가 달라집니다. 여력이 필요한 일이라 중장기 과제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9년 교육동이 건립되면 도서관 2층과 브리지로 연결됩니다. 시민이 캠퍼스 안으로 더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는 구조가 되는 셈이죠. 지역과 대학을 잇는 문화 거점으로 한 번 더 확장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4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도서관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권] 인도의 도서관학자 랑가나단은 '도서관은 성장하는 유기체'라고 했습니다. 자료 형태와 기술이 아무리 변해도 도서관의 변하지 않는 본질은 이용자의 시간을 줄이고, 원하는 정보에 닿게 하고, 이용자의 성장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성장을 넘어 성공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학생의 성공, 연구자의 성공, 그것을 뒷받침하는 기관이 도서관이 아닐까 합니다.


콘텐츠 담당부서
담당부서
대외협력팀
E-mail
postech-pr@postech.ac.kr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