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반도체/융합 박경덕 교수 연구팀, 상온에서 빛나는 양자 발광체 개발… 효율 130배 끌어올렸다
[간단한 열처리 공정으로 2차원 반도체 상온 발광 한계 극복] 최근 POSTECH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융합대학원 박경덕 교수, 물리학과 박사과정 문태영 씨 연구팀은 UNIST 화학과 서영덕 교수와의 연구를 통해 일상적인 실온에서도 안정적으로 빛을 내는 고효율 양자 발광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구는 필라멘트가 달궈지며 빛을 내고, 형광등은 전기가 기체를 자극해 빛을 만든다. 반도체가 빛을 내는 방식은 또 다르다. '전자'와 '정공(빈자리)'이 만나 짝을 이루었다가 사라질 때 빛이 방출되는데, 이 짝을 '엑시톤(exiton)'이라 한다. 특히, 엑시톤이 특정 위치에 안정적으로 머물면 빛을 아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 통신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있었다. 실험실 밖, 즉 상온에서는 엑시톤이 쉽게 퍼지고 발광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반도체 내부에 남아 있는 잉여 전자가 엑시톤의 발광을 막아 에너지가 빛이 아닌 열로 소모됐다. 둘째, 엑시톤을 한 지점에 안정적으로 붙잡아 둘 구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먼저 잉여 전자가 쌓이는 원인을 반도체와 금속 기판 사이에 생기는 ‘물 분자층’에서 찾았다. 원자 세 겹 두께의 2차원 반도체 ‘이황화 몰리브덴’을 금 기판 위에 올리면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아주 얇은 물 층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 층이 전자가 기판으로 이동하는 길을 막았고, 전자가 반도체 안에 과도하게 남아 발광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결 방법은 단순했다. 300℃ 진공 환경에서 한 시간 동안 열처리를 하자 물 분자층이 증발했고, 반도체 내부 잉여 전자들이 금 기판으로 빠져나갔다. 전자가 쌓이지 않게 되자 빛 대신 열로 새던 에너지 손실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엑시톤을 한 지점에 모으는 일이었다. 연구팀은 반도체 표면에 지름 500nm(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홀’을 만들었다. 이 구조는 주변보다 에너지가 낮은 영역을 형성해 빗물이 낮은 곳으로 모이듯 엑시톤을 한 지점으로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계산 결과 약 98%의 엑시톤이 나노홀 중심에 모여 사실상 한 곳에 갇히는 것이 확인됐다. 이 두 가지 전략을 결합하자, 상온에서 엑시톤 발광 세기가 기존 대비 약 15배 증가했고, 발광 효율은 0.076%에서 10%로 약 130배 뛰었다. 또, 원자간력현미경 탐침으로 압력을 가했을 때 발광 세기가 120% 강해지고, 압력을 제거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와 빛 세기를 물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도 확인됐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실험실 밖에서도 작동하는 양자 발광체를 구현했다는 것“이라며, ”열처리 공정은 대량 생산 가능성을 의미하며, 단일광자 광원, 초고효율 LED, 태양전지, 광 컴퓨팅 소자 등 분야 응용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서영덕 교수는 "전하 제어와 변형도 공학을 결합한 접근법이 2차원 소재 기반 양자 정보 플랫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사업, 삼성과학기술재단,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y2186
신소재 김연수 교수 연구팀, 자연의 ‘나선 비밀’ 풀었다… 스스로 움직이는 소프트 나선 로봇 탄생
[덩굴식물·미생물 움직임 모방한 자가 구동 하이드로겔 개발] 스스로 감기고 풀리며 움직이는 로봇이 현실이 되고 있다. POSTECH 신소재공학과 김연수 교수, 정태훈 박사 연구팀이 자연의 나선 구조를 모방해 작은 변형을 큰 움직임으로 증폭시키는 생체 모사 소프트 로봇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덩굴식물이 지지대를 타고 오르는 모습을 자세히 보면 단순히 감겨 올라가는 게 아니다. 나선형으로 몸을 비틀면서 작은 힘으로도 높이 올라간다. 짚신벌레 같은 단세포 생물은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스프링처럼 몸을 순식간에 움츠리는데, 이것도 나선 구조 덕분이다. 나선형은 작은 움직임을 크고 빠른 움직임으로 바꿔주는 일종의 '자연이 설계한 증폭 장치'다.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이 원리를 로봇에 적용하고 싶었다. 인공 근육이나 소프트 로봇에 나선 구조를 넣으려는 시도가 꾸준히 있었지만, 번번이 같은 벽에 막혔다. 서로 다른 소재를 복잡하게 이어 붙이거나 까다로운 제작 공정을 거쳐야 했고, 그렇게 만들어도 자연만큼 역동적인 움직임이 나오지 않았다. 연구팀은 찾은 해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여러 재료를 이어 붙이는 대신, 처음부터 나선형으로 굳히는 것이다. 연구팀은 유리 모세관 표면에 포토마스크를 나선형으로 감고, 내부에 자외선 흡수제를 넣은 뒤 빛으로 굳히는 ‘광중합’ 방식을 적용했다. 그러자 빛이 안쪽과 바깥쪽에 다르게 닿으면서 하나의 소재 안에 농도 차이가 생기고, 이 차이가 자연스럽게 나선형 구조를 만들었다. 복잡한 조립 과정 없이 단일 소재만으로도 자연의 움직임 설계를 구현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선형 하이드로겔은 열, 빛, 산성 환경 등 다양한 자극에 반응해 수축한다. 특히, 열을 가했을 때 일반 구조보다 길이 방향 수축이 1.6배 더 크게 나타났다. 같은 힘을 주더라도 훨씬 더 멀리, 더 크게 움직일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이용해 끈을 따라 자벌레처럼 한 방향으로 기어가는 소프트 로봇을 실제로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움직이는 기능까지 구현했다. 화학물질이 산화와 환원을 자동으로 반복하는 '벨루소프–자보틴스키 반응1)'을 결합해 전기나 배터리 없이도 주기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젤을 만들었다. 이 소재는 마치 심장이 뛰듯 스스로 감기고 풀리는 운동을 반복했으며, 기존 막대형 구조 대비 진동 폭은 4배, 수축 속도는 3.4배 빠른 성능을 보였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소재 기술을 넘어, 자연의 기하학적 설계를 활용한 새로운 설계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체내를 이동하는 의료용 마이크로 로봇, 스스로 작동하는 인공 근육, 웨어러블 소프트 기기 등 다양한 산업과 일상 속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기대된다. 작은 움직임을 크게 바꾸는 자연의 지혜가 미래 로봇 기술의 핵심 열쇠가 되고 있다. 제1저자인 정태훈 박사는 “자연의 나선 구조가 만드는 움직임 증폭 원리에 주목했고, 이를 자가진동 화학 반응과 결합해 단일 소재만으로도 스스로 크게 움직이는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김연수 교수는 “전력이나 복잡한 제어 없이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차세대 마이크로 로봇과 인공근육 개발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사업 및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부처협력 R&D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02/adma.202521736 1. 벨루소프-자보틴스키 반응(Belousov-Zhabotinsky reaction, BZ 반응):일정 조건에서 금속 촉매가 산화와 환원 상태를 주기적으로 오가며 , 화학 에너지를 규칙적이고 반복적인 움직임(화학적 파동)으로 변환하는 대표적인 화학 진동 반응.
이상민·박수진 교수 공동 연구팀, 배터리 속 ‘모래성 붕괴’ 막았다... 초박막 코팅으로 300회 충전에도 ‘끈끈’
[유기 용매·저압 구동 버티는 고체전해질 표면 설계로 배터리 '표면 분해' 해결] 불이 나지 않는 배터리.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사람들이 오래 기다려 온 기술이다. 최근 그 기대에 응답하는 연구가 나왔다. 눈에 보이지도 않을 만큼 얇은 보호막 하나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전지의 난제를 풀어냈다. POSTECH 배터리공학과·신소재공학과 이상민 교수, 배터리공학과 통합과정 고수민 씨 연구팀과 화학과 박수진 교수, 화학과 통합과정 이형석 씨 연구팀이 수행한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표지 논문(cover)으로 게재됐다. 전기차 화재 뉴스는 이제 낯설지 않다. 한번 불이 붙으면 쉽게 꺼지지 않는 이유는 배터리 내부의 ‘액체 전해질’ 때문이다. 전기를 전달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불에 취약하다. 이를 고체로 바꾼 전고체전지는 화재 위험을 근본적으로 줄일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은 리튬이온 이동이 빠르고 전극과 잘 밀착돼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다. 문제는 만들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황화물계 고체전해질로 배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하는 유기용매나 공기 중의 미량 수분만으로도 표면이 쉽게 분해됐기 때문이다. 마치 모래성이 물에 닿으면 무너지듯, 배터리를 완성하기도 전에 성능이 떨어졌다. 여기에 실제 구동 환경인 낮은 압력에서는 전극 내부 접촉이 점차 느슨해지며 성능 저하가 가속됐다. 재료는 뛰어나지만 제조 공정과 실제 작동 환경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초박막 보호막’이라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아이디어로 해결했다. 대표적인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인 LPSCl1) 표면에 플루오로카본(–CF₃) 말단을 가진 ‘자가조립 단분자층’을 형성해 두께는 약 1nm(나노미터) 수준의 보호막을 만들었다. 이 막은 유기용매와 수분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면서 이와 동시에 전해질 내부 구조와 리튬이온 전도 성능은 그대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 이 보호막은 전기화학적 안정성도 크게 높였다. 분석 결과, 1.0C(C-rate)2)의 빠른 충·방전 조건에서 배터리가 안정적으로 오래 작동했다. 코인 셀(coin cell) 수준의 낮은 압력(≈0.3 MPa)에서도 전극 내부 접촉 손실을 효과적으로 줄이며 성능을 유지했다. 무엇보다 완전한 배터리 셀(full cell) 실험에서 300번의 충·방전을 반복한 뒤에도 초기 용량의 90.5%를 유지했다. 에너지밀도와 장수명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는 전고체전지 상용화의 핵심 기준을 충족한 결과다. 이번 성과는 전기차와 에너지 저장 장치의 안전성과 수명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핵심 기술로 이어질 전망이다. 전고체전지 상용화를 앞당길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이상민 교수는 “고체전해질 표면 안정화가 전극 제작부터 실제 구동까지 이어지는 계면 안정성을 확보해 전고체전지 공정 신뢰성과 저압 구동 내구성을 높일 수 있음을 확인했다”라고 연구 의의를 전했다. 또, 박수진 교수는 “자가조립 단분자층 기반 표면처리는 공정이 단순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해 대면적 전극 제조로 확장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기술 혁신 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역혁신 메가프로젝트사업과 산업혁신인재 성장지원(R&D) 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02/aenm.202503019 1. LPSCl(lithium phosphorous sulfur chloride, Li6PS5Cl) : 아지로다이트 계열(Argyrodite-type)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일종으로, 2020년 삼성전자 및 삼성SDI의 기술 개발 이후 현재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는 고체전해질이다. 2. C(C-rate): 배터리 분야에서 쓰는 충·방전 속도 단위(C-rate)다. 예를 들어, 1C는 배터리를 한 시간에 완전히 충전/방전하는 속도를 말하며, 0.5C는 두 시간에 완전히 충·방전하는 속도다.
화공 손재성 교수 연구팀, 컴퓨터 혼자 설계한 열전 발전기, 효율 여덟 배 뛰었다
[열전발전기 효율 극대화를 위한 최적 설계 기법 제시] 컴퓨터에 조건만 입력했더니,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모양의 열전 발전기가 나왔다. 심지어 효율도 기존보다 8배 이상 뛰었다. 인간의 감이나 경험이 아니라, 수많은 계산이 만든 성과다. 최근 POSTECH 화학공학과 손재성 교수·이정수 박사 연구팀은 UNIST 기계공학과 정하영 교수와 함께 버려지는 열을 전기로 바꾸는 발전기 구조를 컴퓨터 스스로 설계하게 하는 ‘범용 설계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자동차 배기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 제철소와 반도체 공장에서 쉬지 않고 흘러나오는 산업 폐열, 손목에서 느껴지는 체온까지.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어마어마한 양의 에너지가 아무 쓸모 없이 공기 중으로 사라지고 있다. 이 낭비를 막을 기술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열전 발전'이라 불리는 이 기술은 온도 차이만 있으면 전기를 만들 수 있어, 별도의 연료 없이 버려지는 열을 재활용할 수 있다. 나사(NASA)가 우주 탐사선에 전력을 공급할 때 쓰는 바로 그 원리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다. 연구를 통해 열전 소재 자체의 성능은 꾸준히 좋아졌지만, 막상 현장에 적용하면 기대만큼 효율이 나오지 않는 일이 반복됐다. 문제는 재료가 아니라 발전기 '구조'다. 열이 어떤 경로로 들어오고 나가는지, 전기적 저항은 어떻게 분포하는지 등 복잡한 요소들이 한꺼번에 맞물려야 비로소 제 성능을 낸다. 그러나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대부분 직관과 반복 실험에 의존해 구조를 설계해 왔다. 연구팀은 컴퓨터에 이를 맡겼다. 연구팀이 활용한 '토폴로지 최적화(Topology Optimization)1)' 기법은 사람이 “이 모양이 좋겠다”라고 추측하는 대신, 컴퓨터가 조건을 분석해 가장 효율적인 3차원 구조를 직접 그려내는 방식이다. 열 환경, 재료 물성, 접촉저항, 전기 부하 조건 등 실제로 영향을 주는 요소를 다 고려해 발전 효율을 최대화하도록 설계한 ‘범용 설계 프레임워크’를 만든 것이다. 결과는 놀라웠다. 열전 발전기 기본 형태는 단순한 직육면체, 네모반듯한 벽돌 모양이 전부였다. 사람이 설계하면 자연스럽게 익숙하고 만들기 편한 형태로 수렴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컴퓨터가 내놓은 구조는 'I자형', '비대칭 모래시계형' 같은, 인간의 직관으로는 좀처럼 떠올리기 어려운 독특한 형태였다. 이 구조들은 열의 흐름을 정교하게 조절해 발전기 위아래 온도 차이를 최대로 키우고, 전기 저항과 접촉 손실을 동시에 줄이며, 연결된 전기 부하 조건까지 고려해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끌어올리도록 설계된 형태였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실제로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설계된 구조를 제작하고 성능을 검증했다. 기존 직육면체 구조와 비교해 최대 8.2배 높은 발전 효율을 기록했으며, 컴퓨터가 예측한 값과 실제 실험 결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열이 낭비되는 시대에서, 열이 다시 전기가 되는 시대가 한 걸음 더 가까워질 전망이다. 손재성 교수는 “‘좋은 재료를 찾는 경쟁’을 넘어, 실제 열 환경에 맞춰 형상을 자동 설계하는 ‘설계 기반 성능 향상’이라는 새로운 경로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또한, 정하영 교수는 “사람의 시행착오 없이 입력 조건만으로 최적 구조를 도출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AI와의 융합을 통해 적용 범위와 파급력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국가전략기술소재개발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69901-3 1. 토폴로지 최적화(Topology Optimization, TO): 주어진 하중·경계조건·제약(부피, 열·전기 조건 등) 하에서 목표 성능을 최대화(또는 최소화)하도록 재료의 분포와 구조 형상을 컴퓨터가 자동으로 결정하는 수치 최적화 설계 기법이다.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국내 최초‘ Nature 동일 발간호에 2편 동시 게재
[2주 연속 네이처誌 게재] POSTECH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Nature)’의 한 호 (Issue)에 교신 저자로서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기록을 세웠다. 연구팀은 메타표면 기술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상업적 레벨의 메타렌즈 대량생산 공정 기술’과, 메타표면을 실제 기기에 적용한 ‘차세대 2D·3D 스위칭 디스플레이 기술’을 각각 별개의 논문으로 네이처의 한 호(issue)에 발표하며 전세계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노준석 교수는 2주 연속으로 네이처지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얻었다. 두 논문은 4월 30일 발행되는 네이처 발간호에 동시에 실릴 예정으로, 국내 연구자가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교신저자로서 서로 다른 두 연구를 동시 게재한 최초 사례이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노준석 교수는 “처음 메타물질의 원리가 발견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과학을 기술로 변환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량생산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였고, 미래 디스플레이 등 미래 주요 산업에서의 획기적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 원문 기사 더보기: https://buly.kr/74YZLGi https://buly.kr/15QnzQt ▶️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6-10369-y https://doi.org/10.1038/s41586-026-10318-9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전압 하나로 현미경 모드 전환… ‘스위치형 메타렌즈’ 나왔다
[스위치 하나로 세 가지 관찰 모드를 넘나드는 이미징 기술 개발] 스마트폰 카메라는 버튼 하나로 일반 촬영과 야간 모드를 오간다. 현미경은 어떨까? 세포를 관찰하려면 관찰 방식을 바꿀 때마다 장비를 돌리고,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 전압 하나만으로 현미경의 관찰 방식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렌즈가 등장했다.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재경·김홍윤 씨 연구팀이 전기 신호만으로 ‘명시야’, ‘암시야’, 그리고 이 두 방식을 동시에 구현하는 ‘준암시야’ 이미징까지 가능한 메타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과 응용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현미경으로 세포나 미생물을 관찰할 때,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하나는 '명시야(Bright-field)' 방식으로, 빛을 그대로 통과시켜 세포의 전체 모양을 밝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암시야(Dark-field)' 방식으로, 직접 통과한 빛은 걸러내고 세포 표면에서 튕겨 나온 빛만 모아 세포 내 작은 구조를 강조한다. 문제는 이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장비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초소형·휴대용 현미경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큰 장애물이었다. 연구팀은 초박형 ‘메타렌즈’에 주목했다. 메타렌즈는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 구조로 빛을 제어하는 차세대 광학 소자다. 그러나 한 번 만들어지면 그 기능이 고정되는 한계가 있었다. 명시야용으로 만들면 명시야만, 암시야용으로 만들면 암시야만 관찰할 수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압에 따라 빛 흡수 특성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를 내부에 도입했다. 금속과 절연체가 층층이 쌓인 메타렌즈 중심에 고분자 박막을 삽입해, 전압에 따라 렌즈 중심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0.2V(볼트) 전압에서는 렌즈 중심으로 빛이 자유롭게 통과해 세포 윤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명시야 이미징이 구현됐다. 전압을 0.8V까지 높이자, 렌즈의 중심을 통과하는 직진 빛이 차단되고 세포 표면에서 산란한 빛만 남아 세포핵과 내부가 또렷하게 부각되는 암시야 이미징으로 전환됐다. 특히, 두 전압의 중간 영역에서는 투과광과 산란광이 공존하는 '준암시야(quasi-dark-field)' 모드가 구현돼 세포의 전체 형태와 내부 구조를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 심장 섬유아세포 촬영을 통해서도 성능을 검증했다. 명시야에서는 넓고 평평한 세포 전체 형태가, 암시야에서는 세포핵과 내부 구조가 강조됐으며, 준암시야 모드에서는 두 가지 정보가 하나의 이미지 안에 동시에 담겼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작동에 필요한 전압이 1V 이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향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혈액 세포나 세균을 관찰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 바이오 진단 기기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광학 시스템, 자율주행차와 드론에 쓰이는 라이다(LiDAR) 센서에도 응용이 기대된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전압으로 메타렌즈 이미징의 다기능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며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 광학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POSCO(포스코) 산학연융합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21/acsnano.5c21163
전자/IT융합/기계/융합 김철홍 교수 연구팀, 태반을 읽는 새로운 방법… 빛과 소리로 ‘엄마와 아기의 비밀 통로’를 들여다보다
[태반 초음파·광음향 영상 기술의 현재와 미래 총망라] POSTECH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연구팀이 가톨릭대의대 의공학교실·의과학과 최원석 교수, 허베이의대 산과 Zhifen Yang 교수 연구팀과 함께 빛과 소리를 활용해 태반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최신 의료영상 기술을 정리하고, 임신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리뷰 논문은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임신 기간에만 존재하는 장기가 있다. 바로 아기와 엄마를 이어 주는 태반이다. 태반은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며 면역을 조절하는 등 임신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태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임신중독증, 태아 성장 제한, 조산, 반복 유산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신 중 태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출산과 함께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아 오랫동안 ‘미지의 장기’로 남아있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다. 안전하고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태반 미세혈관이나 구조나 기능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할 기술로 ‘광음향 영상(Photoacoustic imaging)’에 주목했다. 광음향 영상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빛을 흡수할 때 발생하는 초음파 신호를 활용해 혈관 구조와 산소 상태를 동시에 보여준다. 기존 초음파의 깊은 조직 관찰 능력과 결합하면 태반 구조, 혈류, 산소 공급 상태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초음파 기법과 광음향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동물 및 전임상 연구 사례를 통해 태반 혈관 재형성과 산소 변화의 영상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초음파 영상을 넘어 혈류 흐름을 매우 빠르게 포착하는 ‘초고속 도플러 영상’, 조직의 물리적 특성을 수치화하는 ‘정량 초음파’, 조직의 단단함을 측정하는 ‘전단파 탄성 영상’ 등 최신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태반 미세혈관의 혈류와 기능을 직접 평가하려는 연구가 빠르게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영상 지표 표준화, 반복 측정 신뢰성 확보, 인공지능 기반 분석 도입이 이루어진다면 임신 합병증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 영상 기술 정리에서 나아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미래 의료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철홍 교수는 “빛과 소리를 활용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태반을 읽어낼 길이 열리고 있다”라며 “임신 합병증을 빨리 이해하고 예방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최원석 교수는 “초음파 기술 발전으로 태반 진단의 새로운 방법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라며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POSTECH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이동현 씨,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지웅 씨,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허진석 씨,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전현서 씨, 가톨릭대의대 최원석 교수, 중국 허베이의대 Zhifen Yang 교수, 조직학·발생학과 Shiyang Chang 씨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BK21 FOUR 사업과 중국 국가 및 허베이성 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d2184
배터리 이민아 교수 연구팀, 불 안 나는 수계 배터리, 수명 문제도 해결했다
[아연 전착과 경쟁하는 수소 발생 잡아 수계배터리 상용화 난제 돌파] 전기차 화재, 스마트폰 발열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한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해질로 ‘물’을 쓰는 수계아연배터리는 그 유력한 대안이지만, 배터리를 사용할 때 물이 분해되며 원치 않는 수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고질적인 약점이 상용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그런데 국내 연구팀이 단순한 방법으로 이를 해결했다. POSTECH 친환경소재대학원 배터리공학과 이민아 교수, 권민형 박사 연구팀이 구리 집전체를 친환경 용액에 잠깐 담그는 표면 처리 공정으로, 수계아연배터리의 수소 발생을 억제하고, 아연이 안정적으로 충·방전되도록 유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에너지 스토리지 머터리얼즈(Energy Storage Material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수계아연배터리는 쉽게 불이 붙는 유기 용매를 쓰는 기존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화재 위험이 낮고, 음극 소재인 아연 금속은 용량이 크고 경제적이다. 태양광과 풍력 같은 친환경 재생에너지를 저장하는 대형 에너지저장장치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이유다. 문제는 수계 전해질에서 아연 금속을 환원시키는 과정에서 물 분자가 아연보다 먼저 분해되면서 수소 기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수소 기체는 아연이 전극에 고르게 쌓이는 것을 방해해, 금속이 나뭇가지처럼 들쭉날쭉하게 자라거나 원치않는 부산물을 만들고, 결국에는 배터리의 용량과 수명을 갉아먹는 주범이다. 기존 연구들이 대부분 수계전해질을 개량하여 수소 기체의 발생을 줄이는 것에 집중했다면 연구팀은 수소가 만들어지는 출발점, 즉 물과 아연이 동시에 환원되는 구리 집전체의 표면에 주목했다. 연구팀이 선택한 방법은 구리 집전체를 ‘공융용매(Deep Eutectic Solvent)’라는 특수 용액에 담그는 것이다. 공정 자체는 단순하지만, 효과는 컸다. 이 과정에서 구리 표면에 자연적으로 생긴 산화막이 깨끗이 제거되는 동시에, 수 나노미터(nm) 두께의 얇은 유기 보호층이 새로 형성됐다. 이 보호층은 수소 이온이 구리의 표면에 달라붙지 못하도록 막아 수소 기체 생성을 원천 차단한다. 여기에 더해, 환원 초기 단계에서 자발적으로 구리와 아연으로 이루어진 합금층이 균일하게 형성되도록 해 아연이 판상형으로 촘촘하게 쌓이는 환경을 만들었다. 이 방식으로 성장한 아연은 이상적인 두께에 근접한 106% 수준으로 빽빽하게 쌓였으며, 결정립 크기도 2μm(마이크로미터) 이상으로 성장했다. 결정립이 클수록 아연 입자의 표면적이 줄어 충·방전 반복에도 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성능 지표도 현재까지 보고된 수계아연배터리 중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아연 사용률 30% 조건에서 누적 용량 5.8Ah/cm²(암페어시 퍼 제곱센티미터), 50% 조건에서도 2.2Ah/cm²를 달성했다. 또한, 실험실 수준을 넘어 상용 파우치셀 형태에서도 안정적인 작동이 확인돼 상용화 가능성을 높였다. POSTECH 이민아 교수는 “기존 연구에서 간과된 집전체 표면에 반응 선택성을 부여하여 수계배터리의 효율 저하를 근본적으로 해결했다"라며,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대형 에너지저장장치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안전하고 경제적인 수계아연배터리 상용화를 앞당길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NRF) STEAM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배터리특성화대학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16/j.ensm.2026.104960
물리/반도체/융합 박경덕 교수 연구팀, AI 전력난 뒤집을 빛의 혁신… 엑시톤 확산 8,300% 증폭 현상 최초 발견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 시대 ‘게임체인저’ 등장… 전자의 한계를 넘는 차세대 저전력 AI 반도체 핵심 원리 세계 최초 제시] 기초과학 연구가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전력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POSTECH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융합대학원·반도체대학원 박경덕 교수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의 ‘엑시톤(exciton)’ 이동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간에서 정밀하게 제어하고, 이를 기존 대비 최대 8,300%까지 증폭시키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물리 현상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과 반도체 발열 문제로 대표되는 AI 시대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전달 방식의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현재 반도체는 전자의 흐름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전자가 이동할수록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이는 곧 에너지 손실과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는 도시 하나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할 정도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엑시톤’이다. 엑시톤은 반도체 내부에서 빛과 전자의 성질이 결합된 입자로, 전기적으로 중성이기 때문에 이동 과정에서 열 발생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차세대 초저전력 정보 전달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엑시톤을 원하는 방식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실제 소자 응용에 큰 제약이 있었다. 박경덕 교수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빛과 전기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나노 공진 분광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빛과 전기장이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최소 선폭 정도의 초미세 공간에 모이면서, 반도체 내부의 ‘에너지 지형’을 나노 공간에서 정밀하게 제어하고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의 이형우 박사는 이 방법을 통해 특정 영역에 엑시톤을 집중시켰고, 그 과정에서 기존 이론과는 다른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좁은 공간에 모인 엑시톤들이 서로 밀어내며, 오히려 더 빠르고 강하게 바깥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단순히 엑시톤의 개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엑시톤이 얼마나 가파르게 몰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밀도 기울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최대 8,300%에 달하는 엑시톤 확산 증폭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이 현상은 전압만으로 실시간 제어가 가능했다. 스위치를 켜고 끄듯, 전압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엑시톤의 이동 방향과 세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향후 반도체 칩 내부에서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존 전자 기반 회로를 넘어, 빛과 입자의 특성을 동시에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엑시톤 회로’ 구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초저전력 인터커넥트, 고효율 광전자 소자, 차세대 태양전지 등에서 엑시톤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미래 산업에서 새로운 설계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그리고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속적인 기초연구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나노광학 및 양자물성 연구를 꾸준히 지원한 결과,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 확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를 진행한 이형우 박사와 문태영 씨는 “이번 연구는 나노미터 공간에서 엑시톤의 이동을 직접 생성하고 관측한 첫 사례로, 기존에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이동 메커니즘을 확인했다”며 “엑시톤 기반 소자 설계의 핵심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 성과는 기초물리 연구를 통해 산업기술 적용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향후 저전력 AI 반도체와 신개념 광소자 융합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현지 기준으로 지난 3월 31일 게재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563-026-02569-8
IT융합/기계/전자/융합 박성민 교수 연구팀, “잃어버린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빛으로 읽고, AI로 되살린 '나의 목소리'
[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음성 복원하는 기술 개발] 소리 없이 말해도 들린다. 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빛으로 읽고, AI를 이용해 실제 목소리로 되살리는 기술이 발표됐다. POSTECH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박성민 교수, 기계공학과 홍성욱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현지 기준 지난 3월 23일 사이언스(Science) 파트너 저널 의공학 분야 학술지인 ‘사이보그 및 바이오닉 시스템(Cyborg and Bionic Systems)’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연구의 출발점은 사람이 말할 때 목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 있다. 소리를 만드는 건 성대만이 아니다. 발화할 때마다 목 주변 근육과 피부도 함께 움직이며, 그로 인해 피부 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 지도'가 그려진다. 연구팀은 바로 이 미세한 움직임 속에 사람이 말하려는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정보를 읽어내기 위해 연구팀은 ‘다축 변형 매핑(Multiaxial strain mapping)1) 센서’를 개발했다.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 위에 기준이 되는 작은 점들(marker)과 소형 카메라를 결합한 이 센서는 목에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피부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포착한다. 착용 위치와 조임 정도를 개인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재착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일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센서가 수집한 움직임 패턴은 AI가 분석한다. 사용자가 말하려는 단어나 문장을 추정하고, 개인의 음성 특징을 학습한 음성 합성 기술과 결합해 실제 목소리로 재생한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말'을 읽고 음성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기존의 음성 복원 기술은 ‘근전도’나 ‘뇌파’ 등 생체신호를 활용했지만, 장비가 복잡하고 착용이 불편해 일상생활에서 쓰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wearable) 형태의 센서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며, 주변 소음이 심한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음성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활용 범위도 넓다. 성대 질환이나 후두 수술로 목소리를 잃은 환자의 의사소통 보조는 물론, 마이크나 무전기 없이 소통이 가능한 산업 현장용 기술, 더 나아가 도서관이나 회의실에서 소리 없이 대화하는 '조용한 커뮤니케이션'까지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POSTECH 박성민 교수는 "이 기술로 발성 장애 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 날을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발성 장애 환자는 물론, 주변 소음이 심한 공장이나 산업 현장, 나아가 소리 없는 대화까지 응용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교육부 박사과정연구장려금사업,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spj.science.org/doi/10.34133/cbsystems.0536 1. 다축 변형 매핑(Multiaxial strain mapping): 기존 변형률 센서가 1개 축의 움직임만 감지할 수 있었던 한계를 넘어, 2축 이상의 다각도 변형을 동시에 측정해 표면의 변화를 입체적인 '맵(Map)'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