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국내 최초‘ Nature 동일 발간호에 2편 동시 게재
[2주 연속 네이처誌 게재] POSTECH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Nature)’의 한 호 (Issue)에 교신 저자로서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기록을 세웠다. 연구팀은 메타표면 기술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상업적 레벨의 메타렌즈 대량생산 공정 기술’과, 메타표면을 실제 기기에 적용한 ‘차세대 2D·3D 스위칭 디스플레이 기술’을 각각 별개의 논문으로 네이처의 한 호(issue)에 발표하며 전세계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노준석 교수는 2주 연속으로 네이처지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얻었다. 두 논문은 4월 30일 발행되는 네이처 발간호에 동시에 실릴 예정으로, 국내 연구자가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교신저자로서 서로 다른 두 연구를 동시 게재한 최초 사례이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노준석 교수는 “처음 메타물질의 원리가 발견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과학을 기술로 변환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량생산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였고, 미래 디스플레이 등 미래 주요 산업에서의 획기적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 원문 기사 더보기: https://buly.kr/74YZLGi https://buly.kr/15QnzQt ▶️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6-10369-y https://doi.org/10.1038/s41586-026-10318-9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전압 하나로 현미경 모드 전환… ‘스위치형 메타렌즈’ 나왔다
[스위치 하나로 세 가지 관찰 모드를 넘나드는 이미징 기술 개발] 스마트폰 카메라는 버튼 하나로 일반 촬영과 야간 모드를 오간다. 현미경은 어떨까? 세포를 관찰하려면 관찰 방식을 바꿀 때마다 장비를 돌리고,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 전압 하나만으로 현미경의 관찰 방식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렌즈가 등장했다.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재경·김홍윤 씨 연구팀이 전기 신호만으로 ‘명시야’, ‘암시야’, 그리고 이 두 방식을 동시에 구현하는 ‘준암시야’ 이미징까지 가능한 메타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과 응용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현미경으로 세포나 미생물을 관찰할 때,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하나는 '명시야(Bright-field)' 방식으로, 빛을 그대로 통과시켜 세포의 전체 모양을 밝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암시야(Dark-field)' 방식으로, 직접 통과한 빛은 걸러내고 세포 표면에서 튕겨 나온 빛만 모아 세포 내 작은 구조를 강조한다. 문제는 이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장비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초소형·휴대용 현미경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큰 장애물이었다. 연구팀은 초박형 ‘메타렌즈’에 주목했다. 메타렌즈는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 구조로 빛을 제어하는 차세대 광학 소자다. 그러나 한 번 만들어지면 그 기능이 고정되는 한계가 있었다. 명시야용으로 만들면 명시야만, 암시야용으로 만들면 암시야만 관찰할 수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압에 따라 빛 흡수 특성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를 내부에 도입했다. 금속과 절연체가 층층이 쌓인 메타렌즈 중심에 고분자 박막을 삽입해, 전압에 따라 렌즈 중심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0.2V(볼트) 전압에서는 렌즈 중심으로 빛이 자유롭게 통과해 세포 윤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명시야 이미징이 구현됐다. 전압을 0.8V까지 높이자, 렌즈의 중심을 통과하는 직진 빛이 차단되고 세포 표면에서 산란한 빛만 남아 세포핵과 내부가 또렷하게 부각되는 암시야 이미징으로 전환됐다. 특히, 두 전압의 중간 영역에서는 투과광과 산란광이 공존하는 '준암시야(quasi-dark-field)' 모드가 구현돼 세포의 전체 형태와 내부 구조를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 심장 섬유아세포 촬영을 통해서도 성능을 검증했다. 명시야에서는 넓고 평평한 세포 전체 형태가, 암시야에서는 세포핵과 내부 구조가 강조됐으며, 준암시야 모드에서는 두 가지 정보가 하나의 이미지 안에 동시에 담겼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작동에 필요한 전압이 1V 이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향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혈액 세포나 세균을 관찰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 바이오 진단 기기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광학 시스템, 자율주행차와 드론에 쓰이는 라이다(LiDAR) 센서에도 응용이 기대된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전압으로 메타렌즈 이미징의 다기능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며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 광학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POSCO(포스코) 산학연융합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21/acsnano.5c21163
전자/IT융합/기계/융합 김철홍 교수 연구팀, 태반을 읽는 새로운 방법… 빛과 소리로 ‘엄마와 아기의 비밀 통로’를 들여다보다
[태반 초음파·광음향 영상 기술의 현재와 미래 총망라] POSTECH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연구팀이 가톨릭대의대 의공학교실·의과학과 최원석 교수, 허베이의대 산과 Zhifen Yang 교수 연구팀과 함께 빛과 소리를 활용해 태반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최신 의료영상 기술을 정리하고, 임신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리뷰 논문은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임신 기간에만 존재하는 장기가 있다. 바로 아기와 엄마를 이어 주는 태반이다. 태반은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며 면역을 조절하는 등 임신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태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임신중독증, 태아 성장 제한, 조산, 반복 유산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신 중 태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출산과 함께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아 오랫동안 ‘미지의 장기’로 남아있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다. 안전하고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태반 미세혈관이나 구조나 기능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할 기술로 ‘광음향 영상(Photoacoustic imaging)’에 주목했다. 광음향 영상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빛을 흡수할 때 발생하는 초음파 신호를 활용해 혈관 구조와 산소 상태를 동시에 보여준다. 기존 초음파의 깊은 조직 관찰 능력과 결합하면 태반 구조, 혈류, 산소 공급 상태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초음파 기법과 광음향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동물 및 전임상 연구 사례를 통해 태반 혈관 재형성과 산소 변화의 영상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초음파 영상을 넘어 혈류 흐름을 매우 빠르게 포착하는 ‘초고속 도플러 영상’, 조직의 물리적 특성을 수치화하는 ‘정량 초음파’, 조직의 단단함을 측정하는 ‘전단파 탄성 영상’ 등 최신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태반 미세혈관의 혈류와 기능을 직접 평가하려는 연구가 빠르게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영상 지표 표준화, 반복 측정 신뢰성 확보, 인공지능 기반 분석 도입이 이루어진다면 임신 합병증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 영상 기술 정리에서 나아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미래 의료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철홍 교수는 “빛과 소리를 활용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태반을 읽어낼 길이 열리고 있다”라며 “임신 합병증을 빨리 이해하고 예방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최원석 교수는 “초음파 기술 발전으로 태반 진단의 새로운 방법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라며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POSTECH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이동현 씨,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지웅 씨,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허진석 씨,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전현서 씨, 가톨릭대의대 최원석 교수, 중국 허베이의대 Zhifen Yang 교수, 조직학·발생학과 Shiyang Chang 씨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BK21 FOUR 사업과 중국 국가 및 허베이성 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d2184
IT융합/기계/전자/융합 박성민 교수 연구팀, “잃어버린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빛으로 읽고, AI로 되살린 '나의 목소리'
[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음성 복원하는 기술 개발] 소리 없이 말해도 들린다. 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빛으로 읽고, AI를 이용해 실제 목소리로 되살리는 기술이 발표됐다. POSTECH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박성민 교수, 기계공학과 홍성욱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현지 기준 지난 3월 23일 사이언스(Science) 파트너 저널 의공학 분야 학술지인 ‘사이보그 및 바이오닉 시스템(Cyborg and Bionic Systems)’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연구의 출발점은 사람이 말할 때 목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 있다. 소리를 만드는 건 성대만이 아니다. 발화할 때마다 목 주변 근육과 피부도 함께 움직이며, 그로 인해 피부 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 지도'가 그려진다. 연구팀은 바로 이 미세한 움직임 속에 사람이 말하려는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정보를 읽어내기 위해 연구팀은 ‘다축 변형 매핑(Multiaxial strain mapping)1) 센서’를 개발했다.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 위에 기준이 되는 작은 점들(marker)과 소형 카메라를 결합한 이 센서는 목에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피부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포착한다. 착용 위치와 조임 정도를 개인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재착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일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센서가 수집한 움직임 패턴은 AI가 분석한다. 사용자가 말하려는 단어나 문장을 추정하고, 개인의 음성 특징을 학습한 음성 합성 기술과 결합해 실제 목소리로 재생한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말'을 읽고 음성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기존의 음성 복원 기술은 ‘근전도’나 ‘뇌파’ 등 생체신호를 활용했지만, 장비가 복잡하고 착용이 불편해 일상생활에서 쓰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wearable) 형태의 센서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며, 주변 소음이 심한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음성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활용 범위도 넓다. 성대 질환이나 후두 수술로 목소리를 잃은 환자의 의사소통 보조는 물론, 마이크나 무전기 없이 소통이 가능한 산업 현장용 기술, 더 나아가 도서관이나 회의실에서 소리 없이 대화하는 '조용한 커뮤니케이션'까지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POSTECH 박성민 교수는 "이 기술로 발성 장애 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 날을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발성 장애 환자는 물론, 주변 소음이 심한 공장이나 산업 현장, 나아가 소리 없는 대화까지 응용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교육부 박사과정연구장려금사업,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spj.science.org/doi/10.34133/cbsystems.0536 1. 다축 변형 매핑(Multiaxial strain mapping): 기존 변형률 센서가 1개 축의 움직임만 감지할 수 있었던 한계를 넘어, 2축 이상의 다각도 변형을 동시에 측정해 표면의 변화를 입체적인 '맵(Map)'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기계 안지환 교수 연구팀, “열에도 안 무너지는 촉매” 탄소중립 기술 약점 잡았다
[고온에서도 버티는 ‘금속-금속 촉매’ 원천기술 개발]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수소로 깨끗한 에너지를 만드는 기술의 핵심은 ‘촉매’다. 하지만 고온에서 작동해야 하는 차세대 에너지 장치 안에서 촉매가 쉽게 망가지는 문제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를 해결할 새로운 촉매 설계법이 발표됐다. POSTECH 기계공학과 안지환 교수, 김현민 박사 연구팀은 중국 난징정보과학기술대(NUIST) 윤페이부(Yunfei Bu) 교수, UNIST 조승호 교수, 서울대 한정우 교수와 함께 고온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금속-금속’ 구조 촉매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게재됐다. ‘고체 산화물 전지(Solid Oxide Cell)1)’는 700℃ 이상 고온에서 수소로 전기를 만들거나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화학물질로 바꾸는 친환경 에너지 장치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하는 촉매가 쉽게 망가진다는 점이다. 기존 촉매는 ‘금속’과 ‘산화물’이 맞닿은 구조인데, 두 물질의 ‘결’이 맞지 않아 시간이 지나면 틈이 생기고, 결국 나노입자들이 뭉치거나 구조가 무너지게 된다. 마치 서로 다른 재질의 퍼즐을 억지로 끼워 맞춰 금이 가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촉매의 구조 자체를 바꿨다. ‘금속’과 ‘산화물’을 붙이는 대신, ‘금속’과 ‘금속’을 연결한 ‘금속-금속’ 계면2) 구조를 설계한 것이다. 이를 위해 ‘이중층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이하 LDH)3)’에 주목했다. 이 소재는 열을 가하면 구조가 재배열되는 특성이 있는데,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금속 지지체와 나노입자가 하나로 결합된 안정적인 ‘금속-금속’ 계면이 형성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이 원리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코발트와 철이 결합된 합금 촉매를 구현했다. 이렇게 형성된 구조는 서로 다른 물질을 억지로 붙인 기존 방식과 달리, 금속끼리 단단하게 맞물려 고온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이 촉매는 600℃ 이상 고온에서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했으며, 800℃에서는 단위 면적당 1.57W의 높은 출력 성능을 기록했다. 또한 산소 이온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소재와 결합했을 때 성능과 내구성이 동시에 향상되는 것도 확인됐다. 이는 장시간 운전에도 성능 저하가 적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는 저온 소재에 머물렀던 기술의 한계를 넘어, 고온 전기화학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상용화될 경우 수소 연료전지의 효율을 끌어올리고, 이산화탄소를 다시 연료로 전환하는 기술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특히 전력 소비가 급증하는 데이터센터 등에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핵심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김현민 박사는 “이 기술은 수소 연료전지를 넘어 이산화탄소 전환과 합성연료 생산 등 다양한 차세대 에너지 변환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범용적 설계 전략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안지환 교수는 “고체산화물전지를 포함한 고온 전기화학 시스템에서 촉매 활성·내구성·연료 다양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전극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라며, “수소 경제와 탄소중립 에너지 기술 경쟁에서 국내 원천 소재·공정 기술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지원사업 및 세종과학펠로우십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 DOI: https://advanced.onlinelibrary.wiley.com/doi/10.1002/adfm.202526545 1. 고체 산화물 전지(Solid Oxide Cell, SOC) : 고온에서 연료전지 모드를 통해 연료 (예시: 수소, 탄화수소 등)의 화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직접 변환하거나 전해 모드를 통해 전기 에너지를 연료 (예시: 수소, 일산화탄소, 합성 가스 등)으로 직접 변화하는 고체 전해질 기반 전기화학적 에너지 변환 장치를 말한다. 2. 금속-금속 계면(Metal-Metal Junction) : 금속 지지체와 표면에 분포한 금속 나노입자가 맞닿는 계면을 의미한다. 3. 이중층 수산화물(Layered Double Hydroxide, LDH) : 원자 수준에서 다양한 금속을 균일하게 배치할 수 있는 2차원 층상 구조체로, 정교한 촉매 설계를 위한 혁신적인 ‘프레임워크(Framework)’ 역할을 한다.
IT융합/기계/전자/융합 박성민 교수 연구팀, 몸속에서 스스로 부드러워진다? ‘변신 전극’ 나왔다
[가변 강성·액체 금속 적용 척수 신경 자극기 개발, 삽입 편의성·장기 안정성 확보] 약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성 질환을 전기로 다스릴 수 있다면 어떨까. 신경에 직접 신호를 보내 몸의 균형을 되돌리는 ‘신경 조절’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가능성을 한 단계 현실로 끌어당겼다. POSTECH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박성민 교수, 기계공학과 홍성욱 박사 연구팀이 몸속에 삽입할 때는 단단하고, 몸 안에서 수분과 만나면 부드럽게 변하는 척수 신경 자극기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이자 의공학 분야 학술지인 ‘npj 유연 전자소자(npj flexible electronics)’ 온라인판에 현지 기준으로 지난 4일 소개됐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은 흔히 생활 습관이나 유전 문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의학계에서는 ‘신경 불균형’이 근본 원인 중 하나라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약 대신 신경에 직접 전기 신호를 보내 몸의 조절 기능을 되살리는 ‘신경 조절1)’ 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신경 조절’ 치료 핵심은 신경과 밀착해 자극과 신호를 주고받는 신경 자극기다. 문제는 이 자극기가 삽입 과정에서는 좁은 척수 공간을 정확하게 통과할 만큼 단단해야 하고, 자리 잡은 이후에는 주변 신경 조직처럼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모두 만족해야 하는 모순이 이 분야의 가장 큰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팀이 찾은 해법은 '변신'이다. 물에 녹는 ‘희생층’을 활용한 가변 강성 구조를 적용해, 삽입 시에는 단단함을 유지하고 체내 수분을 만나면 수 분 내에 부드럽게 변하도록 설계했다. 딱딱한 알약 캡슐이 위에서 녹아 약 성분을 내보내는 것처럼, 이 장치도 환경에 반응해 스스로 형태를 바꾼다. 부드러워진 장치는 척수에 밀착된 상태로 신경 조직과 함께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전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개선했다.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저항이 변하면서 신호가 불안정할 수 있는 ‘고체 금속’ 대신 연구팀은 ‘액체 금속’을 사용했다. 액체 금속은 형태가 변해도 전기적 특성이 거의 유지돼, 자유롭게 움직이는 환경에서 안정적인 신호 전달이 가능하다. 비용도 줄였다. 기존 신경 자극기는 고가의 반도체 공정과 금 소재를 사용해 제작 비용이 비싸지만, 연구팀의 기술은 액체 금속과 레이저 가공 공정을 적용해 제조 단가를 크게 낮췄다. 쥐의 척수에 장치를 부착해 교감신경을 조절한 결과, 혈압을 낮추고, 발바닥 통증 자극에 따른 감각 신호를 안정적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 자극’과 ‘신호 측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양방향 신경 인터페이스’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 기술의 활용 범위는 넓다. 미주신경 자극을 통한 간질·우울증 치료, 척수 신경 자극을 활용한 고혈압 조절과 마비 재활, 경골 신경 자극을 이용한 과민성 방광 치료 등 약물 치료에 한계가 있거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박성민 교수는 "기계적·전기적 성능과 의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신경 자극기 기술"이라며,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한 지능형 신경 조절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교육부 박사과정연구장려금사업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의 국가연구소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528-026-00557-1 1. 신경 조절(Neuromodulation): 약물 중심의 기존 치료를 넘어, 전기적 자극, 자기장, 빛 등을 통해 중추·말초·자율신경계의 활동을 조절하여 우울증, 통증, 인지기능 저하 등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또는 침습적 방법입니다.
김철홍·안용주 교수 공동 연구팀, 혈관 좁아진 뒤 ‘혈류 정체’, 뇌졸중 재발 위험 높인다
[초고속 초음파로 혈류 정체 및 뇌졸중 재발 위험도 간 연관성 규명] 뇌졸중 환자 중 일부는 치료 이후에도 병이 다시 찾아온다. 같은 치료를 받아도 누구는 재발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국내 연구진이 그 단서를 혈관 속 ‘혈류 흐름’에서 찾아냈다. POSTECH 김철홍·안용주 교수 연구팀과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김범준 교수 공동 연구팀이 혈관이 좁아지면 혈류가 일시적으로 정체되고, 이러한 환경이 혈전 형성을 촉진해 뇌졸중 재발과 뇌 손상 위험을 높일 수 있음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뇌졸중 분야 국제 학술지 ‘스트로크(Stroke)’에 게재됐다. 뇌졸중은 재발 위험이 매우 큰 질환이다. 특히, 혈관 벽에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쌓여 생긴 덩어리(플라크)가 원인인 경우, 항혈소판제를 복용해도 재발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혈관이 좁아지면 혈액이 통과한 뒤쪽에서 흐름이 일시적으로 느려지거나 머무는 구간이 생길 수 있다. 이는 강물이 바위를 지나간 뒤 물이 잠시 맴도는 소용돌이와 비슷한 현상이다. 연구팀은 환자마다 재발 여부가 달라지는 이유가 혈관 내부 환경 차이에서 비롯될 수 있다고 보고 연구를 시작했다. 연구팀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받은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분석했다. 일부 환자의 CT나 MRI 영상에서 고음영 동맥 징후(hyperdense artery sign)1) ‘블루밍 아티팩트(blooming artifact)2)가 나타났는데, 연구팀은 이를 ‘clot sign(혈전 징후)’으로 정의하고, 혈전에 적혈구가 많이 포함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상 단서로 활용했다. 분석 결과, ‘clot sign’이 나타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뇌졸중 재발 위험이 약 2.76배 높았다. 특히, 1년 이내 재발 위험은 3.5배 더 높았으며, 뇌경색으로 손상된 뇌 조직 부피도 약 3배 정도 컸다. (부피 중앙값 10.17cc vs 3.59cc) 연구팀은 혈관 협착 주변 혈류 환경을 확인하기 위해 동물실험도 진행했다. 쥐 혈관에 협착을 만든 뒤 ‘협착 앞쪽’, ‘협착 정점’, ‘협착 뒤쪽’로 구간을 나누고, 초고속 초음파로 혈류 흐름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협착 뒤쪽 구간에서 혈액이 머무르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RRT3))가 ‘협착 정점’보다 약 3배 높게 나타났다. 이 구간에서는 혈전 속 적혈구 비율도 높았다. 이는 혈관이 좁아진 뒤쪽에서 혈류가 오래 머무는 환경이 적혈구가 많이 포획된 혈전을 만들고, 이러한 혈전이 뇌졸중 재발과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뇌졸중 재발 위험을 더욱 정밀하게 평가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논문 공동1저자인 POSTECH 정동영 박사는 “향후 다기관 전향적 연구를 통해 혈류 정체 지표의 임상적 기준을 정립하고, 실제 진료 현장에서 재발 고위험 환자를 선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발전시키겠다”라고 전했다. 한편, POSTECH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융합대학원 정동영 박사, 전자전기공학과 통합과정 안준호 씨, IT융합공학과 ·융합대학원 안용주 교수,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 등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의사과학자 양성 프로그램 및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 지원 프로그램, 과학기술정보통신부·교육부 재원의 한국연구재단 지원 프로그램, BK21, Glocal 30 대학 프로젝트, 대한신경초음파학회,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지원 등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161/STROKEAHA.125.053896 1. 고음영 동맥 징후(hyperdense artery sign): 비조영 CT에서 혈관이 정상보다 더 밝게 보이는 소견으로, 혈관 안에 적혈구가 많은 급성 혈전이 형성되면서 헤모글로빈 농도가 증가해 X선이 더 많이 흡수되어 되어 나타나는 영상 소견이다. 2. 블루밍 아티팩트(blooming artifact): MRI 영상에서 혈액 성분이나 금속 성분이 실제보다 더 크게 번져 보이는 현상으로, 혈관 안에 혈전이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다. 3. RRT: Relative Residence Time, 혈관 내에서 혈액이 특정 구간에 얼마나 오래 머무르는지를 나타내는 혈류 지표로 값이 높을수록 혈류가 정체되는 경향이 크다는 뜻이다.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찍어내는 나노기술’이 여는 평면 광학의 미래
[나노프린팅 기반 광학 메타표면 연구 흐름 정리] 최근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오동교·김주훈 박사, 통합과정 강현정·강도현 씨 연구팀이 ‘나노프린팅’ 기술을 중심으로 빛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광학 메타표면’ 연구 동향과 향후 발전 방향을 정리한 리뷰 논문을 발표했다. 이 연구는 재료 과학 분야 학술지인 ‘Nature Reviews Materials’에 게재됐다. ‘광학 메타표면(optical metasurface)’은 파장보다 작은 나노미터 규모의 구조를 평면에 배열해 빛의 위상과 세기, 편광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차세대 광학 소자다. 얇은 평면 구조만으로도 빛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어 메타렌즈, 홀로그래피 광학 소자, 차세대 광학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다. 메타표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나노 규모의 패턴을 만들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전자빔(e-beam)을 이용해 패턴을 새기는 ‘전자빔 리소그래피(Electron Beam Lithography, EBL)’ 같은 반도체 공정에 의존해 왔다. 이 방식은 해상도는 높지만 제조 공정 속도가 느리고, 비용도 많이 들어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이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연구팀은 ‘나노프린팅(nanoprinting)’ 기술에 주목하고, 공정 기술과 광학 재료 관점에서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대표적인 공정으로 ‘나노임프린트 리소그래피(Nanoimprint Lithography, 이하 NIL)’와 ‘나노전사 프린팅(Nanotransfer Printing, 이하 nTP)’이 있다. NIL은 마스터 몰드(틀)로 나노 패턴을 복제하는 방식이다. 높은 해상도와 재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롤투롤(Roll-to-Roll) 공정과 결합할 경우 대면적 광학 소자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반해, nTP는 선택적으로 구조를 전사하는 방식으로, 기존 반도체 공정으로 적용하기 어려운 광기능성 재료를 메타표면에 직접 통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재료의 변화에도 주목했다. 초기에는 주로 자외선이나 열로 경화되는 폴리머(polymer) 기반 재료가 쓰였지만, 굴절률이 낮아 고효율 광학 소자 구현에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굴절률이 높은 나노복합체나 졸-겔(sol-gel) 기반 무기 산화물, 능동 광학 재료 등으로 범위가 확장되고 있고, 이는 메타표면의 성능과 설계 자유도를 크게 높이고 있다. 연구진은 나노프린팅 기술이 정적인 메타표면을 넘어 대면적 메타렌즈, 홀로그래피 광학 소자, 능동형 메타표면, 집적 광학 시스템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광학 메타표면 기술이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노준석 교수는 "광학 메타표면 분야에서 그간 걸림돌로 여겨져 온 제조 공정 문제를 나노프린팅이라는 새로운 관점에서 조망하고, 관련 최신 연구 흐름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나노프린팅이 단순한 저비용 대량생산 공정을 넘어, 광학 메타표면의 성능과 기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 글로벌융합연구지원사업, 미래 디스플레이 전략 연구실 지원사업, 나노미래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미래융합파이오니어사업,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알키미스트프로젝트 사업, 보건복지부 한국형 ARPA-H 프로젝트 사업, ㈜포스코 홀딩스,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 등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578-025-00874-3
기계 이안나 교수 연구팀, 연료 없이 하늘 난다, ‘전기제트엔진’ 첫 실험 성공
[대기압 공기로 뉴턴급 추력 구현-플라즈마 항공 추진 새 가능성 제시] 불꽃이 공기를 밀어낸다. 연료 한 방울 없이 오직 전기만으로 말이다. 헤어드라이어가 뜨거운 바람을 만들어 내듯, 전기로 만들어진 고온의 공기가 뒤로 뿜어지며 추진력이 생긴다. 영화 속에서나 보던 ‘전기제트엔진’이 현실이 됐다. POSTECH 기계공학과 이안나 교수, 이정락 박사, 한국기계연구원(KIMM) 강홍재 박사 연구팀이 대기압에서 작동하는 공기흡입 전기추진 기술을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항공우주 분야 국제 학술지인 '애드밴시스 인 스페이스 리서치(Advances in Space Research)'에 실렸다. 항공 산업은 대표적인 탄소 배출 산업이다. 비행기는 공기를 빨아들인 뒤 연료를 태워 뜨거운 가스를 뒤로 내뿜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와 각종 배출물이 발생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탄소중립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연료를 태우지 않는 추진 방식을 찾기 위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중 하나가 ‘플라즈마(plasma)1) 전기추진’이다. ‘플라즈마’는 고체·액체·기체와 다른 ‘제4의 물질 상태’로, 전기를 이용해 기체를 이온 상태로 만든 것이다. 이를 가속해 뒤로 밀어내면 추력이 만들어진다. 연료를 태우지 않아 배출가스가 없다는 장점이 있지만 지금까지는 공기가 거의 없는 우주 공간이나 높이 150~400km 상공, 이른바 초저궤도2)에서 주로 연구됐다. 공기가 빽빽한 대기압 환경에서는 플라즈마 자체를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공기가 많을수록 불꽃이 쉽게 꺼지듯, 방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힘들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회전 글라이딩 아크(Rotating Gliding Arc, RGA)3)' 구조로 풀었다. 회전하는 플라즈마 불꽃을 이용해 대기압에서도 안정적인 방전을 유지하도록 한 것이다. 새롭게 설계한 추진기관 안에서는 공기가 빨려 들어오며 소용돌이를 만들고, 그 흐름 속에서 회전 플라즈마가 형성된다. 이 플라즈마가 공기를 빠르게 가열한 뒤 뒤쪽으로 밀어내면서 추력이 발생한다. 실험 결과, 대기압 조건에서도 플라즈마 방전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추진기관 내부 압력이 약 5.7기압까지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계속 작동했으며, 이때 발생한 추력은 최대 2.5뉴턴(N)에 이른다. 추력 대비 전력 비율4)은 708밀리뉴턴/킬로와트(mN/kW)로 이는 기존 플라즈마 추진기보다 약 10배 높은 수치다. 이번 연구는 플라즈마 전기추진이 우주가 아닌 지구 대기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실험으로 입증한 첫 사례다. 이 기술이 발전하면 전기만으로 움직이는 비행기나 장시간 하늘에 머무는 무인기 같은 차세대 항공 이동 수단 등에 적용될 수 있다. 특히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하는 항공 산업에서 친환경 무탄소·무연료 추진 기술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안나 교수는 "연료를 태우지 않고 전기만으로 추력을 만드는 전기제트엔진 개념을 실제 작동하는 시스템으로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한국기계연구원 강홍재 선임연구원은 “장시간 비행하는 무인기나 차세대 항공 이동 수단은 물론 초저궤도에서 공기를 활용하는 추진기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될 것”이라는 기대를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연구재단 연구비 지원 사업(과제번호: RS-2024-00349732)의 도움을 받아 이뤄졌다. ▶️ DOI: https://doi.org/10.1016/j.asr.2026.01.005 1) 플라즈마(plasma): 고체·액체·기체에 이은 물질의 네 번째 상태. 기체에 강한 에너지를 가하면 원자가 전자와 이온으로 쪼개지는데, 이 상태를 플라즈마라 부른다. 2) 초저궤도(Very Low Earth Orbit, VLEO): 지구 표면에서 150~400km 높이의 궤도. 이 구간은 공기가 매우 희박해 인공위성이 대기 저항을 덜 받으면서도 지구를 가까이서 관측할 수 있다. 3) 회전 글라이딩 아크(Rotating Gliding Arc, RGA): 회전하는 아크 방전을 이용해 대기압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플라즈마를 만드는 기술. 아크가 빙글빙글 돌면서 공기를 지속적으로 가열한다. 4) 추력 대비 전력 비율(Thrust-to-Power Ratio, TPR): 같은 전력으로 얼마나 센 추력을 만드는지 나타내는 값. 이 수치가 높을수록 효율이 좋다는 뜻이다.
진현규·이현우 교수 공동 연구팀, 무질서 속에서 전자의 질서를 찾다
[비정질–결정 구조에서 가로 방향 전자 수송 증폭시키는 새로운 물리 발견] 물을 흘려보낼 때 파이프 내부가 매끄러울수록 물이 잘 흐르듯, 전자 역시 물질이 깨끗하고 질서정연할수록 더 잘 이동한다는 것이 오랫동안 과학계의 상식이었다. 그런데 최근 국내 연구진이 이 상식을 뒤집는 결과를 내놓았다. 오히려 특정하게 배열된 ‘무질서한 구조’가 전자의 흐름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POSTECH 기계공학과 진현규 교수, 박상준 박사(現 일본 물질재료연구기구, NIMS 박사후연구원), 물리학과 이현우 교수, 이호준 연구원 연구팀이 서로 다른 구조가 섞인 자성 물질에서 전자 흐름이 예상보다 훨씬 강해지는 현상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미국물리학회가 발행하는 물리학 분야 최상위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에 최근 실렸다. 연구진이 주목한 현상은 '가로 방향 전자 수송(transverse transport)'이다. 일반적으로 전류나 열은 가해준 방향을 따라 흐르지만, 자성을 띠는 물질이나 위상학적으로 특이한 성질을 가진 물질에서는 흐름이 옆 방향으로 휘어지기도 한다. 이는 북반구에서 북상하는 태풍이 지구 자전의 영향으로 인해 동쪽으로 휘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특성은 자기 센서, 차세대 전자소자, 열을 전기로 바꾸는 열전 발전 기술 등에 활용될 수 있어 활발히 연구되어 왔다. 기존에는 이 효과를 크게 만들려면 전자가 강하게 휘어지는 특이한 양자 물질이나, 결함이 거의 없는 고품질 단결정 소재가 필요하다고 여겨졌다. 물질 내부가 최대한 ‘정돈된 상태’여야 한다는 것이 통설이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다른 접근 방식을 제안했다. 두 종류의 자성 물질을 화학적으로 완전히 합치는 대신, 각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유지한 채 물리적으로 섞은 것이다. 그 결과, 비정질(무정형)과 결정 구조가 뒤섞인 복합 물질에서 전자가 옆 방향으로 흐르는 효과가 각 물질 단독일 때보다 훨씬 강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실험과 이론 계산 모두에서 확인됐다. 이러한 현상의 비밀은 전자 이동 경로에 있다. 복합 물질 내부에서 전자는 직선으로 나아가지 않고, 서로 다른 물질 영역을 따라 구불구불한 경로를 그리며 이동한다. 마치 좁은 골목길과 넓은 대로를 번갈아 지날 때 이동 방향이 수시로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 이 과정에서 전자의 흐름이 옆 방향으로 더 크게 휘어지면서 가로 방향 전자 수송이 증폭되는 것이다. 이는 기존 이론의 중요한 가정을 깨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동안 복합 물질의 성질은 구성 물질들의 ‘평균값’ 정도로 나타난다고 여겨졌는데, 물질이 섞이는 방식 자체가 새로운 물리적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현상이 특정 희귀 물질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흔한 자성 물질 조합에서도 가능하다는 점도 입증했다. 실제로 철 기반 자성 물질을 이용한 실험에서 일부 고품질 양자 단결정 물질에 버금가는 성능이 나타났다. 이는 값비싼 특수 소재가 아니라도 높은 성능의 전자 수송 물질을 설계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이번 논문의 교신저자인 진현규 교수는 "희귀 물질에 의존하지 않고도 높은 성능을 내는 저비용 소재 설계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며 "스핀트로닉스 및 열전 에너지 변환 분야 응용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공동교신저자인 이현우 교수는 “무질서를 피해야 할 결함이 아니라 오히려 물질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요소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연구”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본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한국연구재단,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프로테리얼 코리아에서 제공한 시료를 활용해 수행됐다. 한편, 해당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한 논문은 제30회 삼성휴먼테크논문대상 재료과학 및 공학 부문 장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 ▶️ DOI: https://doi.org/10.1103/g18j-1h8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