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반도체/융합 박경덕 교수 연구팀, 상온에서 빛나는 양자 발광체 개발… 효율 130배 끌어올렸다
[간단한 열처리 공정으로 2차원 반도체 상온 발광 한계 극복] 최근 POSTECH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융합대학원 박경덕 교수, 물리학과 박사과정 문태영 씨 연구팀은 UNIST 화학과 서영덕 교수와의 연구를 통해 일상적인 실온에서도 안정적으로 빛을 내는 고효율 양자 발광체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전구는 필라멘트가 달궈지며 빛을 내고, 형광등은 전기가 기체를 자극해 빛을 만든다. 반도체가 빛을 내는 방식은 또 다르다. '전자'와 '정공(빈자리)'이 만나 짝을 이루었다가 사라질 때 빛이 방출되는데, 이 짝을 '엑시톤(exiton)'이라 한다. 특히, 엑시톤이 특정 위치에 안정적으로 머물면 빛을 아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양자 컴퓨터와 양자 암호 통신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하지만 현실적인 벽이 있었다. 실험실 밖, 즉 상온에서는 엑시톤이 쉽게 퍼지고 발광 효율이 급격히 떨어졌다. 이유는 두 가지였다. 첫째, 반도체 내부에 남아 있는 잉여 전자가 엑시톤의 발광을 막아 에너지가 빛이 아닌 열로 소모됐다. 둘째, 엑시톤을 한 지점에 안정적으로 붙잡아 둘 구조가 부족했다. 연구팀은 먼저 잉여 전자가 쌓이는 원인을 반도체와 금속 기판 사이에 생기는 ‘물 분자층’에서 찾았다. 원자 세 겹 두께의 2차원 반도체 ‘이황화 몰리브덴’을 금 기판 위에 올리면 공기 중에 있는 수분이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아주 얇은 물 층이 형성된다. 그런데 이 층이 전자가 기판으로 이동하는 길을 막았고, 전자가 반도체 안에 과도하게 남아 발광을 방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해결 방법은 단순했다. 300℃ 진공 환경에서 한 시간 동안 열처리를 하자 물 분자층이 증발했고, 반도체 내부 잉여 전자들이 금 기판으로 빠져나갔다. 전자가 쌓이지 않게 되자 빛 대신 열로 새던 에너지 손실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다음 단계는 엑시톤을 한 지점에 모으는 일이었다. 연구팀은 반도체 표면에 지름 500nm(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홀’을 만들었다. 이 구조는 주변보다 에너지가 낮은 영역을 형성해 빗물이 낮은 곳으로 모이듯 엑시톤을 한 지점으로 끌어모으는 역할을 한다. 계산 결과 약 98%의 엑시톤이 나노홀 중심에 모여 사실상 한 곳에 갇히는 것이 확인됐다. 이 두 가지 전략을 결합하자, 상온에서 엑시톤 발광 세기가 기존 대비 약 15배 증가했고, 발광 효율은 0.076%에서 10%로 약 130배 뛰었다. 또, 원자간력현미경 탐침으로 압력을 가했을 때 발광 세기가 120% 강해지고, 압력을 제거하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와 빛 세기를 물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음도 확인됐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 연구의 핵심은 실험실 밖에서도 작동하는 양자 발광체를 구현했다는 것“이라며, ”열처리 공정은 대량 생산 가능성을 의미하며, 단일광자 광원, 초고효율 LED, 태양전지, 광 컴퓨팅 소자 등 분야 응용이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서영덕 교수는 "전하 제어와 변형도 공학을 결합한 접근법이 2차원 소재 기반 양자 정보 플랫폼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사업, 우수신진연구사업, 삼성과학기술재단,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adv.ady2186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국내 최초‘ Nature 동일 발간호에 2편 동시 게재
[2주 연속 네이처誌 게재] POSTECH 기계공학과 · 화학공학과 · 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Nature)’의 한 호 (Issue)에 교신 저자로서 두 편의 논문을 게재하는 기록을 세웠다. 연구팀은 메타표면 기술의 최대 난제로 꼽히던 ‘상업적 레벨의 메타렌즈 대량생산 공정 기술’과, 메타표면을 실제 기기에 적용한 ‘차세대 2D·3D 스위칭 디스플레이 기술’을 각각 별개의 논문으로 네이처의 한 호(issue)에 발표하며 전세계 학계와 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노준석 교수는 2주 연속으로 네이처지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를 얻었다. 두 논문은 4월 30일 발행되는 네이처 발간호에 동시에 실릴 예정으로, 국내 연구자가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교신저자로서 서로 다른 두 연구를 동시 게재한 최초 사례이다. 연구를 주도한 POSTECH 노준석 교수는 “처음 메타물질의 원리가 발견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과학을 기술로 변환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대량생산 문제를 완벽히 해결하였고, 미래 디스플레이 등 미래 주요 산업에서의 획기적으로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전했다. ▶️ 원문 기사 더보기: https://buly.kr/74YZLGi https://buly.kr/15QnzQt ▶️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6-10369-y https://doi.org/10.1038/s41586-026-10318-9
기계/화공/전자/융합 노준석 교수 연구팀, 전압 하나로 현미경 모드 전환… ‘스위치형 메타렌즈’ 나왔다
[스위치 하나로 세 가지 관찰 모드를 넘나드는 이미징 기술 개발] 스마트폰 카메라는 버튼 하나로 일반 촬영과 야간 모드를 오간다. 현미경은 어떨까? 세포를 관찰하려면 관찰 방식을 바꿀 때마다 장비를 돌리고,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이제 전압 하나만으로 현미경의 관찰 방식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는 렌즈가 등장했다. POSTECH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재경·김홍윤 씨 연구팀이 전기 신호만으로 ‘명시야’, ‘암시야’, 그리고 이 두 방식을 동시에 구현하는 ‘준암시야’ 이미징까지 가능한 메타렌즈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재료과학과 응용물리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게재됐다. 현미경으로 세포나 미생물을 관찰할 때, 크게 두 가지 방식을 사용한다. 하나는 '명시야(Bright-field)' 방식으로, 빛을 그대로 통과시켜 세포의 전체 모양을 밝고 선명하게 보여준다. 다른 하나는 '암시야(Dark-field)' 방식으로, 직접 통과한 빛은 걸러내고 세포 표면에서 튕겨 나온 빛만 모아 세포 내 작은 구조를 강조한다. 문제는 이 두 방식이 서로 다른 장비 설정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초소형·휴대용 현미경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가 큰 장애물이었다. 연구팀은 초박형 ‘메타렌즈’에 주목했다. 메타렌즈는 나노미터(nm) 수준의 미세 구조로 빛을 제어하는 차세대 광학 소자다. 그러나 한 번 만들어지면 그 기능이 고정되는 한계가 있었다. 명시야용으로 만들면 명시야만, 암시야용으로 만들면 암시야만 관찰할 수 있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압에 따라 빛 흡수 특성이 변하는 ‘전도성 고분자’를 내부에 도입했다. 금속과 절연체가 층층이 쌓인 메타렌즈 중심에 고분자 박막을 삽입해, 전압에 따라 렌즈 중심을 통과하는 빛의 양을 정밀하게 조절하도록 설계했다. 실험 결과, –0.2V(볼트) 전압에서는 렌즈 중심으로 빛이 자유롭게 통과해 세포 윤곽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명시야 이미징이 구현됐다. 전압을 0.8V까지 높이자, 렌즈의 중심을 통과하는 직진 빛이 차단되고 세포 표면에서 산란한 빛만 남아 세포핵과 내부가 또렷하게 부각되는 암시야 이미징으로 전환됐다. 특히, 두 전압의 중간 영역에서는 투과광과 산란광이 공존하는 '준암시야(quasi-dark-field)' 모드가 구현돼 세포의 전체 형태와 내부 구조를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인간 심장 섬유아세포 촬영을 통해서도 성능을 검증했다. 명시야에서는 넓고 평평한 세포 전체 형태가, 암시야에서는 세포핵과 내부 구조가 강조됐으며, 준암시야 모드에서는 두 가지 정보가 하나의 이미지 안에 동시에 담겼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작동에 필요한 전압이 1V 이하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향후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혈액 세포나 세균을 관찰할 수 있는 손바닥 크기 바이오 진단 기기나 AR(증강현실)·VR(가상현실) 광학 시스템, 자율주행차와 드론에 쓰이는 라이다(LiDAR) 센서에도 응용이 기대된다. 노준석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저전압으로 메타렌즈 이미징의 다기능성을 구현할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성과”라며 “현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초소형 광학 플랫폼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POSCO(포스코) 산학연융합연구소, 한국연구재단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21/acsnano.5c21163
전자/IT융합/기계/융합 김철홍 교수 연구팀, 태반을 읽는 새로운 방법… 빛과 소리로 ‘엄마와 아기의 비밀 통로’를 들여다보다
[태반 초음파·광음향 영상 기술의 현재와 미래 총망라] POSTECH 전자전기공학과·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융합대학원 김철홍 교수 연구팀이 가톨릭대의대 의공학교실·의과학과 최원석 교수, 허베이의대 산과 Zhifen Yang 교수 연구팀과 함께 빛과 소리를 활용해 태반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최신 의료영상 기술을 정리하고, 임신 합병증을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리뷰 논문은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최근 게재됐다. 임신 기간에만 존재하는 장기가 있다. 바로 아기와 엄마를 이어 주는 태반이다. 태반은 산소와 영양분을 전달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며 면역을 조절하는 등 임신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태반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임신중독증, 태아 성장 제한, 조산, 반복 유산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임신 중 태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출산과 함께 사라지는 특성 때문에 연구가 쉽지 않아 오랫동안 ‘미지의 장기’로 남아있었다. 현재 가장 널리 쓰이는 방법은 초음파 검사다. 안전하고 접근성이 뛰어나지만, 태반 미세혈관이나 구조나 기능 변화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이를 보완할 기술로 ‘광음향 영상(Photoacoustic imaging)’에 주목했다. 광음향 영상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빛을 흡수할 때 발생하는 초음파 신호를 활용해 혈관 구조와 산소 상태를 동시에 보여준다. 기존 초음파의 깊은 조직 관찰 능력과 결합하면 태반 구조, 혈류, 산소 공급 상태를 한 번에 분석할 수 있다. 연구팀은 다양한 초음파 기법과 광음향 기술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동물 및 전임상 연구 사례를 통해 태반 혈관 재형성과 산소 변화의 영상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기존 초음파 영상을 넘어 혈류 흐름을 매우 빠르게 포착하는 ‘초고속 도플러 영상’, 조직의 물리적 특성을 수치화하는 ‘정량 초음파’, 조직의 단단함을 측정하는 ‘전단파 탄성 영상’ 등 최신 초음파 기술을 활용해 태반 미세혈관의 혈류와 기능을 직접 평가하려는 연구가 빠르게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후 영상 지표 표준화, 반복 측정 신뢰성 확보, 인공지능 기반 분석 도입이 이루어진다면 임신 합병증 조기 진단과 예후 예측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단순 영상 기술 정리에서 나아가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지키는 미래 의료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철홍 교수는 “빛과 소리를 활용해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태반을 읽어낼 길이 열리고 있다”라며 “임신 합병증을 빨리 이해하고 예방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최원석 교수는 “초음파 기술 발전으로 태반 진단의 새로운 방법이 세계적으로 연구되고 있다”라며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는 기술로 이어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POSTECH 김철홍 교수,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이동현 씨,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김지웅 씨, 전자전기공학과 박사과정 허진석 씨, IT융합공학과 통합과정 전현서 씨, 가톨릭대의대 최원석 교수, 중국 허베이의대 Zhifen Yang 교수, 조직학·발생학과 Shiyang Chang 씨가 수행한 이번 연구는 교육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보건복지부, BK21 FOUR 사업과 중국 국가 및 허베이성 연구지원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126/sciadv.aed2184
물리/반도체/융합 박경덕 교수 연구팀, AI 전력난 뒤집을 빛의 혁신… 엑시톤 확산 8,300% 증폭 현상 최초 발견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 시대 ‘게임체인저’ 등장… 전자의 한계를 넘는 차세대 저전력 AI 반도체 핵심 원리 세계 최초 제시] 기초과학 연구가 인공지능(AI) 시대의 가장 큰 난제 중 하나인 전력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POSTECH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융합대학원·반도체대학원 박경덕 교수 연구팀은 2차원 반도체의 ‘엑시톤(exciton)’ 이동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간에서 정밀하게 제어하고, 이를 기존 대비 최대 8,300%까지 증폭시키는 새로운 물리 현상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물리 현상을 넘어,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과 반도체 발열 문제로 대표되는 AI 시대의 구조적 한계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정보전달 방식의 가능성을 제시한 성과로 평가된다. 현재 반도체는 전자의 흐름을 이용해 정보를 전달한다. 하지만 전자가 이동할수록 필연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이는 곧 에너지 손실과 성능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AI 데이터센터는 도시 하나에 맞먹는 전력을 소비할 정도로 에너지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엑시톤’이다. 엑시톤은 반도체 내부에서 빛과 전자의 성질이 결합된 입자로, 전기적으로 중성이기 때문에 이동 과정에서 열 발생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차세대 초저전력 정보 전달 매개체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엑시톤을 원하는 방식으로 정밀하게 제어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 실제 소자 응용에 큰 제약이 있었다. 박경덕 교수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빛과 전기를 나노미터 수준에서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나노 공진 분광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빛과 전기장이 최첨단 반도체 공정의 최소 선폭 정도의 초미세 공간에 모이면서, 반도체 내부의 ‘에너지 지형’을 나노 공간에서 정밀하게 제어하고 동시에 관측할 수 있다. 연구팀의 이형우 박사는 이 방법을 통해 특정 영역에 엑시톤을 집중시켰고, 그 과정에서 기존 이론과는 다른 흥미로운 현상을 발견했다. 좁은 공간에 모인 엑시톤들이 서로 밀어내며, 오히려 더 빠르고 강하게 바깥으로 퍼져나간 것이다. 연구팀은 이 현상이 단순히 엑시톤의 개수가 많아서가 아니라, 엑시톤이 얼마나 가파르게 몰려 있는지를 나타내는 ‘밀도 기울기’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기존 방식 대비 최대 8,300%에 달하는 엑시톤 확산 증폭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이 현상은 전압만으로 실시간 제어가 가능했다. 스위치를 켜고 끄듯, 전압을 조절하는 것만으로 엑시톤의 이동 방향과 세기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어, 향후 반도체 칩 내부에서 정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기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기존 전자 기반 회로를 넘어, 빛과 입자의 특성을 동시에 활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엑시톤 회로’ 구현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반도체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도 제시한다. AI 데이터센터의 초저전력 인터커넥트, 고효율 광전자 소자, 차세대 태양전지 등에서 엑시톤 흐름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기술은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미래 산업에서 새로운 설계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그리고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의 지속적인 기초연구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 단기적 성과에 집중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나노광학 및 양자물성 연구를 꾸준히 지원한 결과,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 확보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를 진행한 이형우 박사와 문태영 씨는 “이번 연구는 나노미터 공간에서 엑시톤의 이동을 직접 생성하고 관측한 첫 사례로, 기존에는 알 수 없었던 새로운 이동 메커니즘을 확인했다”며 “엑시톤 기반 소자 설계의 핵심 원리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 성과는 기초물리 연구를 통해 산업기술 적용의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며 “기초과학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와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향후 저전력 AI 반도체와 신개념 광소자 융합 기술로 확장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즈(Nature Materials)’에 현지 기준으로 지난 3월 31일 게재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563-026-02569-8
IT융합/기계/전자/융합 박성민 교수 연구팀, “잃어버린 목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을까” 빛으로 읽고, AI로 되살린 '나의 목소리'
[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으로 음성 복원하는 기술 개발] 소리 없이 말해도 들린다. 목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을 빛으로 읽고, AI를 이용해 실제 목소리로 되살리는 기술이 발표됐다. POSTECH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박성민 교수, 기계공학과 홍성욱 박사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현지 기준 지난 3월 23일 사이언스(Science) 파트너 저널 의공학 분야 학술지인 ‘사이보그 및 바이오닉 시스템(Cyborg and Bionic Systems)’ 온라인판에 소개됐다. 연구의 출발점은 사람이 말할 때 목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 있다. 소리를 만드는 건 성대만이 아니다. 발화할 때마다 목 주변 근육과 피부도 함께 움직이며, 그로 인해 피부 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움직임 지도'가 그려진다. 연구팀은 바로 이 미세한 움직임 속에 사람이 말하려는 정보가 담겨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 정보를 읽어내기 위해 연구팀은 ‘다축 변형 매핑(Multiaxial strain mapping)1) 센서’를 개발했다. 부드러운 실리콘 소재 위에 기준이 되는 작은 점들(marker)과 소형 카메라를 결합한 이 센서는 목에 간편하게 착용할 수 있고, 피부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까지 정밀하게 포착한다. 착용 위치와 조임 정도를 개인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재착용 시 발생할 수 있는 오차를 자동으로 보정하는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일상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센서가 수집한 움직임 패턴은 AI가 분석한다. 사용자가 말하려는 단어나 문장을 추정하고, 개인의 음성 특징을 학습한 음성 합성 기술과 결합해 실제 목소리로 재생한다. 소리를 내지 않아도 '말'을 읽고 음성으로 되돌려주는 것이다. 기존의 음성 복원 기술은 ‘근전도’나 ‘뇌파’ 등 생체신호를 활용했지만, 장비가 복잡하고 착용이 불편해 일상생활에서 쓰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웨어러블(wearable) 형태의 센서로 이 문제를 해결했으며, 주변 소음이 심한 공장과 같은 환경에서도 높은 정확도로 음성을 재구성할 수 있음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활용 범위도 넓다. 성대 질환이나 후두 수술로 목소리를 잃은 환자의 의사소통 보조는 물론, 마이크나 무전기 없이 소통이 가능한 산업 현장용 기술, 더 나아가 도서관이나 회의실에서 소리 없이 대화하는 '조용한 커뮤니케이션'까지 다양한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POSTECH 박성민 교수는 "이 기술로 발성 장애 환자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되찾는 날을 앞당길 수 있기를 바란다"라며, "발성 장애 환자는 물론, 주변 소음이 심한 공장이나 산업 현장, 나아가 소리 없는 대화까지 응용 범위가 넓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기술"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교육부 박사과정연구장려금사업,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spj.science.org/doi/10.34133/cbsystems.0536 1. 다축 변형 매핑(Multiaxial strain mapping): 기존 변형률 센서가 1개 축의 움직임만 감지할 수 있었던 한계를 넘어, 2축 이상의 다각도 변형을 동시에 측정해 표면의 변화를 입체적인 '맵(Map)' 형태로 구현하는 기술입니다.
최세규·김종경 교수 공동 연구팀, “피부도 예습한다” 상처 전에 미리 재생 준비시키는 세포
[부분적·모자이크 리프로그래밍 전략으로 상처 회복 반응 증폭 원리 규명] ‘예습한 학생이 시험을 더 잘 본다’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이제 피부도 그렇게 될 수 있다. 상처가 생기고 나서야 부랴부랴 회복에 나서는 것이 아니라, 피부 세포 일부를 미리 '준비된 상태'로 바꿔 상처가 생기는 순간 곧바로 빠른 회복에 돌입할 수 있는 원리를 국내 연구팀이 밝혀냈다. 최근 POSTECH 생명과학과·융합대학원 최세규 교수, 생명과학과 통합과정 곽민준·조예민 씨 연구팀, 생명과학과 김종경 교수, 통합과정 최은준 씨 연구팀은 기초과학연구원, 가톨릭대, 미국 워싱턴대와 함께 피부 세포의 ‘부분적 리프로그래밍’이 주변 세포와 조직 환경을 바꾸어 상처 회복을 촉진하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바깥을 감싸는 조직으로, 크고 작은 상처에 가장 먼저 노출된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작은 상처는 며칠 안에 아물지만, 당뇨병 환자나 고령자는 작은 상처 하나가 수개월씩 낫지 않기도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 재생 분야에서 주목받는 기술이 '세포 리프로그래밍(re-programming)'이다. 이 기술은 ’야마나카 인자(OSKM)’라고 불리는 네 가지 단백질(Oct4, Sox2, Klf4, c-Myc)을 세포 내에서 과발현 시켜 배아줄기세포 같은 초기 상태로 만든다. 다만, 세포를 완전히 초기화하면 강한 재생 능력이 생기는 대신 세포의 증식과 분화가 통제되지 않아 종양으로 자랄 위험이 있었고, 실제 치료에 활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완전 초기화’ 대신에 ‘살짝 되감기’를 택했다. 무엇보다 이를 일부 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적용했다. 전체 세포가 아닌 몇 개에만 야마나카 인자를 적용하되, 그 세포들조차 완전히 되돌리지 않고 ‘살짝 더 젊은 상태’로만 바꾸는 ‘부분적·모자이크 리프로그래밍’ 전략이다. 적용하는 세포 수도 줄이고, 되감는 정도도 약하게 하는, 이중으로 조심스러운 접근이다. 동물 실험 결과, 상처가 생기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부 전체가 '재생 준비 모드'로 전환됐다. 리프로그래밍된 세포뿐만 아니라 주변의 정상인 세포, 면역세포, 피부를 둘러싼 미세환경 전체가 함께 변하기 시작했다. 이는 일부 세포들이 'PI3K-AKT', 'EGFR', 'HIF-1α' 등 생체 신호를 활성화한 결과다. 이 신호들은 세포 성장과 생존, 산소 환경 적응과 관련된 핵심 경로로 세포들 사이에 ’우리 곧 상처가 생길 수도 있으니 미리 대비하자’라는 메시지가 퍼져나간 셈이다. 실제로 상처가 생겼을 때는 그 효과가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상처 부위를 덮는 새로운 세포층이 빠르게 형성됐고, 혈관 형성과 면역 반응도 적절히 조절됐다. 그 결과, 치유 속도가 빨라지고 흉터도 줄었다. 특히, 당뇨 환경에서도 피부 재생 능력이 상당 부분 개선됐다. 최세규 교수는 “세포 하나하나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세포 간 소통을 통해 피부 조직 전체 상태를 바꿀 수 있음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제1저자인 곽민준 씨는 “상처 회복이 더딘 당뇨 환자나 고령자를 위한 치료는 물론, 항노화 기술과 만성 상처 치료용 의약품 및 기능성 소재 개발에도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의 인공아체세포 기반 재생치료 기술개발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수신진연구사업, 기초연구사업 (기초연구실), 면역기전제어기술개발 및 줄기세포 ATLAS 기반 난치성 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6-69047-2
IT융합/기계/전자/융합 박성민 교수 연구팀, 몸속에서 스스로 부드러워진다? ‘변신 전극’ 나왔다
[가변 강성·액체 금속 적용 척수 신경 자극기 개발, 삽입 편의성·장기 안정성 확보] 약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만성 질환을 전기로 다스릴 수 있다면 어떨까. 신경에 직접 신호를 보내 몸의 균형을 되돌리는 ‘신경 조절’ 기술이 주목받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가능성을 한 단계 현실로 끌어당겼다. POSTECH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융합대학원 박성민 교수, 기계공학과 홍성욱 박사 연구팀이 몸속에 삽입할 때는 단단하고, 몸 안에서 수분과 만나면 부드럽게 변하는 척수 신경 자극기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네이처(Nature) 파트너 저널이자 의공학 분야 학술지인 ‘npj 유연 전자소자(npj flexible electronics)’ 온라인판에 현지 기준으로 지난 4일 소개됐다. 고혈압, 당뇨 같은 만성 질환은 흔히 생활 습관이나 유전 문제로 여겨진다. 하지만 최근 의학계에서는 ‘신경 불균형’이 근본 원인 중 하나라는 인식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약 대신 신경에 직접 전기 신호를 보내 몸의 조절 기능을 되살리는 ‘신경 조절1)’ 치료가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는 이유다. ‘신경 조절’ 치료 핵심은 신경과 밀착해 자극과 신호를 주고받는 신경 자극기다. 문제는 이 자극기가 삽입 과정에서는 좁은 척수 공간을 정확하게 통과할 만큼 단단해야 하고, 자리 잡은 이후에는 주변 신경 조직처럼 부드러워야 한다는 것이다. ‘단단함’과 ‘부드러움’이라는 상반된 특성을 모두 만족해야 하는 모순이 이 분야의 가장 큰 난제로 꼽혀왔다. 연구팀이 찾은 해법은 '변신'이다. 물에 녹는 ‘희생층’을 활용한 가변 강성 구조를 적용해, 삽입 시에는 단단함을 유지하고 체내 수분을 만나면 수 분 내에 부드럽게 변하도록 설계했다. 딱딱한 알약 캡슐이 위에서 녹아 약 성분을 내보내는 것처럼, 이 장치도 환경에 반응해 스스로 형태를 바꾼다. 부드러워진 장치는 척수에 밀착된 상태로 신경 조직과 함께 자연스럽게 움직인다. 전기를 전달하는 방식도 개선했다. 신체의 움직임에 따라 저항이 변하면서 신호가 불안정할 수 있는 ‘고체 금속’ 대신 연구팀은 ‘액체 금속’을 사용했다. 액체 금속은 형태가 변해도 전기적 특성이 거의 유지돼, 자유롭게 움직이는 환경에서 안정적인 신호 전달이 가능하다. 비용도 줄였다. 기존 신경 자극기는 고가의 반도체 공정과 금 소재를 사용해 제작 비용이 비싸지만, 연구팀의 기술은 액체 금속과 레이저 가공 공정을 적용해 제조 단가를 크게 낮췄다. 쥐의 척수에 장치를 부착해 교감신경을 조절한 결과, 혈압을 낮추고, 발바닥 통증 자극에 따른 감각 신호를 안정적으로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전기 자극’과 ‘신호 측정’을 동시에 수행하는 ‘양방향 신경 인터페이스’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이 기술의 활용 범위는 넓다. 미주신경 자극을 통한 간질·우울증 치료, 척수 신경 자극을 활용한 고혈압 조절과 마비 재활, 경골 신경 자극을 이용한 과민성 방광 치료 등 약물 치료에 한계가 있거나 부작용이 우려되는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이 될 수 있다. 연구를 이끈 박성민 교수는 "기계적·전기적 성능과 의료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편의성을 동시에 갖춘 신경 자극기 기술"이라며,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한 지능형 신경 조절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미래유망융합기술파이오니어사업, 이공분야 대학중점연구소지원사업, 교육부 박사과정연구장려금사업 중견연구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교육부의 국가연구소 지원으로 수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38/s41528-026-00557-1 1. 신경 조절(Neuromodulation): 약물 중심의 기존 치료를 넘어, 전기적 자극, 자기장, 빛 등을 통해 중추·말초·자율신경계의 활동을 조절하여 우울증, 통증, 인지기능 저하 등을 치료하는 비침습적 또는 침습적 방법입니다.
손민주·황동수 교수 공동 연구팀, 알츠하이머 단백질 ‘타우’, 세포 분열에도 관여할까
[타우–DNA 응축체 기반 염색체–미세소관 연결 메커니즘 제시] 상처가 아물고, 머리카락이 자라고, 오래된 세포가 새 세포로 교체되는 모든 과정이 '세포 분열' 덕분이다. 세포가 둘로 나뉠 때 안에 있는 염색체도 정확히 반씩 나뉘어야 한다. 이 과정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세포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최근 POSTECH 연구진이 이 정교한 과정에 '타우(Tau)'라는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새로운 단서를 발견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타우 단백질은 알츠하이머병 연구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름이다. 뇌세포 안에서 '미세소관'이라는 가느다란 구조물을 안정적으로 붙잡아 주는데, 알츠하이머 환자 뇌에서는 이 단백질이 비정상적으로 뭉치는 현상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타우가 세포 내 여러 분자를 끌어모아 작은 '응축체(Condensate)'를 만든다고 보고됐지만 타우와 DNA 간 상호작용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알려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바로 이 미지의 영역에 주목했다. 세포 분열이 일어날 때, 염색체는 '방추사'라고 불리는 미세소관 다발에 붙잡혀 양쪽으로 당겨지면서 두 개의 딸세포로 나뉜다. 이때 염색체와 방추사가 정확하게 연결되어야 하는데, 연구팀은 단일 DNA 분자를 이용해 타우 단백질이 이 연결을 돕는지 관찰했다. 그 결과, 타우가 DNA에 달라붙어 응축체를 형성하고, DNA 가닥 위를 자유롭게 움직이며 주변 가닥들을 서로 끌어당긴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고분해능 형광 이미징 기술로 관찰한 결과, DNA 위의 타우 응축체가 미세소관을 끌어당기는 '접착점'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 세 분자 간 상호작용은 시험관 실험뿐 아니라 실제 살아있는 세포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타우의 화학적 변형인 '인산화(phosphorylation)'가 이 과정에 영향을 준다는 점도 밝혀냈다. 특히, 알츠하이머에서 나타나는 방식으로 변형된 타우를 세포에 발현시키자 세포 분열 중 염색체가 제대로 정렬되지 않는 이상 현상이 관찰됐다. 타우 단백질의 미세한 변화 하나가 세포 분열 전체의 정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이 난임·선천성 질환 연구는 물론, 알츠하이머를 비롯한 신경 퇴행성 질환 연구에도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연구를 이끈 POSTECH 손민주 교수는 "타우 단백질이 미세소관뿐 아니라 DNA와도 직접 상호작용하며 두 구조를 연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며 "세포 분열 초기 단계에 타우가 관여할 수 있음을 보여준 연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POSTECH 물리학과·시스템생명공학부 손민주 교수, 물리학과 통합과정 박세린 ·정재훈 씨, 환경공학부·시스템생명공학부·융합대학원 황동수 교수, 시스템생명공학부 홍유리 박사(現 막스플랑크 연구소) 연구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사업(우수신진연구·기초연구실) 지원으로 수행됐다.
물리/반도체/융합 박경덕 교수 연구팀, “사진 지울 필요 없다?” 한 칸에 수십만 배 더 담는 빛의 기술
[빛과 엑시톤 기반으로 한 초집적 광 데이터 저장 기술 개발] 스마트폰 용량이 부족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진을 지워본 경험이 있는가. 그런데 앞으로는 추억을 지워야 하는 순간이 줄어들지도 모른다. 최근 POSTECH 물리학과·반도체공학과·융합대학원·반도체대학원 박경덕 교수 연구팀이 기존보다 수십만 배 많은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광(光) 데이터 저장 기술을 개발했다. 스마트폰 사진 한 장 용량은 10년 전보다 10배 이상 커졌다. 초고화질 영상은 더하다. 여기에 AI 서비스 확산으로 생성·처리되는 데이터까지 늘어나면서, 저장 공간에 대한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하드디스크든 USB든 기존 장치들은 전기 스위치를 켜고 끄는 것처럼 한 칸(셀, cell)에 ‘0’과 ‘1’ 두 가지 상태로 정보를 기록한다. 더 많은 정보를 저장하려면 정보 저장 칸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한 칸의 크기를 줄이다 보면 전기적 간섭과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특히, 빛을 활용한 광 저장 기술은 빛이 퍼지는 성질 때문에 나노미터(nm, 10억분의 1미터) 수준까지 집적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제약이 있었다. POSTECH 연구팀은 반도체 내부에서 빛과 전자가 결합해 형성되는 입자인 ‘엑시톤(exciton)’에 주목했다. 엑시톤은 빛의 특성과 전자의 특성을 모두 가진 입자로 이 입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조절하면 하나의 저장 셀에서 여러 단계의 정보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신호등이 빨강, 노랑, 초록 색깔에 따라 서로 다른 신호를 보내듯, 엑시톤 발광 밝기를 여러 단계로 나누어 하나의 셀에 두 가지 이상의 정보를 담는 방식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금속-절연체-반도체’를 쌓아 올린 나노 터널 접합 장치를 만들었다. 이 구조에서 전하 이동을 미세하게 조절하면 엑시톤이 또 다른 입자 상태로 변하면서 빛의 세기가 달라진다. 연구팀은 이를 이용해 약 60nm 크기 단일 셀에서 세 단계 이상의 발광 상태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저장층 두께를 15nm 이하(머리카락 굵기 약 5,000분의 1)로 얇게 만들어, 소자를 더욱 촘촘히 쌓을 수 있는 기반도 확보했다. 연구팀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의 핵심은 정보를 ‘빛의 세기’가 아니라 반도체 내부 입자의 ‘물리적 상태’로 저장한다는 점이다. 빛을 이용해 비접촉 방식으로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어 장치의 마모와 손상을 줄일 수 있으며, 기존 광 데이터 저장 기술이 가진 근본적 한계를 넘어설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는 데이터 저장 방식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논문 제1저자인 이형우 박사는 "기존 기술이 저장 공간의 확대에 의존했다면, 이번 연구는 빛의 세기가 아닌 반도체 내부 엑시톤의 상태 자체를 정보 단위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라며 "향후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서버, 차세대 반도체 메모리, 스마트 기기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될 경우, 저장 기술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연구에 사용된 2차원 반도체 물질의 제작은 성균관대 김기강 교수팀, 결과 분석은 펜실베니아대 Deep Jariwala 교수팀이 참여했으며, POSTECH 주희태, 문태영, 구연정, 김수정 씨가 측정 연구를 함께 수행하였다. 한국연구재단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 DOI: https://doi.org/10.1021/acsnano.5c1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