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첨단원자력 윤건수 교수 연구팀, 번개가 치면? 공기로 ‘비료’ 만든다!
[POSTECH, 질소와 산소만으로 이산화질소 직접 합성 성공... 새로운 우주시대 기대] 공기 중 질소와 산소만으로 화학물질을 만들 수 있다면? 최근 POSTECH 연구팀이 레이저 한 방으로 이를 현실로 만들었다. 물리학과·첨단원자력공학부 윤건수 교수, 이주호 박사, 물리학과 통합과정 조규상 씨, 첨단원자력공학부 박사과정 이승준 씨 연구팀이 질소와 산소 혼합물에 강력한 레이저를 쏘아 플라즈마*1 를 만들고, 이 환경에서 이산화질소가 생성되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암모니아 기반 공정을 거치지 않고 공기 성분만으로 NO2를 생성한 것으로, 번개가 대기 성분을 변환하는 현상을 실험실 규모에서 구현했다. 연구팀은 높은 압력(55기압 이상)에서 질소와 산소를 초임계 유체 상태로 만들었다. 초임계 유체*2는 기체도 액체도 아닌 특수한 상태로, 화학 반응에 훨씬 유리한 매질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고출력 나노초 펄스 레이저를 집광시키자 투명했던 반응기가 점차 이산화질소 특유의 갈색으로 변했고, 분광 및 화학 분석을 통해 이를 검증했다. 이산화질소 합성 조건을 분석하기 위해 레이저 에너지, 질소-산소 혼합 비율, 초임계유체 압력을 바꾸면서 실험을 수행했다. 실험 결과, 레이저 에너지가 높을수록 플라즈마의 부피에 비례하여 이산화질소 생성량이 증가했다. 그러나 혼합 초임계 유체에서 산소 비율이 높아지면 이산화질소 합성량이 줄어들었다. 이는 플라즈마 내부 화학반응 조건에 있어서 기체의 조성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저압 (~10기압) 질소-산소 혼합 가스와 고압 (~100 기압) 혼합 초임계 유체 매질에서 플라즈마에 의한 이산화질소 합성량을 비교한 결과 같은 조건에서도 초임계유체 환경이 저압 혼합 기체 대비 더 높은 생성량을 보였다. 이는 초임계유체 환경이 플라즈마 화학 반응을 촉진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본 연구는 NO2 직접 합성의 실험적 가능성과 조건을 제시한 연구 성과이다. 이 기술은 대규모 공정과 비교했을 때 촉매나 복잡한 설비 없이 이산화질소를 바로 합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형·분산형 화학 반응기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나아가 우주 환경과 같은 자원과 공간이 제한된 극한 환경에서 공기만으로 필요한 화학물질을 현장 생산하는 기술로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윤건수 교수는 "공기 성분만으로 이산화질소를 합성한 이번 연구는 지속 가능한 화학 합성과 우주 자원 활용의 바탕을 마련한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DOI: https://doi.org/10.1038/s41598-025-21381-z 1) 플라즈마(plasma): 기체가 매우 높은 에너지를 받아 전자와 이온으로 분리된 상태를 말한다. 흔히 ‘제4의 물질 상태’라고 불리며, 고체·액체·기체와는 다른 독특한 성질을 가진다. 자연계에서는 번개, 오로라, 태양에서 관찰되며, 인공적으로는 네온사인, 반도체 공정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2)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fluid): 임계점 이상의 압력과 온도에 도달한 유체를 말한다. 유체의 종류에 따라 임계점은 다양한데, 이 연구에서 사용된 질소 및 산소의 경우 각각 상온 (300 K)에서 36.7 기압, 50.6 기압의 임계점을 가진다. 초임계 유체는 낮은 점성과 매우 높은 열전도율 및 화학적 활성도를 가진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첨단원자력/물리 윤건수 교수팀, 균일하다던 초임계 유체, 알고 보니 액체 덩어리 가득
[POSTECH, 초임계 유체 비평형 상 분리 관측, 한 시간 동안 살아남는 나노 클러스터 존재 입증] ‘초임계 유체*1’란 물질의 온도와 압력이 임계점을 넘어선 상태로, 더 이상 액체와 기체 같은 상의 구분이 없는 단일상의 상태로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그런데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연구팀이 초임계 유체 내부에서 나노미터 크기의 ‘액체 덩어리’가 최대 한 시간 동안 존재한다는 사실을 관측하여, 초임계 유체에서의 비평형 상 분리 현상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POSTECH 첨단원자력공학부·물리학과 윤건수 교수 연구팀이 한국원자력연구원 장종대 박사팀, 경희대 하민영 교수, 미국 오크리지국립연구소 도창우 박사팀과 함께 지금까지 단일상으로 여겨졌던 초임계 유체에서 액체와 유사한 상태로 분리되어 존재하는 나노 클러스터들의 실체를 실험적으로 규명했다. 이 실험은 우리나라의 중성자 연구 시설인 ‘하나로(HANARO)’의 ‘중성자 소각 산란’*2 장치를 활용했다. 온도 및 압력을 임계점 이상으로 높였을 때 나타나는 특수한 상태인 초임계 유체는 액체와 기체의 경계가 사라져 상 분리가 발생하지 않는 하나의 균일한 상태라고 오랫동안 알려져 왔다. 최근 시뮬레이션 연구에 따르면 초임계 유체가 평형 상태, 즉 온도·압력·농도 등이 일정한 상황에서는 ‘기체에 가까운 상’과 ‘액체에 가까운 상’으로 구분되는 세부 영역이 있다는 결과도 제시되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초임계 유체는 대부분 압력과 온도가 변화하는 비평형 상태에서 사용되는데, 이러한 조건에서의 상 분리 현상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크립톤 기체를 고압력으로 압축하여 초임계 유체를 만들고, 시간에 따른 중성자 산란 신호의 변화를 정밀하게 관찰했다. 그 결과, 초임계 유체 내부에 액체상과 유사한 특성을 가진 평균 1.3 나노미터 크기의 클러스터가 실제로 존재함을 확인했다. 이는 크립톤 원자 약 30개가 뭉쳐진 크기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 클러스터들이 약 1시간 이상의 오랜 시간에 걸쳐 서서히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로써 연구팀은 초임계 유체가 단상으로만 존재한다는 지금까지의 통념을 깨고, 동적 환경에서는 상 분리 현상이 일어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했다. 연구팀이 입증한 비평형 상 분리 현상을 진단하고 제어한다면, 초임계 유체를 활용하는 공정을 더욱 정밀하게 설계하고 제어할 수 있다. 실제 산업에 쓰이는 초임계 유체는 대부분 비평형 흐름 상태이다. 이때 나타나는 미세 액체 클러스터는 세정력, 용해력, 열전달 효율 등에 큰 영향을 준다. 이는 반도체 세정 공정, 제약 공정과 식품 가공, 발전소 열유체 시스템, 로켓 엔진 개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또한, 초임계 유체 상태로 존재하는 금성의 대기나 지구 지각 내부의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비슷한 유체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건수 교수는 “중성자 산란을 이용해 초임계 유체의 비평형 상 분리 현상을 실험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산업 공정뿐 아니라 행성 대기, 지각 내부 유체 등 자연계의 극한 환경 이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물리학 분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커뮤니케이션스 피직스(Communications Physics)’에 게재됐으며,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았다. DOI: https://doi.org/10.1038/s42005-025-02263-2 1. 초임계 유체(supercritical fluid): 임계점 이상의 압력과 온도에 도달한 유체를 말한다. 유체의 종류에 따라 임계점은 다양한데, 이 연구에서 사용된 크립톤의 경우 임계점은 약 섭씨 영하 60도, 55기압이다. 초임계 유체는 낮은 점성과 매우 높은 열전도율 및 화학적 활성도를 가진 것이 특징이며,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되고 있다. 2. 중성자 소각 산란(small-angle neutron scattering, SANS): 시료에 중성자를 쏘아 아주 작은 각도로 산란되는 신호를 측정하여, 나노미터 크기 구조 및 물질 특성을 분석하는 실험 기법이다.
첨단원자력/환경 엄우용 교수팀, 위험한 원전 폐수 속 삼중수소, 한 겹의 그래핀으로 안전하게 차단한다
[POSTECH, 액체상 수소 동위원소 분리 기술 개발 방사성 폐수에서 삼중수소 잡는다] 첨단원자력공학부·환경공학부 엄우용 교수 연구팀이 방사성 폐수 속 위험한 삼중수소를 액체 상태에서 분리할 수 있는 그래핀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등 전 세계 방사성 폐수 문제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을 모으며, 미국 화학회(ACS)에서 발간하는 재료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삼중수소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수소로, 대부분 물 분자 형태로 존재한다. 인체에 유입되면 내부에서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는 삼중수소를 기체 상태에서만 분리할 수 있을 뿐, 액체 상의 삼중수소 제거는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그래핀(graphene)’에 주목했다. 원자 한 겹 두께의 그래핀은 양성자만을 통과시키고, 삼중수소를 포함한 다른 방사성핵종은 차단하는 특수한 분리 능력이 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 막인 ‘나피온(Nafion)’의 수용액 상에서의 치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테플론(PTFE)’을 기반 멤브레인에 나피온을 합침시킨 후, 그 위에 그래핀을 전사하여 최종 분리막을 완성했다. 그 결과, 전기장을 가해주었을 때 가벼운 수소 이온(H⁺)은 막을 빠르게 통과하지만, 무거운 중수소(²H)와 삼중수소(³H)는 막을 통과하지 못하고 농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 수소 동위원소는 이동 시 더 큰 에너지 장벽을 느껴 이동이 억제됨을 입증한 것이다. 이때 그래핀을 통한 수소와 중수소 간 분리 효율을 나타내는 분리계수는 6에 달했고, 농도 차이에 의한 확산 실험에서도 삼중수소가 양성자보다 멤브레인을 통해 3.1배 느리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원전 폐수처럼 상온 액체 상태에서도 높은 수준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기존 상용화된 기술인 극저온 증류 및 촉매 교환방식은 매우 낮은 분리계수를 나타내므로 높은 공정비용이 필요했으나, 이제는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polymer electrolyte membrane water electrolysis, PEMWE)’ 공정에 해당 멤브레인을 적용하여 물 상태 그대로 상온에서 삼중수소를 걸러낼 수 있다. 이를 적용하면 후쿠시마 오염수 등 글로벌 원자력 발전소 방사성 폐수를 효과적이고, 무엇보다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엄우용 교수는 “이번 기술은 원자력과 핵융합 산업의 방사성 폐수 문제 해결 및 삼중수소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구의 의의를 전했다. 제1저자인 김효주 씨는 “그래핀이 수소 동위원소 분리에 전기 이동과 확산 조건에서 각각 어떻게 다르게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했다”라며 “이차원 물질을 활용한 동위원소 분리 기술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지역원자력산업 기반 에너지기술공유대학 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21/acsami.5c08414
첨단원자력/물리 정모세 교수팀, 가속기 가동중에도 중단없이 이온 빔 변형연구 가능해진다
[POSTECH·IBS·KAERI 공동 연구팀, 빔 진행방향 형태 측정 위한 비파괴적 진단 방법 개발] 이온 가속기에서의 입자 빔 진단 연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POSTECH, 기초과학연구원(IBS) 중이온가속기연구소,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 첨단방사선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저에너지 이온빔의 진행방향 다발 형태(longitudinal bunch shape)를 비파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정전용량식 이온 빔 번치 형태 모니터(CPU-BSM: Capacitive Pick-Up type Bunch Shape Monitor)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첨단원자력공학부·물리학과 정모세 교수 연구팀, 중이온가속기연구소 연구진, 한국원자력연구원 박정훈 실장(사이클로트론응용연구실) 연구진이 참여했다. 공동 연구팀은 비상대론적 이온 빔에서 방출되는 전기장을 이용해 빔을 파괴하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빔의 진행방향 형태를 측정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지금까지 가속기 교과서에서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저에너지 이온 빔의 진행방향 다발 형태를 비파괴적이면서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제시한 연구 성과로서, 향후 가속기 분야의 빔 진단 기술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속기를 이용한 성공적인 실험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밀한 빔 진단 기술이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가속기에서는 빔을 직접적으로 간섭하여 측정하는 빔 진단 기술이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의 경우 이온 빔 입자의 일부 혹은 전체의 손실을 유발하여 가속기를 이용한 실험 도중에는 활용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IBS-KAERI-POSTECH 공동 연구팀은 신호를 왜곡하지 않고 빔을 비파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빔 진단장치 개발과 동시에, 측정된 신호를 기반으로 이온 빔의 진행방향 형태를 재구성하는 알고리즘 또한 개발하였다. 합성곱(convolution) 원리가 적용된 재구성 알고리즘은 전극이 포함된 이온 빔 진단장치의 내부에 이온 빔이 통과할 때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온 빔의 진행방향 형태를 역산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게 된 것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RFT-30 사이클로트론 가속기를 이용한 실증 실험에서 CPU-BSM을 통해 양성자 이온 빔 다발의 진행방향 형태를 측정하였으며, 이를 파괴적 빔 진단장치와 비교하여 그 정확성을 검증하였다. 또한 실증 실험에서 빔 다발이 정규 분포를 벗어난 임의의 형태를 가질 때에도 CPU-BSM이 활용될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논문 제1저자인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연구소 곽동현 박사는 “CPU-BSM을 활용한다면 비교적 간단한 장치를 통해 빔 실험 중 빔 진행방향 다발 형태 측정이 가능하다. 또한 중이온가속기연구소의 RAON 가속기와 같은 직선형 가속기 뿐만 아니라 사이클로트론과 같은 나선형 가속기에서도 빔 손실 없이 활용이 가능하다”라며 “여러 대의 CPU-BSM을 통하여 빔 진행방향 다발 형태뿐 아니라 빔의 에너지, 빔 입자들 간의 에너지 차이 등 다양한 빔 정보를 측정하여 안정적인 가속기 운전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전했다. 교신저자인 함철민 박사와 정모세 교수는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연구의 핵심기반이 되는 가속기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연구소 간의 유기적인 협력, 그리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학교와의 인력교류가 결실을 맺은 모범적인 사례”라고 이번 연구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저명한 물리학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Progress of Theoretical and Experimental Physics(PTEP, JCR 상위 10%, IF 8.3)’에 지난 7월 15일 게재되었고(D. Kwak et al., PTEP 2025, 073G01), 국내 특허가 출원되었다(출원 번호: 10-2025-0092626).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의 ‘중이온가속기 장치구축사업(2013M7A1A1075764)’, ‘미래원자력기술 시설장비구축활용사업(RS-2023-00282876)’, ‘미래기반 가속기 전문인력양성사업(RS-2022-00154676)’, ‘중이온가속기 선행R&D사업(RS-2022-00214790)’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DOI: https://doi.org/10.1093/ptep/ptaf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