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3 178호 / 공대생이 보는 세상
[물리학과가 본 공원]
(글) 신소재공학과 21학번 27기 알리미 남현동
와 오늘 날씨가 좋아서 그런가, 다들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치고 있네! 근데 가만히 보니 배드민턴 셔틀콕이 생각보다 엄청 빠르네? 과연 그 원리가 뭘까?
가장 먼저 눈여겨볼 점은 뉴턴의 제2 법칙¹이야. 셔틀콕은 타 구기종목의 공보다 질량이 작기 때문에 같은 힘으로 공을 타격하더라도, F=ma에 따라 가속도의 값이 매우 커. 하지만, 가속도 크기의 증가만으로는 KTX보다 빠른 493km/h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지. 그래서 우리는 안정성(Stability) 측면에서 셔틀콕을 바라볼 필요가 있어!
흔히 무게중심으로 알려진 Center of Gravity(Cg)는 무게가 집중된 코르크 부분에 위치하게 돼. 그리고, 물체가 움직일 때 공기에 의해 압력이 한 점에 집중적으로 작용한다고 가정할 때 이 힘의 작용점인 Center of Pressure(Cp)는 면적이 가장 큰 깃털 부분에 위치하게 되지. Cg가 Cp보다 위쪽에 존재해야 구조적으로 안정해. 그림 2와 같이 오른쪽에서 바람이 분다고 가정하면, 바람의 힘은 Cp의 한 점에 작용한다고 할 수 있고, 회전축인 Cg를 중심으로 회전하게 되면서 물체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지게 되지. 하지만, 물체 주변의 공기들은 물체에 대해 아래쪽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에 Cp에는 왼쪽에서 미는 힘이 작용하게 될 거야. 그래서 물체는 다시 Cg를 축으로 왼쪽으로 회전하면서 원래의 방향을 찾게 되기 때문에 안정하다고 볼 수 있는 거지.
또한, 라켓으로 셔틀콕을 타격하는 순간 공기 저항으로 인해 깃털의 폭이 오므라들면서 공기의 저항이 줄게 되고,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지. 이때, 코르크에 꼽힌 깃털의 결을 따라 공기가 한쪽으로 흐르게 되면서 결을 따라 셔틀콕이 회전하게 돼. 이렇게 되면 각운동량²때문에 공기 저항이 발생해도 똑바르고 멀리 갈 수 있는 효과까지 있지!
이렇게 다양한 원리를 통해 매우 빠른 속도를 내는 셔틀콕, 굉장히 신기하지 않니? 그러면 나도 얼른 배드민턴 치러 가야겠다! 그럼, 안녕~
[각주]
1. 가속도의 법칙: 운동하는 물체의 가속도는 힘이 작용하는 방향으로 일어나며, 그 힘의 크기에 비례
2. 물체의 회전운동의 세기를 운동량과 수직거리의 곱으로 나타내는 물리량
[참고문헌]
Richard Nakka, 「Richard Nakka’s Experimental Rocketry Web Site」, 2001.08.26.
http://www.nakka-rocketry.net/fins.html
[Authentic Science]. (2020, Jun 9). How the shuttle cock flips in air? Understand the science behind it [Video]. Youtube.
[컴퓨터공학과가 본 공원]
(글) 무은재학부 22학번 28기 알리미 박기현
어릴 적에는 공원에 오면 자전거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제는 전동 킥보드를 타는 사람도 꽤 많은 것 같아. 음… 그나저나 공유 전동 킥보드의 QR코드는 어떻게 이 많은 정보를 다 담을 수 있는 거지? 모두 똑같아 보이는 QR코드, 지금부터 QR코드의 정보 저장 원리와 인식 원리에 대해 알려줄게!
정사각형 모양의 흑백 격자무늬 형태를 이루고 있는 QR코드는 2차원으로 되어 있어서 가로, 세로를 활용해 문자는 최대 4,296자, 숫자는 최대 7,089자를 기록할 수 있어. 그뿐만 아니라 사진 및 동영상, 인터넷 주소, 지도, 명함 등의 정보도 담을 수 있다는 사실! 대단하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QR코드는 크게 위치 찾기 패턴, 얼라인먼트 패턴, 셀 패턴과 같은 3가지 패턴으로 구성돼. 위치 찾기 패턴은 QR코드의 세 모서리에 자리 잡고 있는 큰 사각형으로, 360도 어느 방향에서 감지하더라도 정보를 읽을 수 있어. 다음으로, 얼라인먼트 패턴은 QR코드가 일그러지거나 일부 파손되더라도 인식할 수 있게 해주는 역할을 해. 마지막 셀 패턴은 흑백의 사각형을 통해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흑백에 따라 컴퓨터 2진법 수인 ‘0’과 ‘1’을 구분하지. 추가로 셀의 좌표를 결정하는 타이밍 패턴과 오류 발생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충분한 여백을 제공하는 마진도 있어.
그렇다면 이렇게 만들어진 QR코드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을까? 바로 빛의 흡수와 반사를 감지하는 적외선 센서를 이용해. 적외선 센서는 적외선을 방출하는 발광소자와 이를 감지하는 수광소자로 분리되어 있어. 이때 QR코드의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여 약한 빛을 반사하고, 흰색은 강한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빛의 강약에 따라 ‘0’과 ‘1’을 구분할 수 있고, 이를 전기신호로 변환하여 컴퓨터가 읽을 수 있게 되는 거지!
작은 정사각형들의 조합이 이러한 원리로 수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정말 신기하지? 그렇다면 난 면허도 있겠다, 헬멧 쓰고 전동 킥보드를 타러 가볼까~
[참고문헌]
1. 김현우, 「스물 네살 ‘QR코드’의 원리 아시나요」, 『한국일보』, 2018.08.18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808161587376079
2. 한국전기안전공사, 「코로나19 시대 필수인 ‘QR 코드’! 어떤 원리로 만들어진 걸까?」, 『한국전기안전공사 공식블로그』, 2021.08.09
https://m.blog.naver.com/kescomiri/222463068806
[생명과학과가 본 공원]
(글) 무은재학부 22학번 28기 알리미 사수현
에취! 꽃구경하러 공원에 왔는데 꽃가루 때문에 눈물이랑 기침이 나네. 그런데 알레르기는 왜 생기는 걸까? 알레르기는 해롭지 않은 외부 물질을 항원으로 착각해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현상이야.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가짓수의 항원에 노출되는데, 내가 어떤 물질에 대해서 알레르기가 있는지 미리 알고 있다면 미리 대비할 수 있겠지?
전통적으로는 피부를 바늘로 찌른 뒤 항원에 노출해서 항원-항체 반응 정도로 알레르기 여부를 판단하는 검사를 많이 수행했어. 그런데 이 방법은 피부 상태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점이 있었지.
그래서 요즘은 혈청 특이 IgE 검사를 주로 사용한대. IgE란 항체의 한 종류로, 처음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들어오면 B세포¹가 이를 인식한 뒤 형질세포로 분화하여 그 항원에 특이성을 가지는 IgE를 만들어내. 그리고 IgE가 비만세포 표면에 있는 FcɛRI 수용체에 결합한 채로 있는 거지. 만약 다시 같은 항원이 들어오게 되면, 항원이 두 개의 항체 사이에 교차결합하게 돼. 이후에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거쳐서 염증 매개 물질들(히스타민 등)이 나오면서 면역 반응들이 일어나는 거야.
즉, 혈액 내 특정 알레르기 항원과 이에 특이적인 IgE가 결합하는 것을 검사로 확인한다면, 해당 물질에 대해서 알레르기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지!
알레르기 검사는 단일 혈청 당 검사하는 특이 IgE 항체의 수에 따라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 먼저 다양한 종류의 특이 IgE 항체를 검사하는 MAST(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 Test)가 있어. 다양한 알레르기 항원으로 구성된 패널에 혈액을 떨어뜨린 뒤, 항원-항체 반응에 따른 화학 발광의 유무를 이용해서 어떤 항원에 특이적인 IgE가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이야. 이 검사는 저렴하지만, 민감도²가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지.
반면 하나의 알레르기 항원에 대한 IgE의 양을 항원-항체 반응량에 따른 형광 정도를 통해 정량적으로 판단하는 ImmunoCAP이라는 방법도 있어. 이 방법은 민감도와 특이도³가 모두 높지만, 1개의 검사당 1개의 특이 IgE를 측정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어.
이제 원리도 알았겠다, 너희도 이번 봄에는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보는 건 어떨까?
[각주]
1. 세포림프구의 일종으로 항체를 생산하여 후천성 면역에 크게 기여하는 세포
2. 결합하는 항체가 있는 알레르기 항원 중 진짜 알레르기 유발 항원의 비율
3. 결합하는 항체가 없는 알레르기 항원 중 알레르기 유발 항원이 아닌 것의 비율
[참고문헌]
김미애 외 4인, 『알레르겐 특이 IgE 검사의 이해』, 대한내과학회지 제 93권 제 5호, 2018, 452-455
[기계공학과가 본 공원]
(글) 무은재학부 22학번 28기 알리미 윤정현
라떼는 말이야, 공원에 가면 연을 날렸다고! 근데 요즘 애들은 연이 아니라 다른 걸 날리더라? 바로 드론! 윙윙거리며 자유자재로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는 드론은 어떻게 그렇게 날 수 있을까?
드론의 이륙 원리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베르누이 원리에 의한 양력이고, 다른 하나는 프로펠러에 의한 반작용력이야. 베르누이 원리란 유체의 유속이 빨라지면 그 유체가 점유하고 있는 공간의 압력이 낮아진다는 원리야. 쉽게 말해 날개의 매끈한 아랫면에 비해 볼록한 윗면은 공기가 지나가야 하는 거리가 멀어서 유속이 빨라지고 이로 인한 압력 차이에 의해 날개가 위로 뜨는 양력¹이 생성되는 거지. 그런데 날개가 작은 드론은 양력만으로 이륙 원리를 설명하기가 어려워. 그건 드론을 띄우는 또 하나의 힘, 반작용력 덕분이야. 다들 뉴턴의 제3 법칙인 작용-반작용 법칙² 들어봤어? 드론의 프로펠러를 보면 날개가 경사지게 붙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 프로펠러가 회전하면 경사면이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면서(작용) 밀려 나가는 공기가 드론을 위로 밀어 올리게(반작용) 돼.
다음으로는 드론의 조종 원리를 알아보자. 일반적으로 자주 쓰이는 쿼드콥터³ 기준으로 설명해 볼게. 쿼드콥터는 대각선으로 마주 보는 프로펠러끼리 같은 방향으로 회전하는데, 하나는 시계 방향으로 하나는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해. 그 이유는 바로 돌림힘4 때문이야. 프로펠러가 시계 방향으로 움직이면 드론은 반시계 방향으로 돌림힘을 받게 되거든. 한쪽은 시계 방향으로, 다른 한쪽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면서 힘의 균형을 맞추는 거지.
그럼, 드론은 어떻게 앞뒤 양옆으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을까? 바로 가고자 하는 방향의 반대에 위치한 프로펠러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거야. 프로펠러가 빠르게 회전하면 더 큰 양력과 반작용력을 받게 되는데 그러면 드론이 가고자 하는 방향 쪽으로 기울어져서 그 방향으로 전진할 수 있어. 만약 오른쪽으로 이동하고자 한다면 왼쪽에 있는 프로펠러를 빠르게 회전시키면 돼. 아, 재밌겠다! 나도 이참에 드론 하나 장만해서 날려봐야지. 그럼, 안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