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3 178호 / 최신 기술 소개
갑오징어 눈을 닮은 고해상도 카메라
W자형 동공을 가진 광학 카메라의 활용 예시
출처: 김한식 기자, 『“보고 싶은 곳을 ‘더 선명하게” 갑오징어눈 닮은 고대비·고해상도 카메라 개발』, 2023-02-23, https://www.etnews.com/20230223000011
갑오징어의 눈(동공)은 특이하게도 W자 모양을 갖습니다. 사람의 동공이 빛의 세기에 따라 크기가 변하는 것처럼 갑오징어의 동공은 어두운 곳에서는 원형, 밝은 곳에서는 W자가 되어 빛을 조절합니다. 실제로 먹잇감을 급습하는 매복형 동물은 세로로 긴 동공, 천적을 감시하는 동물은 가로로 긴 동공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동물의 특성에 따라 동공의 모양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신기하지 않나요? 이처럼 갑오징어는 해저 생활에 최적화된 W자 동공을 지니는데요. 최근 GIST·서울대·부산대 공동 연구팀이 갑오징어의 눈 구조를 모방한 고해상도 카메라를 개발하여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구형 렌즈 앞 조리개를 W자형으로 만듦으로써 위쪽에서 들어오는 빛의 양을 줄여 광다이오드의 과노출을 방지하는 것인데요. 기존 카메라 시스템은 불규칙한 빛의 조건에서 영상을 얻어 소프트웨어로 개선하는 후처리 방식이었다면, W자의 고해상도 카메라를 개발하면서 처음에 유입되는 빛을 하드웨어에서 조절하여 더욱 질이 높고 효율적인 영상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갑오징어의 망막처럼 관심 영역이 영상으로 맺히는 영역에 광다이오드 픽셀을 밀집시켜 전력 낭비를 줄이고, 영상 처리 속도를 빨라지게 하였습니다. 이는 불균일한 조도를 받아들이거나 시각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자율주행차나 로봇, 드론 등에서 고품질 영상을 얻기 위한 카메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면 낮에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의 양을 조절하여 난반사 없이 영상을 얻을 수 있죠. 하루빨리 자율주행차나 드론에 적용되어 고품질의 고해상도 영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멸종된 동물을 복원시키는 De-extinction 프로젝트
일러스트: Colossal Bio
출처: 아이작 슐츠, 『‘De-Extinction’ 회사는 Dodo를 되찾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2023년 1월 31일 https://gizmodo.com/colossal-bring-back-thedodo-de-extinction-1850050539
쥐라기 공원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으신가요? 공룡의 피를 빨았던 모기 화석에서 공룡의 DNA를 추출해 공룡을 복원한다는 설정인데요. 이렇게 영화 속에서만 가능할 것 같았던 멸종 동물의 복원이 실제로 탈멸종(De-extinction) 프로젝트를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바이오기업 콜로설 바이오사이언스(Colossal Biosciences)가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세 번째 프로젝트로 도도새의 복원을 실행 중이라고 합니다. 도도새의 복원 작업은 4단계로 이루어지는데요. 1단계는 도도새의 유전체를 얻는 것입니다. 도도새의 게놈을 해독하여 다중 게놈을 정렬하고, 비교 분석 및 표현형 예측에 사용할 수 있는 고품질 조류 게놈을 만듭니다. 게놈 해독이 완료되었다면 현존하는 동물 중 도도새와 가장 유전적으로 비슷한 동물을 찾아 조직배양을 진행해야 합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Nicobar 비둘기의 원시 생식 세포(PGC)를 통해 배양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으로 도도새와 Nicobar 비둘기의 유전적 차이를 비교해 도도새에만 있는 유전 정보를 교체하는 방식의 유전자 편집 과정을 거칩니다. 마지막 4단계로 비둘기 PGC의 종간 생식계열 이식을 닭 대리모를 이용해 배아를 만들고 부화를 기다리는 것입니다. 최근 콜로설에서는 도도새의 게놈 정보를 파악하는 데 완료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이는 도도새와 같은 멸종 동물의 복원이 한 단계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고, 유전자 편집 기술과 보조 생식 기술이 발전되어 멸종된 동물들을 만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잔광 발광 입자를 통한 광화학 피부 접합법
조절 가능한 잔광 발광 입자를 통한 광화학 피부 접합 이미지
출처: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영화 ‘아바타’의 기술이 현실로… 빛으로 상처치료한다.』, 『POSTECH 홈페이지 연구성과』, 2023.02.07
몸에 상처가 났을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상처를 소독하고 연고를 바를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연구팀에서 빛으로 상처를 치료하는 획기적인 방법을 발표했습니다. 시중에 판매하는 연고는 대게 결합 강도가 낮아 사용 방안이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는 데에 반해 광화학 조직 결합(PTB) 부르는 이 기술은 잔광 발광 입자(ALP)를 이용해 광화학적으로 피부를 접합시켜 결합 강도를 훨씬 높일 수 있습니다. 감광제¹로 피부 접합을 하면 광 투과 효율이 낮아지지만, 이때 잔광 발광 입자를 이용하면 빛을 받은 후 오랫동안 잔광을 유지하여 심부 조직에서도 감광제를 효과적으로 활성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이 접합의 원리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합시다. 먼저, 상처가 생기면 피부 내 콜라겐 조직이 끊어지게 됩니다. 이때 감광제와 피부 투과도가 우수한 히알루론산을 화학적으로 접합시켜 잔광 발광 입자와 함께 상처 부위에 발라 빛을 비춥니다. 잔광 발광 입자에 빛을 비추면 빛 에너지가 트랩에 저장되어 빛이 서서히 방출됩니다. 방출되는 녹색 발광과 잔광에 의해 감광제가 활성화되어 피부 조직의 콜라겐 층이 결합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빛을 이용한 광 의약 치료법은 피부병이나 안과 질환, 암 치료 등 의료 수술에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영화 아바타에서 빛을 가하여 치료하는 모습을 현실에서 볼 수 있다니 의학계의 새로운 빛으로 발전될 PTB 기술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광합성 세균이 합성한 시멘트로 만든 바이오 블록
프로메테우스가 개발한 바이오블록
출처: 이영완 기자, 『온실가스 배출 주범 시멘트. 미생물이 해결한다』,『사이언스카페』, 2022.12.26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science/2022/12/26/WN24MVVM7FFKVLO3X2FPFVEI4U/37
인류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8%는 시멘트를 만들 때 발생합니다. 시멘트 1톤 생성 시, 약 1.15톤의 석회석이 소비되고, 0.8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됩니다. 특히, 공정 과정 중 석회석을 고온으로 구울 때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요. 이러한 건설 산업의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떠오르는 한 기술이 있습니다. 바로, 미국의 건축 자재 업체인 프로메테우스의 바이오 블록 제조 기술인데요. 석회석을 굽지 않고도 광합성 미생물이 합성한 시멘트를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바이오 블록을 만드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시아노박테리아라는 광합성 세균에 칼슘 이온이 녹아있는 영무기 영양액²을 주면서 빛을 가하고, 이산화탄소를 공급합니다. 이 후, 시아노박테리아는 6시간마다 두 배로 증식하면서 탄산칼슘 결정을 생성합니다.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이렇게 생성된 탄산칼슘에 모래를 섞어 콘크리트를 제작하였고, 하이드로젤을 첨가해 모래와의 결합을 더욱 촉진시켰습니다. 기존의 블록은 완벽히 굳는 데 28일이나 소요되지만 이 바이오 블록은 친환경적이면서도 완전히 굳는 데 8일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바이오 블록은 온실가스 배출을 경감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균열이 생긴 건물을 보수하고 해안 침식을 막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최근 미국 정부와 군의 적극적인 R&D 지원이 제시되고 있다고 하니 이 기술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라는 궁극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글) 무은재학부 22학번 28기 알리미 박태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