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3 180호 / 지식더하기 ②

2023-12-12 772

고체의 결정 구조와 공간 채움률

 

 

고체는 입자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깝고 일정한 부피와 모양을 가지기에 고체를 이루는 입자는 기체를 이루는 입자와 달리 제자리에서 진동 운동만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체를 해석할 땐 입자의 운동이 아닌 입자의 배열에 주목합니다. 특히, 금속은 원자 간에 주기적이고 반복적인 배열이 존재하는데요. 이렇게 원자들이 규칙적인 3차원 패턴을 형성하면 이를 결정질 재료라고 부릅니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결정 격자 안에 빈 공간을 최소화하며 금속 원자를 쌓을 수 있을까요? 원자를 쌓는 방법에 따라서 금속의 구조는 단순입방구조, 체심입방구조, 면심입방구조 등으로 나뉩니다. 공간 채움률은 단위세포1 내에 입자가 채워진 비율을 퍼센트 단위로 나타낸 것으로, 이 개념을 활용하면 어떤 구조가 가장 효율적으로 채워진 구조인지 알아낼 수 있습니다.

1. 단순입방구조 Simple Cubic
우선 단순입방구조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단순한 구조로 그림 1과 같이 정육면체의 8개 꼭짓점에 원자가 위치해 있습니다.

그림 1. 단순입방구조(좌) 단순입방구조에서 단위세포 한 변의 길이와 원자 반지름 사이의 관계(우)

 

공간 채움률을 구하는 공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여기서, 단위세포 내의 원자는 모두 완전한 구형으로 가정합니다. 공간 채움률을 구하기 위해서는 단위 세포의 한 변의 길이(a)와 입자 반지름(R)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그림 1을 보면, 단위세포의 한 변은 원자 반지름 2개가 맞닿아 구성되므로, 반지름 R = 0.5a로 표현됩니다. 단순입방구조의 단위세포당 원자의 수는 1개입니다.2 따라서 공간 채움률은 아래와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2. 체심입방구조 Body-Centered Cubic

그림 2. 체심입방구조(좌) 체심입방구조에서 단위세포 한 변의 길이와 원자 반지름 사이의 관계(우)

체심입방구조는 단위세포의 중심에 있는 체심 원자가 각 모서리의 원자들과 접해 있는 구조입니다. 단위세포에는 2개의 원자가 존재합니다.3
단위세포 한 변의 길이와 원자 반지름 사이 관계를 생각해 봅시다. 그림 4를 보면 정육면체의 대각선을 4개의 원자 반지름이 맞닿아 구성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4r = √3 a 라는 관계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 정보를 이용해 단순입방구조와 같은 방식으로 공간 채움률을 계산하면 68%가 나옵니다.

 

3. 면심입방구조 Face-Centered Cubic

그림 3. 면심입방구조(좌) 면심입방구조에서 단위세포 한 변의 길이와 원자 반지름 사이의 관계(우)

면심입방구조는 면 중심의 원자가 각 모서리의 원자들과 접촉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단위 세포에는 4개의 원자가 존재합니다.4
그림 3의 오른쪽 그림을 보면 단위세포 한 면의 대각석 위에 원자 반지름 4개가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4R= √2 a이고 이에 따라 계산한 공간 채움률은 74% 입니다. 면심입방구조는 동일 입자들이 형성하는 결정구조 중 가장 채움률이 높은, 조밀한 구조인데요. 그래서 이 구조를 최조밀 구조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면십입방구조만이 최조밀 구조인 것은 아닙니다. 이 글에서 나오지 않은 육방밀집구조의 공간 채움률도 74%로 역시 최조밀 구조라고 할 수 있죠!
우리는 공간 채움률, 틈새 자리와 같은 개념들을 통해서 물질의 특성 뿐만 아니라 이온의 구조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고체 결정 구조에서 공간 채움률을 이용하면 물질의 밀도와 질량을 계산할 수 있으며, 틈새 자리를 알면 크기가 큰 입자를 규칙적으로 배열한 뒤 크기가 작은 이온이 그 사이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이 글을 읽고 고체의 결정 구조에 흥미를 가지게 된 친구들은, 틈새 자리에 대해 더 공부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반도체공학과 23학번 29기 알리미 김세현

 

[참고 자료]
1. William D. Callister Jr. and David G. Rethwisch. 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 An Introduction. 9th ed., WILEY, 2014.
2. onsaem9134. “고체의 결정 구조 (1) :: 입방 정계.” 「생명과학은 낭만으로 하는거랬어」. 2017년 9월 23일. https://onsaem9134.tistory.com/29.

[그림 출처]
그림 1. 참고 자료 1과 같음.
그림 2. “[나노 화학] 3. SC(단순입방구조), FCC(면심입방구조), BCC(체심입방구조)의 충진율.” 2015년 11월 24일. https://choid.tistory.com/30.
그림 3. 참고 자료 1과 같음.

[각주]
1. 고체 안에서 원자들은 규칙적인 배열을 하고 있으므로 반복되는 단위가 있음. 이처럼 반복되는 가장 작은 단위를 단위세포라고 함.
2. 각 꼭짓점마다 8등분된 원자가 있음. 8(꼭짓점 개수) * 1/8개 (8등분된 원자는 개당 1/8을 차지하므로) = 1개.
3. 각 꼭짓점마다 8등분된 원자가 있음. 또, 중심에는 온전한 1개의 원자가 있음. 즉, 단위 세포당 원자의 수는 8 * 1/8개 + 1개 = 2개.
4. 각 꼭짓점마다 8등분된 원자가 있음. 또, 육면체의 각 면에 2등분된 원자가 있음. 즉, 단위 세포당 원자의 수는 8 * 1/8개 + 6*1/2개 = 4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