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4 181호 / 포커스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 11기]
오명철 교수님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포커스 11기 옥빛고등학교 2학년 이수민입니다. 저는 기초과학연구원 IBS에서 반데르발스 물질을 활용한 2차원 반도체를 연구하고 계시는 반도체공학과 오명철 교수님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인터뷰 내용을 담지는 못했지만, 영상에 담기지 못한 흥미로운 내용들을 선정해 담아봤습니다!
Q. 교수님께서는 언제, 어떻게 반도체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되셨나요?
A. 제 생각에는 학부 때 관심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트랜지스터에 대해 배우게 되었는데 트랜지스터로 게이팅 소자를 만들고, 결국에는 컴퓨터까지 만들게 되거든요. 컴퓨터를 만드는 것까지 하고 나니,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기술이 대단하다는 어떤 경외감을 느끼게 되면서 관심을 가진 것 같습니다.
Q. 교수님께서 연구하고 계시는 저차원 반도체가 무엇인지, 기존 반도체와 무슨 차이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제가 연구하고 있는 반도체는 정확히는 2차원 반도체입니다. 2차원 반도체는 원자 한 층 혹은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반도체 물질입니다. 그래핀, 흑린과 같은 2차원 물질은 전기전도성이 매우 높고, 얇으며 단단한 특성 덕분에 투명하고, 유연한 소자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게다가 2차원 반도체는 기존 반도체 소자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반도체 소자는 공정이 발전하면서 피치1를 수 나노미터 크기까지 줄일 수 있게 되었지만, 피치가 일정 수준보다 작아지면 Short Channel Effect가 발생하여 원하지 않는 전류가 다른 곳으로 흐르거나, 전류가 통제되지 않는 신뢰성의 문제가 생깁니다. 여기서 제가 연구하고 있는 것이 2차원 반도체를 통해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것입니다.
Q. 교수님의 연구를 조사하다 보니, 2차원 재료 사이의 뒤틀린 각도가 물질의 전기전도성에 주는 변화에 관한 연구인 ‘Twistronics’에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원리로 두 층의 그래핀이 이루는 각에 따라 물성이 급변할 수 있는 것인가요?
A. 2차원 물질 두 층을 살짝 뒤틀려서 겹치면 새로운 주기적인 초격자가 나타나고, 새로운 초격자를 따라서 물리적으로 전기적 퍼텐셜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즉 밴드 구조가 기존 물질과 완전히 달라집니다. 이런 방식을 통해 이론적으로만 존재할 수 있는 밴드 구조를 인공적으로 조작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거예요. 이렇게 되면 물질 안에서의 전자 간 상호작용을 조절할 수 있고, 밴드의 위상학적 구조도 변형시킬 수 있습니다. 그러면 초전도 현상, 위상학적 절연체 상태들이 만들어질 수 있고, 이 상태들을 전기신호를 이용하여 넘나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전압을 어떻게 거느냐”에 따라 초전도체, 절연체, 강자성체, 강유전체 중 무엇이 될 것인지를 조절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Q. 기존 2차원 반도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반데르발스 이종 구조 소자를 제작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데르발스 이종 구조가 무엇이며, 왜 필요한 것인가요?
A. 2차원 반도체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2차원 반도체 소재의 가능성을 열기 위해 이종 구조2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초격자를 인공적으로 제작하고 어떤 현상이 있는지 탐색한 후 그것을 이용하여 차세대 컴퓨터 또는 양자컴퓨터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소자를 연구하는 것입니다. 즉,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소재에서 벗어나 인공적인 소재를 이용한 소자를 만드는 연구이죠. 앞서 말한 Twistronics가 대표적인데, 이 방법은 그래핀뿐만 아니라 어떤 2차원 물질을 비틀어도 가능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어떤 소재를 비틀어 만들었는지에 따라 예측하기 어려운 다양한 특성이 만들어집니다. 이런 물질을 만들기 위해선 반데르발스 물질이 필수적입니다. 반데르발스 물질의 특성은 Dangling Bond3가 없어서 층을 마음대로,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반데르발스 물질은 종류도 다양하기에 특성도 다양합니다. 그래서 아직 연구할 것이 아주 많은 분야이지요.
Q. 저차원 반도체가 계속해서 발전하여 실생활에도 쓰이게 된다면 세상이 어떻게 변할까요?
A. 우선은 유연하고 투명한 성질을 이용해서 피부에 부착하거나 옷처럼 입는 웨어러블 컴퓨터에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집적도4를 굉장히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나노 로봇에도 쓰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인공지능을 만들 때 매우 큰 컴퓨터와 서버가 필요한데, 높은 집적도를 통해 이런 큰 크기를 개인용 컴퓨터만 한 크기로 줄일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생각해 본다면 애플에서 출시한 공간 컴퓨터인 비전 프로 같은 것이 안경, 혹은 콘택트렌즈처럼 작아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현실적인 장점은 속도가 기존보다 빨라진다는 점입니다.
Q. 포스텍 반도체공학과만의 장점이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반도체공학과의 장점은 반도체 관련 과목들을 배워서 산업에 바로 쓸 수 있는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반도체는 물리, 화학, 신소재, 전자공학 등이 포함된 광범위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하나의 학부에서는 이것을 전부 배우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런 지식을 넓게 배울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3+3 학석박 통합 연계 프로그램은 우리 학과만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이는 3년 안에 학사, 3년 안에 석박사 과정을 마치는 프로그램으로 3+3 과정을 원하고, 자격 요건이 되는 학생들이 수행하는 제도입니다. 학부와 대학원을 6년 안에 끝내야 하므로 학생들의 부담이 커지는 점이 우려되지만, 성공적으로 마치는 학생들은 이른 시기에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 현재 많은 학생이 이 과정에 참여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Q.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가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학문이 되었든, 일이 되었든, 연구가 되었든 항상 질문을 던지고 답을 스스로 찾아내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라고 해주고 싶어요. 그러면 나중에 자신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는 길을 계속 걸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반도체공학과 오명철 교수님과의 인터뷰 내용이었습니다. 교수님과의 인터뷰라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신 입학팀 강수향, 오민진 선생님과 알리미 분들, 촬영 감독님 마지막으로 저를 위해 긴 시간 써주신 오명철 교수님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글. 옥빛고등학교 2학년 이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