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4 182호 / 알리미가 만난 사람
최주희 선배님과의 이야기
삶의 모든 순간이 모여 미래의 나를 만든다
여러분은 영화나 드라마 보는 것을 좋아하시나요? 요즘에는 다양한 OTT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영화, 드라마뿐 아니라 TV 프로그램까지 시청할 수 있어 편리한 것 같습니다. 이번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서는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를 졸업하신 후 하버드 대학원과 여러 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대한민국 대표 OTT 브랜드 티빙의 CEO로 계신 최주희 선배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최주희 선배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1. 전국에 있는 포스테키안 구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01학번 최주희입니다. 학부 이후 하버드에서 통계학 석사를 지내고 BCG(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전략 컨설턴트로 커리어를 시작하여 월트디즈니코리아, W컨셉, 트렌비를 거쳐 현재는 티빙의 대표이사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대표이사직을 수행한 지는 1년 정도 되어서 여러 가지 다양한 난제들을 맞이하고, 또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2. 현재 하고 계신 일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지금은 CJ ENM의 자회사로 있는 ‘티빙’의 CEO, 대표이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넷플릭스가 자리 잡고 있던 OTT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은 적자도 심하고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는데, 이를 흑자로 전환하고 지속 가능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글로벌 OTT에 대항하여 국내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갖기 위해 전략을 짜고 팀을 구성하여 그 전략을 실행하는 일들을 진두지휘하고 있습니다.
#3. 선배님께서는 지금 직업을 갖기로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을까요?
이렇게 경영자가 될 줄은 몰랐는데, 산업경영공학과를 진학하고 싶다고 느꼈을 때부터 어렴풋이 ‘기업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기업체에서 일을 하고 싶다’라는 지향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후 경영 컨설팅을 하면서 기업을 경영하는 경영자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부터 기업이 가지는 사회적인 가치나 기업이 세상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해 왔고, 여러 종류의 발전에 기여하려면 기업에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경영학을 공부해 보겠다는 결심을 했어요. 경영학을 공부하던 중, 공부를 하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일을 하는 것 중에 나는 무엇이 더 맞는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이 들 때 BCG에서 인턴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일을 해보고 나서 그 일이 맞지 않으면 학계로는 언제든지 다시 돌아갈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일을 하던 중에 흔들릴 때도 있었어요. 다시 학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사람들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가고, 기업 안에서 전략을 제안하고 실현하는 일이 더 즐겁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20대 후반에 경영 쪽으로 마음을 굳히고 커리어를 쌓으면서 경영자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4. 선배님께서는 포스텍을 졸업하시고 하버드에서 석사 학위를 받으신 뒤 다양한 기업을 거쳐 지금 티빙의 대표이사가 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의 자리까지 오르는 데 포스텍에서의 경험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요?
저는 삶의 모든 순간들이 모여서 미래의 나를 만든다고 생각하거든요. 포스텍이라는 학교는 숙제도 많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치열하게 살도록 몰아붙이면서 학생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 주잖아요. 저도 제 진로와 앞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공부했는데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늘 최선을 다하며 사는 삶의 태도가 만들어진 것 같아요. 대학이라는 시간은 짧지만 내 삶의 근간, 가치관, 태도와 같은 것을 은연중에 결정하고 사람과의 관계를 쌓아가는 발판이 되는 중요한 시점인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지 대학을 졸업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시절이 많이 생각나요.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가서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공부하고, 밤늦게까지 도서관에서 조별 과제를 하던 기억도 나고요. 한번은 효자 시장 골목에서 새벽까지 놀다가 아침을 먹고 수업을 갔던 기억, 학교 축제 기간도 생각이 나요. 지나고 나니 포항에서의 기억들이 다 너무 좋아요.
인터뷰를 함께한 컴퓨터공학과 23학번 윤현서 알리미와 컴퓨터공학과 23학번 조민서 알리미
#5. 해외 대학원에 진학하시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하버드 대학원 시절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늘 글로벌을 무대로 한 활동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글로벌 무대에서 공부하고 일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어서 2학년 때부터 유학을 준비했어요. 대학원 때는 공부를 정말 많이 했어요. 하버드는 도서관이 워낙 좋으니까 좋은 도서관이라도 누리자는 생각에 언제는 법대 도서관에 가고 언제는 공대 도서관에 가고, 도서관 투어를 다니면서 공부했던 기억밖에 안 나요.
#6. 지금까지 티빙 대표이사로 일하시면서 좋았던 점이 있을까요?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도 궁금합니다.
1년 안에 수많은 변화를 만들어내고, 그런 변화가 성과, 실적으로 나타나는 결과들, 그리고 그걸 우리 구성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뿌듯하고 좋아요. 경영에 보람을 느끼면서 내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요.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인기가 많으니까 앞으로는 이런 콘텐츠와 함께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게 티빙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이자 꿈이에요.
#7. 마지막으로, 선배님과 같이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후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초반에 말씀드린 것처럼 삶의 매 순간이 모여서 결국 미래의 내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린 날의 찬란한 순간에서 정말 많은 경험을 해보고, 많이 고민하고 치열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오로지 나에게 집중해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탐구해 보고 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은 대학생, 대학원생 때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때의 고민과 그때의 내가 어떻게 살아가느냐가 훗날 나의 모습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많이 준다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어요.
포스텍 산업경영공학과 시절부터 현재 티빙 CEO가 되기까지, 최주희 선배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자신의 마음속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끊임없이 고민하여 자신의 길을 찾은 선배님의 이야기에서 저희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나에게 귀를 기울이고, 목표가 생겼다면 이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시간 내어 의미 있는 말씀 들려주신 최주희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글. 컴퓨터공학과 23학번 29기 알리미 조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