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4 182호 / 최신 기술 소개
[세계 최초 1기압에서 다이아몬드 생성 기술 개발]
그림 1. 빠른 가열 및 냉각을 통한 다이아몬드의 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RSR_S 장치의 모식도
반짝반짝 다이아몬드! 유일한 흠이던 비싼 가격 문제도 이제는 해결될 수도 있다는 거 아시나요? 최근 기초과학연구원(IBS) 다차원 탄소 재료 연구단 로드니 루오프(Ruoff, Rodney S.) 연구단장 연구팀이 대기압 수준에서 다이아몬드를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것에 성공했습니다.
기존의 인공 다이아몬드는 크게 2가지 방법, 고압 고온 방식과 화학 기상 증착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고압 고온 방식을 통한 다이아몬드의 합성은 표준 대기압의 약 5만 배~6만 배 이상의 압력 조건과 약 1,400~1,600도에 육박하는 온도 환경에서 일어납니다. 화학 기상 증착 방식은 탄소 함유 가스(일반적으로 메탄)와 수소의 혼합물을 진공 체임버에 넣고, 700~1,300도 1기압 하의 조건에서 다이아몬드를 합성합니다. 그러나 두 과정 모두 까다로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하며, 만들 수 있는 다이아몬드의 크기도 크지 않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IBS 연구팀은 빠르게 가열 및 냉각이 가능한 ‘RSR-S’이라는 장치를 자체 제작하여, 기존 합성 방식으로는 적어도 3시간이 걸리는 합성 과정을 최소 15분으로 단축했습니다. 갈륨, 철, 니켈 및 실리콘으로 구성된 특수한 액체 금속 합금 내부에서 메탄을 촉매로 하여 탄소 클러스터의 안정화가 일어납니다. 이렇게 형성된 탄소 클러스터를 X-선 광전자 분광을 통해 탄소 원자의 배열이 다이아몬드와 같음을 확인하였습니다. 해당 기술을 통해 다이아몬드를 대량 생산할 수 있으며, 다이아몬드의 특성을 활용한 여러 산업의 발전이 가능하게 됩니다. 미래에는 다이아몬드가 부의 상징이 아니게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참고 자료 & 그림 출처]
1. 이병구 , 「땅 속 고압 아닌 1기압에서 세계 최초 다이아몬드 합성 성공」, 『동아 사이언스』, 2024.04.25.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65054
2. Yan Gong, Da Luo and Yongchul Kim, “Growth of diamond in liquid metal at 1 atm pressure,” Nature, 2024.04.24.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339-7
3. Yan Gong, Da Luo and Yongchul Kim, “Growth of diamond in liquid metal at 1 atm pressure,” Nature, 2024.04.24.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339-7
[고성능 비정질 p형 반도체 소자 개발]
그림 2. 정공 생산자인 CuI에 여러 원소를 첨가하였을 때의 페르미준위5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현실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거 아시나요? 포스텍 노용영 화학공학과 교수, 아오 리우, 휘휘 주 박사후 연구원 연구팀이 김용성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김민규 포항가속기연구소 에너지환경연구팀 빔라인 매니저와의 공동연구를 통해 고성능·고안정성 p형 박막 트랜지스터를 구현했습니다.
비정질 반도체1는 결정질 반도체2에 비해 저렴하나, 원자 구조의 불규칙성으로 인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반도체로써의 전기적 특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고로 고성능 회로의 집적을 위해서는 이상적인 p형 반도체3가 필요합니다. CuI는 우수한 광전기적 특성, 용액 가공성 및 저온 합성으로 인해 최근 주목받고 있지만, 제어되지 않는 구리 원자 사이 공간으로 인한 높은 저항은 반도체로써의 제 성능을 발휘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포스텍 연구팀은 CuI 반도체에 Zn 도핑될 시, 이상적인 p형 반도체에 가까움을 확인했습니다. 산소가 결핍된 상황에서 텔루륨 산화물의 전하량이 증대된다는 현상을 이용해 텔루륨-셀레늄 복합 산화물을 합성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고성능 p형 산화물 박막 트랜지스터4(TFT)를 개발했습니다. 이는 현재 상용화된 일반적인 실리콘 트랜지스터보다 최대 10배까지 성능이 우수합니다. 또한, 여러 형태와 구조에서도 균일한 성능을 보이며, 외부 조건에 따른 성능 감소도 적어, 실제 산업에서의 활용이 쉽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이번 연구는 OLED TV, VR, AR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습니다. 앞으로의 무궁무진한 반도체 기술 발전이 기대되네요!
[각주]
1. 원자의 배열이 불규칙적인 반도체
2. 원자의 배열이 규칙적인 반도체
3. 전하 운반자로 양공을 사용하는 반도체. 주로 순수한 반도체에 13족 원소가 소량 첨가하여 만든다.
4. 반도체를 이용하여 전자 신호 및 전력을 증폭하거나 스위칭하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 소자
5. 전자가 존재할 확률이 50%가 되는 때의 에너지
[참고 자료 & 그림 출처]
1. 이병구, 「반도체 20년 난제 해결…고성능·고안정 p형 박막 트랜지스터 구현」, 『동아 사이언스』, 2024.04.23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65027
2. Ao Liu, Huihui Zhu and Won-Tae Park, “High-performance p-channel transistors with transparent Zn doped-CuI”, Nature, 2020.08.27.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0-18006-6
[세계모기프로그램(WMP)]
그림 3. 곤충 세포 안에 사는 볼바키아 박테리아. 볼바키아균에 감염된 모기는 뎅기열을 옮기지 못한다
위잉~ 위잉~ 듣기만 해도 짜증 나는 이 소리! 바로 여름만 되면 찾아오는 불청객, 모기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이 모기의 개체 수를 급감시킬 수 있는 기술이 최근 주목받고 있습니다. 모기는 물리면 간지럽다는 단점도 있지만, 주된 문제는 모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주요 모기 매개 바이러스에는 뎅기열 바이러스가 있으며, 이는 고열, 심한 두통, 치료가 늦어질 시 치사율이 약 20%에 달하는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킵니다. WMP가 내세운 대책은 ‘볼바키아(Wolbachia)’ 박테리아입니다. 이는 곤충 세포 안에 사는 박테리아의 이름으로, 볼바키아 균에 감염된 성숙한 난자에서는 항상 발견되나, 성숙한 정자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로 감염된 암컷만이 자손에게 볼바키아 균을 전달할 수 있습니다. 볼바키아 바이러스는 세균 바이러스 복제를 차단하므로, 볼바키아 균에 감염된 모기는 뎅기열 바이러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기지 못하게 됩니다. WMP는 실험실에서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모기를 자연에 방사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2018년 호주에서 볼바키아 박테리아에 감염된 이집트숲모기를 방사하였고, 볼바키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암컷 모기의 후손들은 모두 부화하지 않거나, 볼바키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인간에게 해로운 바이러스를 옮기지 못하게 됩니다. 종국에는 대부분 볼바키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만 남아 뎅기 프리 지역으로 선언되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여러 생물적 방제의 성공적인 결과가 지금까지도 보고되고 있으며, 말라리아와 같은 모기 전염 질환을 차단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머지않은 미래에 모기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이 없는 세상이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참고 자료 & 그림 출처]
임송수 , 「 실험실서 만든 ‘모기 잡는 모기’, 뎅기열에서 인류 구할까」, 『국민일보』, 2024.01.09.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338782
[전기로 붙이는 초강력 테이프]
그림 4. 장치 모식도 및 실제 접착 시연 사진
테이프를 오래 붙였다 떼면 항상 찝찝하게 남던 자국, 힘들게 지우셨던 기억이 있으신가요?테이프의 접착제가 사물에서 완전히 제거되지 않으면 끈적거리기도 하고 보기에도 좋지 않은데요, 최근 발표된 ACS Central Science의 연구를 활용한다면, 접착 물질 없이도 물체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기 접착의 원리는 도체를 통해 전달된 전자와, 겔 속 염분 이온을 통한 두 물질 사이에 강한 화학 결합입니다. 또한, 인가전압이 사라져도 화학결합은 남아있어 그 유지력도 약 몇 달에 준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하는 기존 테이프와 달리, 연구는 전기 접착(electro adhesion, EA)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통해 물체에 소량의 전압을 가하여 물체와 강력한 화학 결합을 형성합니다.
단단한 물질(그래파이트)과 부드러운 물질(하이드로겔)을 연결하고, 5볼트의 전압을 인가할 시, 접착된 물질들은 매우 강하게 붙게 됩니다. 실험 당시 물체를 양쪽에서 잡아당겨도 물체가 먼저 찢어질 정도의 강한 부착력을 확인할 수 있었고, 전류 방향을 반대로 할 시 물질들이 분리되고 반대쪽 전극에 다시 붙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전기 접착이 물속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어, 수중 환경에서도 널리 적용될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해당 연구는 전통적인 접착 방법의 한계를 뛰어넘는 혁신적인 접근법을 제시하며, 다양한 산업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생물 의학 임플란트, 로봇 그립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네요!
[참고 자료 & 그림 출처]
1. 권예슬, 「 끈적임 없이 전기로 붙이는 초강력 테이프」, 『Science on』, 2024.04.01.
https://scienceon.kisti.re.kr/srch/selectPORSrchTrend.do?cn= SCTM00256086&dbt=SCTM
2. Wenhao Xu, Faraz A. Burni and Srinivasa R. Raghavan, “Reversibly Sticking Metals and Graphite to Hydrogels and Tissues,” ACS Publications, 2024.03.13
https://pubs.acs.org/doi/10.1021/acscentsci.3c01593
글. 무은재학부 24학번 30기 알리미 정찬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