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4 182호 / 포스텍 연구실 탐방기

2024-08-23 127

포스텍 생명과학과 분자신경의학 연구실
MNPSY(Molecular NeuroPSYchiatry Lab)

조현병(Schizophrenia), 우울증(Depression) 등과 같은 정신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겪고 있으며, 감정 및 사고 등 다양한 뇌 기능의 이상을 동반하며 비정상적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은 일상생활, 사회적 관계, 직업적 기능 등 여러 측면에서 심각한 어려움을 겪으며, 이는 개인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도 큰 부담을 줍니다. 이러한 정신질환은 병인기전이 복잡하고 다양하여 아직 연구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신질환은 어떻게 연구할 수 있을까요?

정신질환 연구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뇌와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이해하는 것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의 정상적인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고, 이를 바탕으로 질환을 유발하는 뇌 기능의 이상을 확인하고, 그 원인이 되는 생물학적 과정을 파악함으로 질환을 제어하는 접근을 제시하는 것이 저희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연구 방법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유전자 연구를 통해 특정 정신질환과 관련된 유전적 변이를 찾거나, 뇌 영상 연구를 통해 뇌의 구조적 및 기능적 변화를 관찰합니다. 심리학적 연구는 사람들의 행동과 감정을 분석하며, 약물 연구는 새로운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춥니다. 최근에는 컴퓨터 모델링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분자 수준에서 뇌의 변화를 시뮬레이션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신질환의 원인을 밝히고, 효과적이고 근원적인 치료법을 모색하는 것이 정신질환 연구의 핵심입니다.

최근에는 분자생물학적 접근의 발전으로 정신질환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 분야가 확립되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유전자, 단백질, 신경전달물질 등의 분자의 생물학적 연구를 통하여 정신질환의 원인에 접근합니다. 이를 위해 유전자 분석, 뇌 영상, 동물 모델 실험 등이 활용됩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정신질환의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밝히고, 이를 치료할 새로운 약물이나 치료법을 제안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세포학, 약리학, 유전학, 생화학, 동물 행동학적 실험 기술을 활용하여 주요 정신질환의 분자기전을 분석하고, 새로운 치료 접근법에 기여할 정보를 얻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연구 분야는 정신질환의 병인기전으로서 크게 신경발달의 분자기작, 조현병 병인 분자 모델링, 세포 내 소기관 연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신경발달의 분자기전 연구

정신질환은 신경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신경발달의 분자기전 연구는 우리의 뇌가 어떻게 발달하고 기능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는 학문입니다. 이 연구는 주로 신경 줄기세포가 어떻게 다양한 신경세포로 분화되는지 탐구합니다. 신경 줄기세포는 일종의 만능 세포로, 뇌의 뉴런이나 교세포 같은 다양한 세포로 변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분열과 동반되는 분자기전에 따라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분화로 진행할 것인지 그대로 분열을 계속할 것인지 등의 중요한 결정들을 내리게 됩니다.

그림 1. MNPSY 연구실의 연구 주제 : 정신질환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의 병인기전 이해와 이들의 상호작용을 통한 질환 발병의 입체적 모델링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시냅스 형성과 가소성입니다. 시냅스는 뉴런 간의 연결 부위로, 정보가 전달되는 곳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시냅스 형성 시에는 세포핵에서 멀리 떨어진 시냅스까지 물질수송에 관련된 분자기전이 시냅스 형성에 기여합니다. 이러한 연구들은 신경발달 장애, 예를 들어 자폐증이나 ADHD 같은 질환의 원인을 이해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신경발달의 분자기전 연구는 뇌가 어떻게 제대로 기능하는지 이해하고, 뇌 관련 질환을 치료하는 길을 여는 중요한 연구입니다.

그림 2. 신경발달을 조절하는 새로운 핵심인자 Gcap14 발굴

 

조현병 분자 모델링

조현병 분자 모델링 연구는 조현병의 복잡한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한 과학적 접근입니다. 유전체 연관 연구(GWAS)를 통해 조현병과 관련된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밝혀졌고, 이러한 변이들이 단백질의 구조와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자 모델링으로 분석합니다. 예를 들어, 조현병 연관 유전자들이 어떻게 신경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들 유전자의 변이가 조현병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마우스 및 인간 유래 오가노이드를 활용해서 연구합니다.

그림 3. 조현병 병인인자를 과발현하는 유전자 변형 마우스의 사회성 행동 변화 및 형질변환 오가노이드의 신경세포 분화 이상

 

세포 내 소기관 네트워크 연구

정신질환 발병에 있어서 세포 내 소기관의 기능 이상은 중요한 병인 요소 중 하나입니다. 우리 연구실은 특히 미토콘드리아, 소포체, 골지체 같은 세포 소기관과 이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 연구합니다. 그중에서도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 사이의 물리적 연접(MAM)이 세포 기능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룹니다. 특히 미토콘드리아가 정신질환의 발병에 중요한 인자로 여겨지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경로로서 작동할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림 4. 미토콘드리아-소포체 연접(MERCs, MAM) 특이적 칼슘 센서

 

우리 연구실은 형광 단백질 기반의 여러 기법을 개발하여 소기관 간의 물리적, 기능적 상호작용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미토콘드리아-소포체 연접을 관찰할 수 있는 형광 센서(MAM-BiFC)와 칼슘 센서(MAM-Calflux, MAM-GCaMP)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MAM 관련 칼슘 항상성, 지질 생합성 등이 정신질환 및 스트레스 반응과 어떻게 관련이 있는지를 밝혀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정신질환 발병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정보와 연구의 기반을 제공해 줍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관심 있는 학생과 연구자는 언제든지 연구실의 문을 두드려 주시길 바랍니다.

 

글. 생명과학과 박상기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