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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성과

친환경/신소재 김형섭 교수 연구팀, "철강의 딜레마 깼다"… 3D 프린팅으로 더 강하고 더 잘 늘어나는 합금 개발

  • 신소재공학 친환경
  • 등록일2026.06.25
  • 조회수197

세계 최고 수준 강도·연성 조합 갖춘 3D 프린팅용 초고강도 철계 합금 개발


우주선과 전투기는 극한 환경에서 버텨야 한다. 하지만 금속은 강도가 높으면 깨지기 쉽고, 잘 늘어나는 경우 강도가 떨어진다. 그런데 오랫동안 풀리지 않던 이 ‘강도와 연성의 딜레마’를 해결할 새로운 초고강도 철계 합금이 나왔다.


 POSTECH 친환경소재대학원·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기존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초고강도 철계 합금보다 강도와 연성의 조합이 뛰어난 철계 합금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제조·공정 분야 최상위 국제 학술지인 ‘International Journal of Extreme Manufacturing (Impact Factor: 25.1)’에 최근 게재됐다.


 초고강도 철계 합금은 항공우주, 자동차, 방위 산업 장비처럼 극한의 힘을 견뎌야 하는 구조 부품에 널리 사용된다. 그중에서도 ‘마레이징 강(Maraging steel)1)’은 열처리를 통해 높은 강도를 내는 대표적인 초고강도 합금이다. 최근에는 금속 3D 프린팅 기술과 결합하면서 복잡한 형상의 부품 제작도 가능해졌지만, 높은 강도에 비해 잘 늘어나지 못해 충격에 취약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3D 프린팅 공정이 자연스럽게 만들어 내는 아주 작은 내부 구조에서 찾았다. 금속 분말이 레이저에 의해 순식간에 녹고 다시 굳는 과정에서 수백 나노미터(nm) 크기 벌집 모양 ‘셀(cell) 구조2)’가 형성되는데, 연구팀은 이를 단순한 부산물이 아닌 소재 설계의 핵심 요소로 활용했다.



 연구팀은 철(Fe), 코발트(Co), 니켈(Ni), 몰리브덴(Mo)을 조합한 새로운 마레이징 중엔트로피3) 합금 분말을 만들고, 3D 프린팅으로 내부 기공이 거의 없는 합금을 제작했다. 이 과정에서 몰리브덴이 셀 경계에 집중된 구조가 형성됐고, 연구팀은 열처리를 통해 이 구조를 정교하게 제어했다.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열처리하면 강도는 높아졌지만(항복강도 1,840MPa), 셀 경계에 딱딱하고 취약한 막 형태의 조직이 생겨 잘 늘어나지 못했다. 반면, 더 높은 온도에서 열처리하자 이러한 취약한 조직은 크게 줄어들고, 대신 부드러운 성질을 가진 결정립이 최대 27.8%까지 소재 전체에 매우 고르게 분포했다.


 작고 고르게 분포한 연한 결정립은 단단한 기지 재료 속에 안정적으로 분산되어 높은 항복강도를 유지했다. 동시에 이 결정립들은 외부 힘을 받을 때 더 단단한 조직으로 바뀌며 변형을 흡수한다. 덕분에 소재는 높은 강도를 유지하면서도 쉽게 깨지지 않고 더 많이 늘어날 수 있다. 단단한 철골 구조물 사이에 충격을 흡수하는 완충 장치를 촘촘히 배치한 것과 같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제작한 합금은 항복강도 1,484 MPa, 인장강도 1,750 MPa, 균일 연신율 10%를 달성했다. 이는 지금까지 동일한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18Ni 마레이징 강, AerMet100 등 기존 초고강도 철계 합금과 비교해도 가장 뛰어난 수준의 강도와 연성 조합이다.


 POSTECH 김형섭 교수는 “3D프린팅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나노 크기 셀 구조를 적극 활용해 초고강도와 높은 연성을 모두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라며, “이번 연구는 고성능 금속 부품의 3D프린팅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 및 소재기술개발사업, 선도연구센터사업 지원을 받았으며, 일본 J-PARC 중성자 가속기 시설 빔라인(BL19 TAKUMI)을 활용한 실시간 인장 실험이 병행됐다.


▶️ DOI: https://doi.org/10.1088/2631-7990/ae6f56


1. 마레이징 강(Maraging steel): 탄소를 거의 넣지 않은 마르텐사이트 기지에 열처리로 금속간화합물을 미세하게 석출시켜 매우 높은 강도를 내는 합금이다.

2. 셀(cell) 구조: 금속 3D프린팅의 급격한 냉각 과정에서 형성되는 수백 나노미터 크기의 미세조직. 경계부에 특정 원소가 집중되는 특성이 있다.

3. 중엔트로피 합금(Medium-Entropy Alloy, MEA): 세 가지 이상의 원소를 고농도로 혼합한 다원계 합금으로, 단일 원소 합금보다 더 다양한 특성을 발현할 수 있다. 다섯 가지 이상의 원소를 고농도로 혼합한 고엔트로피 합금(High-Entropy Alloy, HEA) 보다는 혼합도가 덜한 합금이다.

참여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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