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이승재 교수팀, 인간의 수명연장 2배까지 가능해질까?
[Prefoldin-6이 생명체 수명연장의 연결고리]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수명은 남성 기준으로 80세다. 최근 UN의 인구통계에서 사람의 기대수명을 120세로 정의 내리기도 했다. 그런데 이보다 2배를 더 살 수 있는 길이 열린다면 어떨까? 국내 연구진이 수명을 늘릴 수 있는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 비밀을 밝혀내 인간 수명의 획기적인 연장이 가능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생명과학과 이승재 교수·박사 손희화, 서근희씨 팀은 인슐린 호르몬 신호가 저하된 상태에서 생명체의 장수를 유도한다고 알려진 HSF-1과 FOXO 전사인자 사이에 프레폴딘-6(Prefoldin-6, PFD-6)가 둘 사이 연결고리로 작용해 생명체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을 새롭게 밝혔다. 이 연구는 유전학과 발달 생물학 분야 국제 저널인 유전자와 발달(Genes and Development)에 게재되었다. 사람은 누구나 생로병사의 틀 안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병에 걸리거나 죽음을 맞는 시기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 때문에 노화를 막고 조금이라도 더 장수하는 비결을 찾기 위한 학계의 노력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속되고 있다. 이때 연구에 주로 사용되는 것이 예쁜꼬마선충인데 인간과 절반 이상의 유전자를 공유하고 있고 수명이 짧아서 장수연구에 특화된 선충이다. 예쁜꼬마선충은 수명이 보통은 30일 정도 되지만, 인슐린 신호를 돌연변이 형태로 저하하면 수명에 도움을 주는 HSF-1과 FOXO 전사인자가 활발하게 발현돼 수명이 무려 60일로 2배가 늘어난다. 이 전사인자의 비밀을 푼다면 인간의 수명도 획기적으로 늘 수 있는 만큼 이 부분에 연구는 꼭 필요했다. 하지만 이 둘이 어떤 연관 관계가 있고 어떻게 인슐린과 함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장(intestine)과 피하조직에 있는 프레폴딘-6(PFD-6)를 주목했다. 먼저 인슐린 신호가 저하된 상태에서 HSF-1 전사인자가 활성화 된다. 이때 프레폴딘-6가 단백질의 양을 증가 시키게 되는데 이것이 FOXO 전자 인자를 활성화해 결국 수명이 증가되는 메커니즘을 파악했다. 이 연구는 생명체의 수명연장에 가장 중요한 단백질로 알려진 HSF-1과 FOXO라는 전사인자가 서로 협력해 생명체의 건강한 노화를 유도하는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를 이끈 이승재 교수는 “프레폴딘-6와 HSF-1, FOXO는 예쁜꼬마선충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모두 잘 보존된 단백질이기 때문에 향후 인간의 수명 연장과 노화 질환 예방과 치료에 응용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화학 이인수 교수팀, 수질오염 해결할 ‘두 얼굴의’ 나노큐브, “더 쉽게” 만든다
[‘야누스’ 구조 가진 나노큐브 간단 합성법 개발] 태안 기름 유출 사고를 비롯해 호수와 하천, 바다의 수질오염은 아직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고 중 하나다. 수질오염은 생활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빠른 방제책이 필요하다. 이 때 활용되는 방법 중 하나가 나노물질을 이용한 오염물질의 흡착이나 분해다. 오염물질을 물질에 붙도록 해 제거하거나, 물질을 아주 작게 분해해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다. 여기에 활용되는 것이 다양한 나노물질로, 최대한 환경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분해효율을 높일 수 있는 물질 개발에 많은 초점이 맞춰져 있다. 화학과 이인수 교수팀은 아주 간단한 열처리 방법만으로 한 면에만 구멍이 생기도록 한 ‘야누스’형 산화철(Fe3O4) 나노큐브를 만들어, 이 입자를 물 속에서 염료를 효율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스위머(swimmer)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미국화학회지(JACS)를 통해 발표된 이 성과는 부분적으로 깎거나(에칭), 성장 방식을 통해 만들고자 했던 기존의 합성법과 다른 단순한 합성법으로 화제를 모았다. 오목한 나노입자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나노 결정을 합성한 뒤, 한 면만 깎아내기 위해 또 다른 물질을 부착하거나, 특정부분만 더 원자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복잡한 방법을 거쳐야 했다. 연구팀은 철(Fe2+) 이온이 고온에 반응해 이동하는 점에 착안해, 나노큐브를 일단 실리카로 둘러싸고, 이를 열처리해 철이온이 주변의 실리카 껍질로 이동하며 구멍이 생기도록 했다. 지금까지 합성이나 조립을 통해 오목한 입자를 만든 사례는 있지만, 구멍이 생기도록 하는 연구는 보고된 적이 없다. 특히 이 나노큐브의 구멍은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촉매 백금 결정이 생겨나 서로 다른 모양을 한 ‘야누스’형 입자로 합성할 수 있다. 이 입자는 물 속에서 O2 기포를 발생시키는데, 비대칭적인 구조 때문에 기포에 힘입어 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야누스 나노입자가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데 효율적인 촉매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 스마트콘택트 렌즈 개발 '렌즈로 혈당 측정 기대'
신소재 한세광 교수팀이 혈당 측정용 콘택트렌즈를 개발, 내년에 소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간다. 이 기술은 구글도 개발 도중 포기할 만큼 까다로운 기술로 한 교수의 임상 결과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조선일보 관련 기사 보기 (11월 29일자)
기계 김동성 교수팀, 사람과 유사한 체외 세포군집체 만들어 동물실험 단점 보완한다
[3차원 나노섬유 마이크로웰 플랫폼 개발] 약물이나 화장품을 개발할 때, 연구자는 처음부터 사람을 대상으로 독성 반응이나 효능 시험을 할 수 없다. 가장 먼저 실험실에서 세포 단위 실험을 하고 그 다음 동물 실험을 통해 실제 효능이 있는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한 이후에나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동물은 사람과 생리학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약물의 독성 및 반응 실험의 결과가 사람과 다른 경우가 많아 효율성의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 문제 또한 재기되고 있어 동물 실험의 존립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다. 만약 사람의 인체와 유사한 인공 장기나 세포군집체를 체외에서 만들 수 있다면 동물실험을 보완하거나 대체할 수 있고, 재생의료, 신약 스크리닝*1 등에 널리 활용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인공장기나 세포군집체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과 의료계의 연구가 계속돼 왔다. 기계공학과 김동성 교수·박상민 박사 팀은 물방울을 접지전극으로 활용하는 전기방사법을 적용해 인체 내 세포 미세환경을 모사한 3차원 나노섬유 마이크로웰(Microwell)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 플랫폼을 활용해 인간과 유사한 3차원의 세포군집체를 만들었으며 기존보다 1.5배 향상된 신진대사 기능을 갖춘 간 세포군집체를 구현하기도 했다. 이 세포군집체를 활용하면 동물실험을 보완하여 신약의 효능과 부작용을 검증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우리 몸은 단일 세포와 그 세포들이 모여 있는 세포군집체로 이뤄져 있다. 몸 밖에서 단일 세포들을 키울 수 있어도 몸속에서처럼 세포가 모여 있는 세포군집체를 만드는 일은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런 세포군집체를 체외에서 구현하기 위해 표면장력으로 동그랗게 맺힌 물방울의 모양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표면장력에 의해 볼록하게 형성된 물방울을 접지전극으로 활용한 전기방사법을 적용해 물방울의 반대형상인 오목한 나노섬유 마이크로웰 제작에 성공했다. 이 마이크로웰은 쉽게 말하면 바닥이 오목한 그릇 모양인데 여기에 단일 세포들을 넣으면 오목한 구조 덕분에 바닥의 중심 쪽으로 세포들이 자연스럽게 동그란 모양으로 뭉쳐 세포군집체가 형성된다. 또한, 연구팀은 세포 미세환경과 유사한 나노섬유로 마이크로웰을 구성해 기존보다 1.5배 성능이 향상된 간 세포군집체를 구현하는데에도 성공했다. 또 물방울을 활용했기 때문에 크기와 모양에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서 곡선으로 이뤄진 인체 내 다양한 구조적 특징을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이 마이크로웰 플랫폼을 활용하면 줄기세포를 키우는 데도 사용할 수 있는데 평평한 바닥에서 세포들을 키운 것 보다 기능성이 더 뛰어날 것으로 예상되어 약물 스크리닝, 재생의료, 인공장기, 생체유용물질 생산 등의 산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다. 연구를 이끈 김동성 교수는 “기존의 마이크로웰에 고기능성 세포군집체 구현을 위한 나노섬유 등 생체 내의 구조를 반영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연구성과의 의의를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국화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미국화학회 응용물질 및 인터페이스’(ACS Applide Materials and Interfaces)에 11월 7일 게재됐으며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과 생체모사형 메카트로닉스 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1. 스크리닝(screening) 약물의 작용점을 제어할 수 있는 물질을 찾는 작업
창의IT 김철홍 교수팀, 광음향 영상, 나노판 조영제로 깊숙이 본다
[Bi2SE3 나노판으로 영상 촬영 가능] 질병을 찾고 치료하기 위해 사람의 몸속을 좀 더 깊숙하고 정밀하게 관찰하기 위한 과학계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최근엔 레이저 빛을 쪼였을 때 몸이 내는 소리로 몸속 촬영이 가능한 광음향 영상 기술이 주목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광음향 영상은 짧은 파장은 빛을 너무 잘 흡수해, 보고자 하는 장기만 살펴보기 어렵고 얕은 부위만 관찰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긴 파장을 사용하면 몸속 깊은 곳까지 빛이 도달하지만, 빛이 조직에 흡수되지 않아 역시 타깃 장기만 선별해 관찰하기가 힘들었다. 깊숙한 몸속 관찰을 위해 긴 파장에서 높은 흡수율을 갖는 광음향 조영제 개발이 필요했다.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박사과정 박사라 씨 팀은 신소재 공학과 정운룡 교수·통합과정 박경배 씨 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1064나노미터(nm) 파장에서 광음향 조영제 역할을 하는 Bi2SE3 나노판을 개발했다. 이 나노판을 활용하면 광음향 영상으로 그동안 보기 힘들었던 몸속 깊은 곳을 관찰할 수 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나노스케일(Nanoscale)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몸에 나노미터 레이저를 쏘면 단파장의 경우 신체 내에서 잘 흡수되기 때문에 피부에 가까운 혈관에 흡수되는 등 몸에 많은 요소가 빛을 먼저 흡수한다. 단파장의 경우 깊은 곳까지 빛을 보내지 못하기 때문에 얕은 깊이의 조직이나 혈관 등을 관찰하기에 좋다. 좀 더 깊은 곳을 보기 위해선 장파장을 활용해야 한다. 장파장은 신체 내에서 거의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좀 더 깊은 곳까지 빛을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엔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빛을 받아 몸이 내는 소리로 조직을 보는 광음향 영상에선 관찰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1064nm의 빛에 반응하는 나노판 조영제 Bi2SE3를 개발했다. 이 나노판을 관찰하고자 하는 조직 사이에 설치해두면 엑스레이나 시티의 조영제 역할처럼 이미지를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특히 인체 조직과 비슷한 닭가슴살 실험을 통해 4.6cm 깊이에서 영상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몸속 깊은 곳에 있는 질병에 대한 정보를 더욱 쉽고 정확하게 얻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특히 나노판 조영제의 경우 독성이 낮고 생체에 적합한 성질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영제 부작용 없이 정밀 진단을 받을 수 있다. 김철홍 교수는 “1064nm의 파장에서 높은 흡광도를 갖는 Bi2SE3 나노판을 개발해 광음향 영상에 적용했다”라며 “이 나노판을 이용해 몸속 깊이 위치한 다양한 조직의 구조적 정보와 영상을 비침습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밝혔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IT명품인재양성사업, 한국연구재단의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공학분야, 한국연구재단 미래유망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창의IT 김철홍 교수팀, 암 치료 과정 ‘광음향 현미경’으로 실시간 관찰
[광음향 현미경으로 병리학적 분석 가능성 열어] 암은 영양분을 공급받고 다른 장기로 이동하기 위해 자기 주변에 새로운 혈관을 만든다. 이 혈관은 정상 혈관과 모양이 다르고 산소 농도가 낮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것을 관찰할 수 있다면 암의 조기발견과 함께 암 치료 약물이 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할 수 있어서 암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아있는 조직에서 작은 모세혈관을 관찰하기란 어려운 일이었다.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팀은 살아있는 조직의 아주 작은 혈관이나 세포들을 실시간 관찰할 수 있는 광음향 현미경(Photoacoustic Microscopy; PAM)을 개발했다. 이 광음향 현미경을 이용하면 암이나 뇌종양과 같은 다양한 질병의 보다 상세한 병리학적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암 치료는 외과적 수술이나 방사선, 1세대 항암제 투여 등의 방법이 많이 사용돼 왔지만 최근엔 암만 공격하는 표적치료제나 암이 만든 신생 혈관을 파괴하거나 혈관 형성을 막는 등 약물을 통해 보다 안전하게 암을 치료하는 방법들이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다. 암이 만든 혈관은 정상 혈관에 비해 형태가 비정상적인 모양을 가지고, 혈관 내 혈액도 암세포의 비정상적인 대사기능으로 인해 산소농도가 매우 낮다는 특징을 가졌다. 암세포 때문에 만들어진 혈관을 찾는다면 이를 차단하는 약물의 효과도 즉시 알 수 있고 약물이 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도 관찰 할 수 있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몸에서 미세한 혈관을 관찰하기 위해 광음향 현미경에 주목했다. 수 나노초(ns) 길이의 짧은 빛을 관찰하고자 하는 부위에 조사 시키면, 그 빛을 흡수한 물질이 미세한 초음파를 발생시키는데 이것을 광음향 효과라고 한다. PAM은 이런 초음파를 영상화 할 수 있는 현미경으로 특히 혈관은 빛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PAM은 작은 모세혈관까지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김철홍 교수 연구팀은 싱가포르 과학기술청(A*STAR)와 협력하여 뇌종양에 걸린 쥐에 종양과 연결된 신생 혈관을 억제하는 약물을 투여한 뒤 광음향 영상 기술을 통해 관찰한 결과 약물에 의해 혈관이 억제되고 회복되는 모습을 정밀하게 관찰할 수 있었다. 김철홍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신뢰성 높은 약물의 효과를 검증 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했으며, 이 기술이 암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광학분야 국제 학술지 저널 오프 바이오포토닉스 (Journal of biophotonics)에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의 ICT명품인재양성사업,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융합 융합기술 파이오니어사업,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건의료기술연구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생명 황철상 교수팀, 생물은 춥고 굶주리면 ‘착한 베끼기’로 살아남는다?
[POSTECH-KIST, 공진화(共進化) 잔해물 이용한 단백질 분해신호 발견 5년간 연구 끝 새로운 생명의 비밀 밝혀내… Science 8일자 게재]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 속에서도 생명체는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탄생, 죽음과 함께, 극한 상황에서의 생존이란 현상의 신비는 여전히 해답이 풀리지 않은 상태다. 국내 연구진이 5년간의 연구 끝에 그 신비를 풀 중요한 실마리를 발견했다. 박테리아와 같은 원핵생물의 단백질 합성 과정을 그대로 흉내 내어 단백질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생명과학과 황철상 교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철주 책임연구원 팀은 단백질 합성에 관여할 수 있는 효소,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제가 극한 환경에서 진핵생물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또, 이 효소가 단백질의 수명을 결정짓는 분해에도 관여한다는 새로운 사실도 발견, 이 성과를 과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사이언스(Science) 11월 8일자(현지 시간)를 통해 발표했다. 박테리아와 같은 원핵생물과 사람이나 효모와 같은 진핵생물의 생명현상은 비슷해 보이지만, 세포 속 일꾼인 단백질의 합성 방식에서부터 차이가 난다. 진핵생물은 아미노산 ‘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만드는 반면, 원핵생물은 메티오닌의 변형체인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만들어나간다. 그러나, 진핵생물의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미토콘드리아’의 경우에는 원핵생물처럼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 합성을 시작하기 때문에 생물학자들은 세포 속 에너지 공장인 ‘미토콘드리아’의 기원을 원핵생물이 공진화(共進化)해 진핵생물로 편입되었다고 보고 있다. 공진화란, 한 생물집단이 진화하면 이 집단과 관련된 집단이 같이 진화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숙주와 기생생물의 관계가 바로 이러한 공진화의 사례 중 하나다. 진핵생물은 주로 세포질에서 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합성하지만, 미토콘드리아에서는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합성한다. 흥미롭게도, 포밀메티오닌을 만드는 효소,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제는 세포질에서 합성된 직후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해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만들도록 하는데, 황 교수팀은 이 과정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밝히기 위해 다양한 생화학적, 분자생물학적 실험기법을 동원해 검증에 들어갔다. 유전자 조작이 가장 쉬운 진핵생물인 효모를 이용해 시작된 연구는 5년간의 끈질긴 연구 끝에, 장기적인 저온 상태나 영양분 고갈 상태에서 포밀메티오닐-트랜스퍼라제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지 않고, 세포질에 남아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기존의 학설과 다르게 진핵생물 세포질에서 포밀메티오닌부터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과정은, 원핵생물의 단백질 합성법을 그대로 흉내내고 있는 것으로, 이는 추위와 굶주린 극한 상황에서 생물체가 스트레스 환경에 적응하고 저항성을 높이는데 아주 중요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더 나아가 연구팀은 진핵생물의 세포질에서 생성된 포밀메티오닌을 가진 단백질들을 직접 인식해서 제거하는 새로운 단백질 분해경로도 발견했다. 이 연구에서는 수많은 단백질 중에서 아주 짧은 순간 미량으로 밖에 존재하지 않는 포밀메티오닌을 가진 단백질을 찾는 것이 중요했는데, KIST 연구팀의 질량분석 기반의 단백체 연구방법이 큰 힘이 되었다. 연구를 주도한 황철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미스터리로 남아있던 포밀메티오닌의 숨겨진 생명현상을 최초로 밝혀낸 것으로 새로운 연구분야를 개척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 결과를 밝히는 데에만 5년이나 걸렸을 정도로 도전과 실패를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도전적인 연구에는 꾸준한 지원과 각자 다른 전문 분야의 연구자들의 공동연구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이처럼 모험적인 가설에도 전폭적으로 지원해 준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정밀한 분석방식으로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해주신 KIST의 이철주 박사님께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과 한국연구재단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신소재 김종규 교수팀, 99.8% 정확하게 섬유 촉감 구별하는 인공지문 센서 개발
[인간처럼 민감하게 촉감을 구별하는 인듐 주석 산화물(ITO) 나노스프링 기반 센서 개발] 우리는 손가락으로 물체를 문지르거나 접촉할 때 돌기 모양의 지문에 가해지는 압력과 진동을 통해 촉감을 느낀다. 인간처럼 촉감을 구별할 수 있는 로봇이나 인공 피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압력과 진동 모두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공 지문 센서를 개발하는 것이 중요했다. 신소재공학과 김종규 교수·통합과정 최일용 씨 연구팀은 한양대 전자컴퓨터통신공학과 박완준 교수·박사과정 천성우씨 연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인듐 주석 산화물(Indium Tin Oxide) 나노스프링을 이용해 인간처럼 민감하고 정확하게 촉각 감응을 구현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이 연구는 신소재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뒷면 속표지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인간이 지문 또는 피부를 통해 촉감을 느끼는 방식에 착안하여 미세한 압력과 진동을 동시에 감지 할 수 있는 압력 소자를 만들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지금까지 압력을 감지하는 소재로 주로 사용되었던 고분자 물질은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못해 물체의 미세한 질감 정보를 전달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전도성 무기물질인 인듐 주석 산화물을 나노스프링의 형태로 제작해 기존 고분자 센싱 물질의 한계를 극복하고 압력과 진동을 민감하게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했다. 또한, 경사각증착법으로 손쉽게 제작된 나노스프링 집합체는 탄성이 우수해 지속적인 압력에도 잘 견디고 유연한 기판위에 형성시킬 수 있어서 유연성과 신뢰성이 동시에 확보된 센서를 구현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들어진 인듐 주석 산화물 나노스프링 기반의 압력 센서 밑에 인공 지문 패턴을 결합시킴으로, 접촉하는 물체의 질감 정보를 효율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인공 지문을 구현했다. 이 인공 지문 센서에 복잡한 패턴의 섬유를 문지른 후 머신러닝 기법으로 데이터를 분석 한 결과 8개의 서로 다른 섬유를 99.8%의 정확도로 구분해 내는데 성공했다. 연구를 주도한 김종규 교수는 “인간의 촉감에 비견할만한 센서를 소재와 나노구조의 조합을 통해 구현했고, 머신러닝 기법을 이용해 다양한 물체의 촉감을 더 정확하게 구분해 낼 수 있게 됐다”라며 “스마트 센서 및 보안과 같은 시스템 분야는 물론이고 의족과 의수, 인공 피부, 로봇 분야 등에 적용이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BK21플러스 창의산업형소재인력양성사업단, 나노소재기술 프로그램, 글로벌박사양성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POSTECH 김철홍‧김형섭‧염한웅‧용기중‧황인환 교수, 국가연구개발 우수연구성과 100선 선정
POSTECH 연구팀들이 우수연구성과에 대거 선정됐다. 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팀·생명과 황인환 교수팀·화학공학과 용기중 교수팀·창의IT공학과 김철홍 교수팀·물리학과 염한웅 교수(기초과학연구원)팀의 연구가 최근 ‘국가연구개발 우수연구성과 100선’에 뽑혔다. 국가연구개발 우수연구성과 100선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과학기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확산하고자 2006년부터 매년 100명의 연구자의 연구성과를 뽑아 발표하고 있다. 올해 POSTECH은 기계·소재 분야, 생명·해양 분야, 에너지·환경 분야, 정보·전자 분야, 순수·기초 인프라 분야에서 각 1명씩 이름을 올렸다. 정보·전자 분야에 선정된 창의IT융합공학과 김철홍 교수는 나노미터 크기로 관찰하는 초고해상도 광학 현미경을 개발했으며 학술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임상학에 응용한 공로를 인정받아 우수성과에 선정됐다. 경북대와 워싱턴대학을 거쳐 2013년에 부임한 김 교수는 미국 IEEE EMBC 젊은 과학자상 한국인 최초 수상에 이어 대한의용생체공학회가 선정, 수여하는 ‘루트로닉 젊은의공학자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신소재공학과 김형섭 교수는 극한 환경에서도 초고강도 성질을 유지하는 최첨단 고엔트로피 합금을 개발한 공로로 기계·소재 분야 우수성과에 선정됐다. 구조용 나노금속 공정과 미세역학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김 교수는 2008년 POSTECH에 부임했으며 한국분말야금학회 부회장, 세계적 학술권위지인 저널오브머터리얼스사이언스(Journal of Materials Science)의 편집위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순수·기초 인프라 분야에서는 물리학과 염한웅(기초과학연구원) 교수가 선정됐다. 염 교수는 전자를 하나씩 흘려보내는 1차원 ‘원자전선’으로 다진법 기반 전자소자 가능성을 입증해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염 교수는 미국 물리학회가 선정한 2010년 ‘최우수 논문심사위원(Outstanding Referee)’으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2010년 POSTECH에 부임한 후 POSTECH 물리학과 교수이자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의 단장으로서 연구를 이끌고 있다. 에너지·환경분야에는 화학공학과 용기중 교수가 선정됐다. 사막에서도 광합성 할 수 있는 ‘인공 잎’을 개발했는데 이 기술이 발전하게 되면 물과 빛 만으로도 자동차를 움직일 수 있다. 연잎을 모방 기술처럼 식물을 모방한 기술을 이용해 다양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는 용 교수는 카네기멜런대를 거쳐 POSTECH에 부임했으며 2006, 2007년에도 우수연구성과에 선정된 바 있다. 생명과학과 황인환 교수는 생명·해양 분야에 선정됐는데, 발아 시 단백질 분배과정과 세포질 에너지대사 과정의 네트워킹을 통해 발아 효율 조절 기작을 규명했다. 세포 내 단백질의 이동기작과 식물발달에서의 역할, 식물 내 전사 효율, 단백질 생성 기작 및 분배 기작 연구에서 탁월한 연구성과를 내온 황 교수는 지난 99년 POSTECH에 부임했으며 식물 분야 세계 최고 권위지인 플랜트 셀(PLANT CELL)지의 한국인 최초 편집위원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한편 이 우수성과는 사례집으로 발간하는 것은 물론 국가과학기술지식서비스(NTIS, www.ntis.go.kr)을 통해서 일반인에게도 공개되고 있다.
화학 박문정 교수팀, 황을 잡아두는 연결고리로 6분 만에 완전 충전 가능한 배터리 구현
[리튬-황전지 양극재 활용가능한 가황고분자 합성] 전기자동차, 무인항공기를 오랜 시간 동안 움직이게 하고, 태양과 풍력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를 저장해 상용화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 있다. 바로 뛰어난 효율을 가진 대용량 2차 전지 개발이다. 전 세계 많은 과학자가 2차 전지의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 오늘도 연구 중이다. 화학과 박문정 교수·통합과정 강한얼 씨는 가황고분자를 양극재로 활용해 리튬-황 이차전지에서 황의 용출을 막고, 효율은 높이면서 단 6분 만에 완전 충전이 가능한 전지를 구현해내 과학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에 뒷면 표지로 소개됐다. 전지를 만들 때 ‘황’을 이용하면 같은 부피나 무게의 리튬 이온 전지에 비해 훨씬 더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가질 수 있어서 용량이 크게 높아진다. 하지만 황의 낮은 전기전도도에 의해 고속 충전이 불가능하고, 황이 전해액에 용출되어 반복된 충전·방전 하에서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는 고질적인 문제로 인해 상용화는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원자를 포함한 링커 분자를 도입해 크게 향상된 전기적·전기화학적 특성을 보이는 가황고분자를 개발했다. 가황고분자는 황화합물(polysulfide)과의 강한 화학적 상호작용을 통해 황이 전해액에 용출되는 것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또 가황고분자를 양극 물질로 활용했을 때 기존 황 전극과 비교해 450배나 향상된 전기전도 특성을 보였고, 그 결과 10C(6분 만에 충전 혹은 방전시킬 수 있는 전류)에서 833mAh/g라는 높은 용량을 보였다. 이 수치는 기존에 개발된 어떤 리튬-황 전지에서도 보고된 바 없는 획기적인 결과다. 연구를 주도한 박문정 교수는 “개발된 가황고분자를 이용하면 기존 황전극의 단점인 낮은 전기전도도와 용출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다”라며 “실험실 내 효율이 그대로 구현된다면 6분 만에 전기자동차나 핸드폰을 충전할 수 있는 데다 합성하는 비용도 저렴하다”며 상용화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특허 출원 됐으며, 중견연구,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